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대한민국 사외이사 인식 조사]사외이사 주 연령은 50~60대, 남성이 76% 이상①무게감 있는 중진인사 선호…외국인 2%, 국적·연령 '다양성' 아직
원충희 기자공개 2025-04-07 08:01:52
[편집자주]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국내 도입된 사외이사 제도는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한 핵심 요소다. 도입 28년차를 맞은 현재, 사외이사들은 어떤 이들로 구성됐으며 본인이 몸담은 이사회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더벨이 만든 기업 지배구조 및 이사회 평가 서비스 theBoard는 4월 1일 그랜드 오픈을 맞아 50여명의 사외이사들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기업 이사회를 조명해 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1일 07시00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해당 기사는 theBoard 등록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2025년 3월 이뤄진 설문에 바탕해 작성했으며 아래와 같은 질문이 활용됐습니다.Q. 귀하의 연령대를 선택해 주십시오.
Q. 귀하의 성별을 선택해 주십시오.
Q. 귀하의 국적은 어디인지 선택해 주십시오.
Q. 귀하가 현재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기업의 자산 규모를 선택해 주십시오.(개별/별도재무제표 기준)
Q. 귀하가 현재 사외이사로 재직중인 회사의 업종을 선택해 주십시오.(주업종 기준)
국내 기업들의 사외이사 주 연령은 50~60대에 치중돼 있다. 경영진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중량감 있는 고위인사들이 아무래도 걸맞기 때문이다. 국내 사외이사들은 퇴직 공직자나 기업인 출신, 또는 중진 교수들이 많다 보니 연령대가 쏠려 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76%를 넘는다. 국적 역시 한국이 98%에 이른다. 최근 이사회 트렌드가 다양성을 추구하는 방향을 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재계에선 아직 다양성과 개방성이 안착된 모습은 아니다.
◇50~60대가 72.6%, 중량감 있는 고위인사 선호
theBoard가 국내 주요 기업 51명의 사외이사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의 연령대는 60대가 45.1%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50대가 27.5%다. 40대는 19.6%, 70대는 5.9%, 30대는 2%에 그쳤다. 50~60대가 72.6%에 이른다.
50~60대에 쏠려 있는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분석된다. 첫 번째는 중량감 있는 인사들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기업 정책이다.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는 "큰 기업들은 사내이사들이 오너일가 또는 해당 업체에서 10~20년 이상 근무한 인사들인 만큼 사외이사들도 그에 비견될 무게감을 가진 중진들을 선임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theBoard의 설문에 응답한 사외이사들을 보면 자산 10조원 이상 기업에 재직 중인 인사가 34.7%다. 2조원 이상, 5조원 미만은 18.4%다. 절반 이상이 자산 2조원 넘는 기업들이다. 아울러 응답자들이 재직하는 회사를 보면 금융회사가 20%, 에너지·화학업체가 18%, 지주회사가 16%로 나왔다.

사이즈가 크고 유명한 기업일수록 사회적 위치가 높은 중진 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경우가 많다는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과 중후장대 기업, 그룹 지배구조 최상위인 지주사들은 회사의 위상을 감안해 고위인사 출신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려는 니즈가 큰 곳이다.
그러다 보니 전직 관료를 데려올 경우 퇴직한 고위공직자가 주요 타깃인 만큼 이들의 나이대는 60대가 넘는다. 기업인 출신도 비슷하다. 임원, CEO를 지난 인사를 데려오는데 이들의 연령대는 50~60대를 기본적으로 넘는다. 교수 또한 학장급 이상의 중진 교수를 영입하니 마찬가지다.
◇여성 사외이사 23.5%, 한국 국적이 98%로 압도적
2022년 8월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상장사는 이사회를 특정 성(性)이 독식하지 않도록 한 '개정 자본시장법'이 시행됐다. 이는 이사회의 다양성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특정 성별에 고이지 않기 위한 취지다. 글로벌 투자자 및 거버넌스 기관들은 이사회 성별과 연령, 국적을 다양하게 가져가는 방향을 권고하고 있는 만큼 정부도 이런 방침을 정했다.
2020년도 맥킨지 보고서 '다양성의 승리(Diversity wins: How inclusion matters)'에 따르면 인종 다양성이 높은 기업은 36%, 성별 다양성이 높은 기업은 15%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다양성이 단지 이상적인 가치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실질적인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다..

이번 theBoard 설문조사를 보면 응답자 중에 남성이 76.5%로 압도적이다. 여성은 23.5%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자사 2조원 이상 기업에 재직하는 만큼 자본시장법 시행의 영향으로 여성 비중이 20%를 넘었다.
국적은 법적인 영향이 없는 탓에 다양성을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응답자 중 1명만 외국 국적이고 98%는 한국 국적이다. 대외의존도가 74%로 해외거래가 필수임에도 이사회는 글로벌 기업과 거리가 멀다. 삼성전자의 경쟁사로 꼽히는 대만 TSMC의 경우 등기이사 10명 중 1명을 빼면 모두 사외이사들이고 7명이 외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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