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M&A]항공업 미래 불투명한데…인수전 뛰어드는 이유는기존 사업과 시너지·다각화 기대, 왕성한 현금창출력도 매력
유수진 기자공개 2019-09-04 14:57:32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3일 18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행까지는 아니지만 실패라고 보기도 어렵다. 국적 대형항공사(FSC)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얘기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여행수요 증가세 둔화 등 항공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우려 속에서도 다수의 후보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3일 예비입찰이 마감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는 최소 3~4곳의 잠재적 원매자가 출사표를 던졌다. 일찌감치 참여를 예고한 애경그룹과 KCGI는 물론,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등이 매각 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에 입찰 의향서를 제출했다. 이 밖에 추가적인 참여자의 존재 여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지난 4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매각을 결심했을 때만 하더라도 하반기 인수합병(M&A)업계 '최대어'로 손꼽혔다. 하지만 매각 절차가 진행될수록 빠르게 분위기가 식어갔다. SK그룹이나 한화그룹 등 매각 측이 기대한 대형 인수 후보가 등장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항공업의 미래에 대한 회의감이 시장에 확산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항공업계는 유례없이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매년 최대치를 경신하던 여객 수요 증가세가 주춤하며 성장성에 의문부호가 붙었고, 대내외적 악재가 겹치며 국내 항공사들의 2분기 실적이 일제히 적자로 돌아섰다. 또한 올해 초 3개의 신규 사업자가 시장에 진출하는 등 지나치게 경쟁자가 많아진 점도 추후 사업 환경을 악화시킬 리스크로 인식됐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누구나 한번쯤 인수를 검토해볼 만큼 '매력적인' 매물이었다. 기존 항공업은 물론 정유와 유통, 식품, 통신 등 직접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또한 현금창출력이 우수한데다 진입장벽이 높고 희소성이 강한 업종이라는 점도 이번 딜의 매력 포인트로 꼽혔다.
때문에 주요 그룹들은 예비입찰 참여 여부와는 별개로 사전에 투자설명서(IM)를 수령해 인수 효과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실제로 딜에 참여한 잠재적 원매자들은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나 사업 다각화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임하고 있는 애경그룹은 이번 딜의 최종 승자가 될 경우 대한항공을 위협하는 국내 최대의 항공사를 보유하게 된다. 전 세계로 뻗어있는 아시아나항공의 노선 네트워크와 30년의 영업 노하우 등을 한꺼번에 흡수할 수 있는 만큼,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주축 산업으로 항공업을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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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만 품더라도 경쟁자가 없는 국내 최대의 저비용항공사(LCC) 지위를 공고히 하게 된다. 현재 제주항공이 LCC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28.1%)에 에어부산(17.5%)과 에어서울(4.3%)의 몫을 더하면 시장의 절반을 애경이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HDC그룹은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이번 딜에 뛰어들었다. 건설업 의존도를 낮추고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는데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도움이 될 거란 기대에서다.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업 중 면세점 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의 왕성한 현금창출력도 인수 후보자들의 마음을 흔드는 하나의 매력 포인트다. 아시아나항공은 영업활동을 통해 매년 6000억~7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창출하고 있다. 현금 창출력 지표인 에비타(EBITDA)를 살펴보면, 아시아나항공은 올 상반기 실적 부진 속에서도 현금 4300억원을 벌어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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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아시아나항공이 이른 시일 내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신주 투자 금액 등 약 1조원 가량의 자금이 아시아나항공에 유입되면 차입금 등 급한 불을 꺼 이자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후 왕성한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한다면 시장의 예상보다 정상화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항공업이란 산업이 갖는 특수성도 무시할 수 없다.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업은 그 중요성 때문에 철저히 시장 진입이 제한돼 희귀성이 높다. 항공면허 취득부터 운수권·슬롯 확보, 취항 스케줄 조정 등 모든 부분에 대해 정부의 허가를 얻어야 해서다. 국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뒤를 잇는 제3의 FSC가 등장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되면 이같은 무형의 프리미엄을 한꺼번에 확보하게 된다. 항공사 대표로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주요 인사들과 교류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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