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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위기 선진국금리 DLS]DLS·DLF '단일 기초자산' 공방전…OEM 가능성 부각금감원 "단일 기초자산 드물어" vs 업계 "일반적 방식, 법적 문제 No"

허인혜 기자공개 2019-08-30 08:11:03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6일 1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대규모 손실을 부른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상품이 기초자산을 단 하나만 담은 점을 미뤄 '주문자상표부착(OEM) 펀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두 개 이상의 기초자산을 담아 위험을 피하지 않고 특정 자산 하나 만을 추종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DLS가 단일 기초자산이 일반적인 방식으로,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26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부터 IBK투자증권, KB자산운용, 유경PSG자산운용을 대상으로 해외금리 연계형 DLS·DLF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했다. 우리은행이 판매해 오는 9월 만기되는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연계 DLS·DLF의 설계를 맡은 곳이다. 원금 90~100% 손실이 예고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만기가 임박한 상황에서 금리 회복의 여지가 크지 않아 손실 확정 우려가 높은 상품"이라고 부연했다.

세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판매사인 우리은행의 요구에 따라 상품을 설계했는지가 쟁점이다. 특히 '단일 기초자산'이 OEM펀드를 가름하는 요소로 꼽힌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DLF는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를 추종하는 DLS를 단일 상품으로 담아 DLS의 성과가 그대로 DLF로 옮겨온 구조다. 단일 기초자산 탓에 손실이 가팔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교적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공모형 펀드는 4개 이상의 상품으로 리스크를 분산하는 게 일반적이다.

9월 24일 만기가 돌아오는 유경PSG자산운용의 '독일금리연계 전문사모증권투자신탁 제W-1호[DLS-파생형]'의 제안서에는 해당 펀드의 기초자산을 '파생결합증권(DLS)' 하나로 명시했다. DLS의 발행사는 IBK투자증권으로 구조는 여타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파생상품과 유사하다.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가 -0.2% 이상을 유지하면 원금과 연4.2% 수준의 수익을 제공하지만 -0.7% 이하로 떨어지면 원금을 모두 잃는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문제가 된 독일 국채 10년물 DLF는 DLS를 포함해 여러 기초자산을 담는 통상적인 DLF와 달리 단 하나의 기초자산만 추종해 일반적이지 않다"며 "기초자산 DLS가 이미 많은 위험에 노출된 상황에서 해당 기초자산을 펀드에 담겠다는 결정을 누가 한 것인지, 어떻게 하게 됐는지 여부 등을 조사하겠다"고 설명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DLS·DLF의 구조상 기초자산의 흐름을 추종하기 때문에 일단 운용을 한 뒤에는 판매사의 입김이 들어가기 어려워 OEM펀드 가능성이 낮아진다"면서도 "처음부터 판매사가 원하는 기초자산을 담았다면 자본시장법 위반"이라고 부연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단일 기초자산을 담았다는 이유 만으로는 OEM펀드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초자산을 다양하게 갖추더라도 위험 분산이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고, 사모펀드의 경우 단일 기초자산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해명이다.

대형 종합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초자산이 1개이든, 여러 개이든 수익구조는 기본적으로 동일한 게 대부분이어서 기초자산이 많다고 위험이 나뉘지는 않는다"며 "사모펀드의 경우 하나만 기초자산으로 삼아 투자하더라도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투업계 관계자는 "ELS·DLS의 기초자산이 하나라고 하면 더 위험해보이지만, 사실상 단일 기초자산이 더 안전할 수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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