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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밥캣 PRS 연장…'손실보전' 부담 덜었다 3700억대 계약, 동일한 조건에 '1년 더'…주가 상승 가능성에 베팅

최은진 기자공개 2019-09-20 08:40:50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9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중공업이 계열사인 두산밥캣의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수익스왑(Pricing Return Swap) 계약을 연장했다. 계약 수수료나 기준가격 등은 지난해와 거의 동일하게 책정됐다. 두산밥캣의 주가가 두산중공업의 매각 단가와 비슷한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는 만큼 손실보전 부담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계약 연장으로 차액부담 리스크를 털어버렸다. 두산밥캣의 주가상승에 베팅한 셈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최근 NH·한국·신영·KB증권과 지난해 맺은 PRS 계약을 1년 연장했다. 계약 만기일은 2020년 12월 3일이다. 계약조건은 지난해 맺은 계약과 동일하다. 기초자산은 두산밥캣 보통주 총 1057만8070주(10.55%), 수수료는 회사채 발행 수수료와 동일한 4%로 책정했다. 다만 기준가격은 주당 3만4800원에서 3만5650으로 소폭 조정됐다.

두산

PRS는 TRS(Total Return Swap, 총수익스왑)의 일종이다. TRS가 배당이나 금리 등 여러 변수를 정산 대상으로 삼는 반면 PRS는 오로지 주식가치만을 고려 대상으로 삼는다. 투자자들이 해당 자산을 처분할 때 매각액과 최초 매수액의 차액을 정산하는 방식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처분할 당시 주가가 매수액보다 높으면 그 차액을 두산중공업에 지급하고, 반대로 손실구간이면 두산중공업이 투자자에게 보전한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두산밥캣 지분을 국내외 기관투자가에게 매각했다. 주당 가격은 3만4800원, 총 처분금액은 3681억원이었다. 다만 이를 완전히 넘긴 것이 아닌 PRS라는 새로운 방안을 통해 두산밥캣 주가상승에 베팅했다. 의결권 및 배당에 관한 일체의 권리를 기관투자가들에게 넘겼지만 주가 변동에 따른 수익 기회는 남겨둔 셈이다.

두산밥캣은 매년 3조원 이상의 매출을 벌어들이며 4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두산그룹의 알짜계열사로 꼽힌다. 두산중공업 입장에서는 알짜 계열사 매각에 대한 부담감이 따랐다. PRS 방식을 활용한 두산중공업에 대해 일각에서는 파킹거래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두산중공업은 유권해석까지 받으며 PRS 방식의 통한 매각 타당성을 입증했다.

이번 PRS 연장은 두산중공업의 제의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두산밥캣의 주가는 3만5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계약 만기일에 기준가격 밑으로 주가가 떨어질 우려가 제기됐다. 이 경우 두산중공업은 기관투자가들에게 차액을 지불해야 한다. 주가가 곤두박질치면 지급할 차액의 범위가 수백억원대로 확대될 수 있다.

PRS 계약을 연장한 덕분에 두산중공업은 자금부담을 한시름 덜었다. 더 나아가 두산중공업은 두산밥캣의 체질개선 및 실적 확대에 따른 주가 상승도 기대하고 있다. 최근 두산밥캣은 차입금을 대거 상환하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한 데 이어 마케팅 범위를 유럽까지 넓히는 등 실적 확대도 꾀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기대대로 두산밥캣의 주가가 상승하게 되면 두산중공업은 오히려 차액을 챙길 수 있게 된다. 반대로 주가가 더 하락한다면 두산중공업은 계약기간 추가 연장을 검토할 전망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두산밥캣의 체질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일단 1년 더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라며 "내년에도 주가가 좋지 않다면 1년 더 연장할 수도 있고 일단 내년 주가 상황을 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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