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 3자 물류 속도내나 자회사 '플레시솔루션' 신규 택배 운송사업자 승인…"자체 역량 충분"
정미형 기자공개 2019-10-01 14:42:00
이 기사는 2019년 09월 30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켓컬리가 택배 운송사업자 지위를 획득하자마자 3자 물류 사업 구체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허가 주체인 국토교통부가 택배 운송사업자들의 3자 물류 사업 시행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어 마켓컬리도 3자 물류 사업을 보다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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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는 3자 물류 시작 시점과 관련해 "컬리만의 풀콜드체인 서비스 경쟁력을 활용하여 곧 시작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외부에 알렸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난색을 보이며 마켓컬리에 사실 여부 확인에 들어갔다.
국토부는 택배 운송사업자 자격을 심사할 때 시설 및 장비 요건과 더불어 업체들로부터 사업계획서를 받아 검토한다. 국토부 입장에선 3자 물류 계획까지 포함해 사업 자격을 준 셈인데 마켓컬리가 이 자격을 받자마자 "이제 준비를 시작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오해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국토부가 제시하는 '택배용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허가 요령'에 따르면 3자 물류와 관련된 명확한 규정은 없다. 업체들이 택배 운송사업자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시설 및 장비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시설 및 장비 요건은 △30개 이상의 영업소 △3000㎡ 이상의 1개 시설을 포함한 3개소의 화물분류시설 △택배 운송용 허가를 받은 100대 이상 차량 등이 있다.
다만 국토부는 허가를 내줄 때 3자 물류에 대한 계획을 함께 검토한다. 2자 물류만 해서는 일반 화물과 택배의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고, 허가 사업 특성상 허가를 받지 못하는 업체와는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의 소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쿠팡이 향후를 도모하며 택배 운송사업자 자격을 자진 반납한 것과도 비슷한 맥락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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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로 국토부의 눈치를 보게 된 마켓컬리는 3자 물류 사업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조만간 3자 물류와 관련된 구체적인 청사진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상온 위주로 형성된 국내 택배업 구조상 냉장·냉동 배송에 대한 니즈에 발맞춰 3자 물류를 확대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이른 시일 내에 시작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계획을 짜고 있는 중"이라며 "월등한 품질의 상품을 생산하고도 식자재의 안전성과 품질이 보장되는 물류 인프라의 부재로 판로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생산자들을 위한 3자 물류부터 곧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마켓컬리가 3자 물류 사업에 뛰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마켓컬리는 2017년 말 '컬리프레시솔루션' 서비스를 내고 3자 물류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자체 배송 물량이 늘면서 이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3자 물류 사업은 사실상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는 과거와 달리 지속적인 인프라와 시스템 개선을 통해 효율성이 높아진 상태다. 마켓컬리는 인프라 및 시스템 투자를 통해 데이터 기반 물류 운용 역량을 고도화해 나가고 있다. 실제로 2018년에는 하루 1만건 물량을 처리하는 데 그쳤으나 현재는 하루 3~4만건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내년 하반기 문을 여는 김포 물류센터까지 고려하면 3자 물류를 진행할 수 있는 여력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포 물류센터는 2만7000평 규모로, 기존 장지동 복합물류센터보다 3배 이상 큰 규모다. 현재 서울 장지와 경기도 죽전, 남양주 신선 물류센터에 김포 물류센터까지 더해지면 자체적인 3자 물류는 거뜬히 소화할 수 있다는 게 마켓컬리 측 입장이다.
앞선 마켓컬리 관계자는 "유연하게 물량 증가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 등을 활용해 연말에는 기존 영업분 포함, 파트너사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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