[중견IT기업 지배구조 분석]솔브레인, 견고한 정지완 체제…2세도 전면 등장아들 정석호 이사 등기이사로 경영참여…머티리얼즈파크, 승계 지렛대
김슬기 기자공개 2019-08-12 07:25:00
[편집자주]
일본의 수출 규제로 양질의 기술력을 가진 중견·중소 정보기술(IT) 기업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하지만 중견 IT기업에 대해선 알려진 내용이 많지 않다. 매출액이 수천억원이 돼도 지배구조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더벨이 탄탄한 사업구조를 지닌 중견기업을 꼽아 그들의 지배구조를 들여다봤다. 창업자를 비롯해 그들의 후계구도 등을 분석해 계속 기업 가치에 대해 조망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8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반도체와 전자 관련 화학재료 제조사인 솔브레인은 일본 정부의 한국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우대제도)' 제외로 주목을 받고 있는 회사다. 1986년 테크노무역상사로 출발한 솔브레인은 반도체 전공정에 활용되는 소재를 일본에서 들여오는 일을 하며 반도체 화학소재 업체로 탈바꿈했다. 솔브레인은 식각공정용 불화수소를 생산하고 있다.솔브레인은 2018년말 연결기준 매출액 9634억원을 기록, 매출 1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0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솔브레인은 시가총액 1조2000억원 규모로 성장했고 이익잉여금만해도 6000억원이 넘는 회사로 컸다. 올해 3월 기준으로 솔브레인의 종속회사는 총 9개이며 관계회사는 총 10개이다.
회사의 최정점에는 정지완 솔브레인 회장이 있다. 그는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과 출신이었지만 사회 첫발을 성원교역에서 내딛었다. 그 때의 경험을 살려 정 회장은 1986년 31살의 나이에 무역회사를 설립했다. 제조업으로 눈을 돌린 것은 1992년이었다. 자수성가한 사업가로 불리는 그는 코스닥협회 부회장 및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코스닥협회 명예회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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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현재 솔브레인의 지분을 29.64% 보유하고 있다. 배우자인 임혜옥씨와 아들인 정석호 이사 등 특수관계인의 주식까지 포함하면 43.48%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솔브레인은 상장사임에도 불구하고 최대주주의 지분이 높은 편에 속한다. 정 회장은 솔브레인을 통해 나머지 계열회사들을 지배하고 있다.
솔브레인은 1999년 10월 테크노세미켐으로 이름을 바꿨고 반도체 소재 외 패널, 2차 전지 등에 쓰이는 화학 소재로 범위를 넒히면서 회사를 키웠다. 2000년 LG산전(현 LS산전)의 신소재사업부문 일부를 인수했고, 2009년 당시 파이컴, 2010년 엘티케이 등을 인수했다. 합작과 인수합병(M&A)를 통해 회사가 확대됐고 2011년 솔브레인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솔브레인의 사업은 크게 반도체 소재, 디스플레이 소재, 2차전지 소재 등으로 나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매출 중 반도체 소재 매출이 60%(5745억원)이며 디스플레이 매출은 30%(2904억원), 기타매출은 10%(985억원)으로 집계됐다. 솔브레인의 경우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사에 공정용 화학재료를 공급하고 있다. 2차 전지 소재의 경우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에 납품하고 있다.
솔브레인의 종속기업으로 분류되는 곳은 9개이다. 솔브레인MI(2차전지 전해액 제조 및 판매)와 솔브레인에스엘디(OLED 유리 절단공정(Glass Scribing) 및 셀 제조), 솔브레인멤시스(반도체 검사장치 제조), 솔브레인(중경)전자재료유한공사(디스플레이 재료 생산), 솔브레인(시안)전자재료유한공사(반도체 공정재료 생산), Soulbrain E&I Malaysia SDN BHD(이차전지 재료 생산) 등 6개 기업의 지분은 솔브레인이 100% 가지고 있다. 또 디스플레이용 광학 필름을 제조하는 솔브레인옵토스의 지분은 99.99%가지고 있다.
국내 유수의 업체들과 협력관계를 맺을 수 있었던 데에는 활발한 합작법인의 설립을 꼽을 수 있다. 정 회장은 제조업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일본 화학업체와 활발하게 합작법인을 만들었다. 그 시작은 훽트였다. 반도체 제조용 고순도 불화수소를 제조하는 훽트는 1994년에 설립됐다. 솔브레인이 49%의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일본의 스텔라케미파(Stella Chemifa)가 39%, 마루젠케미칼이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지완 회장도 2%를 가지고 있다. 자본금 총액은 32억원이다.
2007년에 만들어진 디스플레이용 유기재료를 만드는 엠씨솔루션 역시 솔브레인과 미쓰비시화학이 50%씩 지분을 가지고 있다. 자본금은 87억원이다. 2016년에 설립된 솔브레인라사(반도체 제조용 고순도 인산)의 경우 솔브레인이 지분 51%를 가지고 있고 일본의 라사인더스트리(39%), 마루젠케미칼(10%)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자본금은 60억원이다.
정 회장의 지배력이 공고한 가운데 아들인 정석호씨가 지난해 솔브레인 등기이사로 선임되는 등 경영전면에 나서고 있다. 1986년생인 그는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뒤 솔브레인에 입사했다. 현재 훽트, 엠씨솔루션, 솔브레인에스엘디, 솔브레인라사 등 등기이사로 있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의 나이가 젊기 때문에 승계 발판 마련에 속도를 내기 보다는 천천히 공을 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로펌 관계자는 "솔브레인의 경우 정 회장의 나이가 60대로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한다"며 "경영에 대한 욕심이 있기 때문에 빠르게 승계작업을 진행하기보다는 천천히 경영능력을 보면서 승계방식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승계에 활용할 수 있는 회사로는 관계회사인 머티리얼즈파크를 꼽을 수 있다. 솔브레인의 지분 2.05%를 가지고 있는 머티리얼즈파크는 2001년에 설립된 곳으로 화학재료 제조와 판매를 주로 했다. 감사보고서가 처음으로 공개된 2011년 자료를 보면 당시 회사명은 라호야케미칼로 정 회장의 아들인 정석호 이사와 딸인 정문주씨가 각각 50%씩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자본금은 16억원이었다. 당시 종속회사로는 골프장을 운영하는 킹스데일이 있었다. 2010년 설립 당시 지분은 57.5%였으나 2013년말 51.1%로 감소했다. 2018년에는 해당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라호야케미칼은 2015년 유아용품 도소매업을 하는 베이비파크를 완전합병하면서 사명을 베이비파크로 변경했다. 그 해에는 아들인 정석호씨의 개인회사인 랜드리스아시아를 흡수합병하면서 자본금이 19억7000만원으로 확대됐고 지분도 정석호씨가 59.39%, 딸인 정문주씨가 40.61%로 조정됐다. 해당 지분구조는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이후 사명변경을 통해 현재의 머티리얼즈파크로 거듭났다. 회사는 킹스데일의 지분매각 이후 미국의 제조업체인 ARK Diagnostics, Inc를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솔브레인 역시 해당기업의 지분 40%를 가지고 있다.
또 솔브레인의 관계사로 분류되는 프로웰 역시 머티리얼즈파크가 10% 지분을 가지고 있다. 그 외에는 솔브레인(30%), 정경헌씨(30%), 기타(30%) 등이 주주로 있다. 2005년에 설립됐고 포고핀(Pogo-Pin) 등을 제조한다. 자본금은 3억5000만원이지만 그간 솔브레인의 공격적인 행보를 감안하면 향후 M&A 등을 통해 몸집을 키운 후 지배구조를 변경할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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