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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불안한 최대주주 지분율, 적대적 M&A 노출 [에이디칩스]①김미선 대표체제 후 지배력 약화, CB 보통주 전환시 경영권 위협

강철 기자공개 2019-09-05 08:15:50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4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디칩스(Adchips)는 1996년 설립된 반도체용 칩 개발사다. 경기도 안양과 포천에 거점을 운영하며 그래픽 칩, 마이크로 컨트롤러, 냉동·냉장고 쇼케이스 등을 양산해 판매한다. 최근에는 고성능 그래픽 프로세서, 초경량 CPU 코어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아남그룹 계열사였던 에이디칩스는 1998년 반도체 설계 전문가인 권기홍 전 대표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 권 전 대표는 20년 가까이 경영을 총괄하며 에이디칩스를 자산총액 150억~200억원의 중소기업으로 성장시켰다. 2000년 94억원 수준이던 연간 매출액은 2013년 222억원으로 2배 넘게 커졌다.

하지만 권 전 대표의 취약한 지배력은 에이디칩스의 기업가치를 실제보다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에이디칩스 주식을 담보로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해 초래된 채권자의 반대 매매는 30%에 달했던 권 전 대표의 지분율을 10%까지 낮췄다. 이로 인해 에이디칩스는 언제든 '적대적 M&A'가 이뤄질 수 있는 기업으로 거론됐다.

최대주주는 2015년 김미선 에이디칩스 대표로 변경됐다. 김 대표는 2015년 12월 개인회사인 골든에이지인베스트를 통해 권 전 대표 지분 5.46%(50만주)를 인수했다. 골든에이지인베스트는 에이디칩스가 이듬해 2월 실시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지분율을 11.8%로 높였다.

김 대표를 새 주인으로 맞은 에이디칩스는 유니크대성(냉동·냉장기기 제조), 코파패션(동파이프 판매), 맘스채널(식가공품 판매) 등 사업 시너지를 모색할만한 계열사를 잇달아 인수했다. 그 결과 2015년 말 100억원 수준이던 에이디칩스의 자산총액은 지난해 말 422억원으로 증가했다. '김 대표→골든에이지인베스트→에이디칩스→케이아이웍스·유니크대성·코파패션·맘스채널'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지분 구조도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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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디칩스 계열사 지분 구조

그러나 사세 확장 과정에서 단행한 메자닌 증권 발행, 지분 매각, 주식담보 대출 등은 최대주주의 지배력을 권 전 대표 시절보다 더 취약하게 만들었다.

에이디칩스는 2016년부터 수시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운영자금을 충당했다. 2016년 1월부터 2019년 7월까지 CB와 BW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만 약 160억원에 달한다. 메자닌 증권을 인수한 투자자들은 상당 부분 전환 청구권을 행사해 에이디칩스 신주를 받았다. 그 결과 11.8%였던 골든에이지인베스트의 지분율은 9.9%로 하락했다.

골든에이지인베스트는 2018년 5월 에이디칩스 주식 110만주를 국내 기관 투자자에게 매각해 약 20억원을 확보했다. 아울러 잔여 지분을 금융기관에 담보로 제공하는 조건으로 추가 자금을 융통했다. 이 과정에서 지분율은 5%까지 하락했다.

지난달 말 기준 에이디칩스의 미상환 CB와 BW는 총 78억원이다. 이들 메자닌 증권이 모두 보통주로 전환될 시 골든에이지인베스트의 지분율은 4.2%까지 하락할 전망이다. 에이디칩스가 지난달 말 결정한 200억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에이디칩스의 현재 시가총액인 412억원을 토대로 산정한 지분 5%의 가치는 약 21억원이다.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30억원 안팎의 자금만 있으면 에이디칩스 경영권을 인수하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로 에이디칩스는 골든에이지인베스트가 주식담보 대출을 늘리거나 상환할 때마다 최대주주 변경이 수반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시장에 알리는 중이다. 적대적 M&A로 인한 최대주주 변동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에이디칩스 측은 "골든에이지인베스트가 이번 유상증자에서 배정받은 신주 물량을 100% 청약할 계획이지만 지분율은 여전히 5% 미만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잠재 지분이 전환될 경우 지배력 약화로 인한 경영권 분쟁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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