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점화된 합병 논의, 양측 실효성은 [산은-수은 통합론] ②성숙기 접어든 개발금융, ECA 기능 확보 셈법… 수은, 수신 기능 필요성 적어
진현우 기자공개 2019-09-16 09:35:22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1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의 개인 사견이라고 전제했지만 시장에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두 정책금융기관이 합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실효성에 물음표를 던지는 분위기다.우선 두 은행은 각각 산업은행법, 수출입은행법에 따라 특수목적을 갖고 설립됐다. 산업은행은 국내 산업진흥을 위한 개발금융에, 수출입은행은 수출신용과 대외협력으로 지칭되는 ECA금융이 목적이다.
개발금융과 수출금융은 전 세계 국가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정책금융의 종류다. 사업 방향성과 지향하는 목표점이 다르기에, 양사 모두 만족할만한 시너지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무엇보다 합병은 양측의 니즈가 분명히 존재해야 하는 것인데, 논의를 먼저 꺼낸 산업은행과 달리 수출입은행은 논의할 일말의 필요성도 없다는 입장이다.
사실 개발금융과 수출금융은 한국에만 있는 특수한 상황은 아니고 해외에서도 개별 기관을 두고 별도로 취급하는게 일반적이다. 산업은행의 개발금융은 개도국을 제외한 선진국에선 이미 민영화되거나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 반해, 수출금융 등 대외거래에 대한 수요는 계속 있어 ECA금융은 앞으로도 제 기능을 영위할 것으로 점쳐진다.
산업은행은 ECA 기능을 통해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정책금융을 공급하겠다는 점을 통합 기대효과로 꼽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엔 북한에 대한 개발금융 수요가 많을 것이란 판단 하에 통일금융에도 힘을 실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ECA로 눈을 돌리는 까닭은 분명 개발금융 부문에서의 역할 축소와 무관치 않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국내 개발금융이 2000년대 들어 완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정책금융기관으로서 가지는 산업은행의 정체성과 입지도 조금씩 흔들린 게 사실"이라며 "이 회장의 발언 취지도 수출입은행과의 합병을 거쳐 ECA 기능 강화를 어느 정도 포석에 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출입은행 입장에서 합병이 현실화됐을 때 누릴 수 있는 실효성은 산업은행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신(예금) 기능이 없는 수출입은행 입장에선 합병을 통해 원화 자금조달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수출금융은 기본적으로 원화가 아닌 달러를 기반으로 거래가 진행돼 수신기능 보유로 인한 실익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