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후퇴 DGB운용, 수장 교체 카드 통할까 [자산운용사 경영분석]①순익 18억, 전년비 57%↓…'마케팅 전문가' 박정홍 신임대표 내정
이효범 기자공개 2019-10-01 08:22:37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6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GB자산운용이 DGB금융그룹에 인수된 이후 가장 저조한 상반기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부동산펀드 설정에 따라 일회성 이익 등이 반영된 지난해와 비교하면 실적 하락 폭은 더욱 커보인다. 여기에 전문투자형사모펀드로 설정했던 채권형펀드에서 조단위 자금이 빠지면서 실적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다만 장기간 이어온 이윤규 대표이사 체제가 막내리고 박정홍 신임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할 앞두고 있는 가운데 DGB자산운용의 변곡점이 될지 주목된다. 특히 전통자산에 집중돼 있던 상품 포트폴리오를 대체투자 영역으로 확대할 조짐이다. 또 박 내정자가 글로벌 운용사인 블랙록자산운용 출신이라는 점에서 해외투자 상품으로 라인업을 다양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회성이익 '기저효과', 채권형펀드 자금유출 영향
DGB자산운용의 올해 상반기 영업수익은 5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6.6%(31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4억원, 18억원으로 작년 상반기에 비해서 57.26%(33억원), 57.01%(24억원)씩 줄었다.
올 상반기 실적은 전년동기대비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셈이다. DGB자산운용이 DGB금융지주에 인수된 2016년 10월 이후 2017~2019년까지 3년간 상반기 실적 중에서 가장 저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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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MMF(머니마켓펀드)와 채권에 투자하는 전문투자형사모펀드에서 급격한 자금유출이 있었던게 실적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또 작년 서울 중구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 본사 빌딩 인수로 20억원의 매입보수가 반영됐는데 올 상반기에는 이같은 일회성 이익이 없어 실적 하락폭이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영업수익 증대를 견인했었던 펀드운용보수는 올해 상반기 20억원에 그쳤다. 작년에 비해서 27억원이나 줄었다. 올해 6월말 기준 전체 펀드 설정액은 2조7208억원이다. 작년 상반기말과 비교해 1조9090억원 감소했다.
그나마 실적을 지탱해준 건 투자일임이다. 투자일임 수수료 수익이 대부분 반영된 자산관리수수료는 29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32억원에 비해서 3억원 감소한데 그쳤다. 수익구조상 자산관리수수료가 펀드운용보수를 넘어선 것은 최근 4년간 처음이다. 투자일임 계약고도 올해 상반기말 4조2701억원으로 전년대비 1335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DGB금융 관계자는 "운용하던 채권형펀드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자금이 유출된 것"이라며 "최근 수익률이 회복됐지만 다시 예전 수준으로 규모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막내린 이윤규 체제…운용사 체질개선 기대
DGB자산운용은 장기간 이어온 이윤규 대표이사 체제에 변화를 준다. 이 대표는 DGB자산운용의 전신인 LS자산운용 시절부터 대표이사를 역임해왔다. 2016년 10월 DGB금융에 인수된 이후에도 수장 자리를 유지하면서 거의 3년간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그동안 DGB자산운용이 그룹에 안착하는데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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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내정자는 지난 1994년 한국투자신탁증권에 입사한 뒤 2005년 블랙록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겨 영업·마케팅 총괄 본부장을 지냈다. 그는 특히 블랙록자산운용에서 글로벌멀티에셋인컴펀드를 출시해 성공하는 등 블랙록자산운용 한국법인의 안정적 성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내정자 체제 아래 DGB자산운용의 체질개선이 예상된다. 주식, 채권 등 전통자산에 투자하는 하우스의 색깔에서 벗어나 종합자산운용사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DGB자산운용은 이미 금융당국과 협의해 종합자산운용사 인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장기적으로 자산별, 지역별로 상품포트폴리오도 다양화해 나갈 전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말 DGB자산운용의 운용자산(펀드+투자일임)은 6조9908억원이다. 이 가운데 주식에 투자하는 규모는 3조4697억원으로 절반 가량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 투자 규모는 2조1777억원으로 지난해 자금 유출로 인해 주식 투자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주식에 비해 채권투자 비중이 더 높았다. 지역별로는 전체 운용자산 중 6조9733억원을 국내에 투자하고 있다. 해외투자가 거의 없는 셈이다.
DGB금융 관계자는 "박 내정자가 전문분야를 살린다면 해외상품을 들여와 국내에 소개하거나, 해외투자를 강화하는 쪽에 무게를 둘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난 10일 그룹 임추위에서 박 내정자가 단독 후보자로 선임됐고, 오는 3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대표이사 선임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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