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8월 14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국계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CVC캐피탈이 모처럼 M&A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숙박 플랫폼 위드이노베이션(브랜드명 여기어때)경영권 인수 협상을 진행중이라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M&A 시장의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는 분위기다. 아직 협상이 다 끝나지는 않았지만 그간 잠룡처럼 웅크려 있었던 CVC캐피탈이 기지개를 켜면서 앞으로 본격적인 투자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CVC캐피탈의 한국 자산 투자는 과거에도 그리 활발한 편은 아니었다. 다른 글로벌 펀드들과 마찬가지로 비교적 큰 딜이 출현했을 때 종종 모습을 드러내곤 했지만 한국 기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갖춘 하우스라고 보기에는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김치 냉장고 '딤채'로 유명한 위나아만도를 2014년 대유그룹에 팔고, 2017년에는 패스트푸드 프렌차이즈 KFC를 KG그룹에 각각 매각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유독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담는 작업은 순탄치 않았다.
이는 여러차례 수장이 바뀌었던 것과 무관치 않다. CVC캐피탈은 2013년 이승희 대표(현 뉴레이크얼라이언스매니지먼트 공동대표)의 사임 이후 전 SC PE 대표였던 허석준씨를 영입했으나 2년만에 해임시켰다. 곧바로 국내 최장수 외국계 증권사 CEO를 지낸 임석정(현 SJL파트너스 회장)씨를 대표에 앉혔지만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2017년 11월 임 회장이 본인의 회사를 차려 독립하면서 CVC캐피탈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이 기간 물류업체 로젠택배 투자 등의 성과도 있었지만 매도자였던 베어링PEA와 송사에 휘말려 무위에 그치기도 했다. 이후 한화S&C 프리IPO, CJ헬스케어 인수, ADT캡스 인수 등에 잇따라 출사표를 던진 CVC캐피탈은 관련 딜들이 모두 무산되면서 별다른 투자 성과를 나타내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여기어때' 투자는 CVC캐피탈에 남다른 의미가 있다. 4000억원에 달하는 거래 규모도 상당하지만 그 동안 한국 자산 인수에 번번히 고배를 마셨던 CVC캐피탈로서는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시그널과도 같다. 특히 2016년 5월 CVC캐피탈에 합류한 정명훈 대표가 3년만에 일궈낸 첫 딜이라는 점에서 향후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통 제조업과 요식업 프랜차이즈에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 O2O 비즈니스를 선택한 CVC캐피탈이 어떤 투자 성과를 보여줄 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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