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라이프 '영업권' 손상 없는데 감소 왜? [신한금융 영업권 이슈] ①취득후 1년까지 조정가능…순자산가치 상승 덕
원충희 기자공개 2019-08-26 09:15:45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2일 0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지주가 지난 2월 오렌지라이프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인식한 영업권 6000억원이 2분기 들어 대폭 감소했다. 영업권을 상각한 게 아니라 오렌지라이프 순자산가치가 증가한 덕분이다. 시장에선 염가매수차익 반영을 기대했으나 정작 신한금융은 향후 도입될 새 보험회계기준(IFRS17)을 감안, 부채가치를 과대평가해 영업권을 발생시켰다. 공정가치 측정이 연말까지 진행되는 만큼 영업권은 계속 변동될 예정이다.신한금융의 2019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오렌지라이프 사업결합(M&A) 결과로 인식한 영업권은 4787억원으로 전분기(6026억원) 대비 20.6% 감소했다. 지난 1분기 중 2조2989억원을 주고 인수한 오렌지라이프 지분(59.15%)의 순자산가치가 1조6963억원에서 1조8201억원으로 늘어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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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권은 기업 M&A로 지급한 대가가 피인수사의 순자산가치보다 많을 때 발생한다. 반대로 적으면 염가매수차익(부의 영업권)으로 회계 처리된다. 염가매수차익은 일회성이익이 되지만 영업권의 경우 매년 손상테스트를 통해 현금창출단위(CGU)의 회수가능액이 장부가액보다 낮을 시 손상차손이 발생했다고 보고 상각한다.
다만 신한금융의 영업권 감소는 손상과는 결이 다르다. 올 2월 인수한 오렌지라이프의 공정가치 측정이 완료되지 않은 탓에 잠정금액만 재무제표에 기입된 상태다. 측정기간 동안에는 식별 가능한 순자산의 변동에 따라 영업권 금액을 조정할 수 있다. 국제회계기준상 취득 후 1년까지 측정기간을 둘 수 있어 오렌지라이프 영업권은 연말까지는 가변적이다.
금융권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조 단위 염가매수차익이 발생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오히려 영업권이 인식됐다는 점이다. 영업권이 생겼다는 것은 통상적으로는 '비싸게 샀다(오버페이)'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신한금융의 경우 향후 도입될 IFRS17을 고려, 부채가치를 의도적으로 높게 평가해 순자산가치(자산가치-부채가치)를 줄인 탓이다.
자산은 시가, 부채는 원가로 평가하는 현 보험회계기준과 달리 IFRS17는 자산·부채 모두 시가로 평가토록 하고 있다. 과거 고금리 저축성보험을 많이 팔았던 생명보험사는 보험계약부채를 시가 평가할 경우 부채가치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비해 신한금융은 지금부터 오렌지라이프 부채가치를 높게 잡아 회계변동성을 최대한 줄이려는 방침이다. 그렇다보니 염가매수차익은 커녕 영업권이 생겨버린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현 회계기준을 적용해 염가매수차익을 반영할 경우 올해 이익은 급증하겠지만 내년에는 기저효과가 생기고 향후 IFRS17으로 부채가치가 팽창하는 등 회계안정성이 훼손된다"며 "외국인 주주들은 이익의 지속가능성을 주목해서 보는데 이런 식으로 들쑥날쑥하면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라고 설명했다.
오렌지라이프 영업권이 처음으로 인식된 1분기보고서를 보면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의 식별 가능한 순자산 공정가치(지분 100% 기준)를 2조8679억원으로 평가했다. 오렌지라이프 장부가(3조398억원)와 상당히 괴리가 있다. 하지만 2분기에는 순자산가치가 3조773억원으로 평가돼 오렌지라이프 장부가(3조2335억원)와의 격차가 줄었다.
또 다른 신한금융 관계자는 "보유채권 평가익, 부채가치 감소 등 복합적 요인으로 오렌지라이프의 순자산가액이 증가했는데 부채가치 감소가 좀 더 영향이 크다"며 "영업권이 변동되는 이유는 공정가치 측정이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으로, 연내 가치측정이 완료되면 영업권도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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