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이름' 라움운용 펀드에 왜 투자했을까 [라임운용 사태의 진실]⑦'CIO-대표' 대신증권 한솥밥 인연…당국 "사모사채-부실CB 거래정황 따져봐야"
최필우 기자공개 2019-10-24 13:49:00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2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임자산운용이 라움자산운용의 펀드에 꾸준히 재간접으로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운용사가 같은 기업 메자닌에 투자한 경우도 많아 감독 당국이 양사의 관계에 감사 초점을 맞춘 상태다. 라임자산운용과 라움자산운용은 운용역의 친분으로 투자 건이 겹쳤을 뿐 수익률 조작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다.◇라임운용 "딜소싱 협업으로 종목 겹친 것"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의 사모사채 모펀드와 메자닌 모펀드가 각각 라움자산운용의 사모사채펀드, 메자닌펀드에 재간접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펀드들의 수익자는 대부분 라임자산운용이었다. 라임자산운용의 투자를 받은 라움자산운용 펀드가 다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에 투자한 경우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라움자산운용은 지난 2016년 10월 설립된 헤지펀드 운용사다. 박성찬 ㈜트라움하우스 회장과 ㈜트라움하우스가 각각 지분 79%, 21%를 보유하고 있고 자본금은 38억원이다. ㈜트라움하우스는 고급 펜트하우스 건축으로 유명한 곳이다. 평소 운용업에 관심을 두고 있던 박 회장이 사재를 출현해 회사를 설립했고, 경영과 운용에는 일절 개입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움자산운용은 업계 관계자 사이에서 라임자산운용과 이름이 비슷한 곳으로 언급되곤 했지만 출범 초기부터 관계가 있던 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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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과 연결점이 생긴 건 박 회장이 지난 2018년초 김윤진 대표를 영입하면서다. 김 대표는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업계에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섹터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 다양한 자산군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이다. 김 대표는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에 몸담으면서 당시 같은 조직에서 퀀트 애널리스트를 맡았던 이종필 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CIO)과 인연을 맺었다.
김 대표는 라움자산운용에 합류한 후에도 이 부사장과 소통을 이어갔다. 메자닌, 사모사채 등 관심을 둔 투자 자산군이 유사해 딜 소싱 단계에서 정보를 공유한 것이다. 양사가 폴루스바이오팜, 에이스테크, 슈펙스비앤피 등 같은 전환사채(CB)에 투자한 건 네트워크가 겹치고 함께 발굴한 딜이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라임자산운용은 라움자산운용 펀드에 재간접투자한 것에 대해서는 함께 소싱한 딜을 일방적으로 빼앗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같이 투자할 수 있는 딜은 동시에 투자하고, 운용사 두곳이 나눠 투자하기 어려운 딜은 라임자산운용이 라움자산운용 펀드에 재간접투자 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것이다. 라움자산운용은 펀드를 설정해 운용보수를 수취할 수 있었다. 라임자산운용 입장에서는 투자 효과를 누리면서 운용 업무 부담을 줄이는 효용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라임자산운용 관계자는 "CIO와 라움자산운용 대표가 인연이 있어 메자닌과 사모사채 투자 정보, 네트워크를 공유한 것일 뿐"이라며 "재간접투자 방식을 이용해 수익률을 조작할 수도 없고 조작하려는 의도도 없었다"고 말했다.
◇라움운용 "사모사채 피투자기업, 부실CB 떠안은 적 없다"
라임자산운용의 해명에도 업계에서는 이러한 거래 이면에 수익률 조작이 있었을 것이란 의혹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이 라움자산운용 펀드에 재간접투자하고, 이 펀드가 자금을 대준 대가로 라임자산운용이 피투자기업에 부실 CB를 넘긴 게 아니냐는 논리다. 이와 관련해 라움자산운용은 당사 펀드가 투자한 피투자기업이 라임자산운용으로부터 CB를 매수한 정황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라움자산운용은 몇몇 재간접펀드를 제외한 나머지 펀드는 라임자산운용과 관계가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출범 후 라임자산운용과 이름이 비슷해 관계사로 오해를 받곤 했는데 이번 논란으로 선입견이 굳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메자닌, 사모사채 펀드를 제외한 대체투자펀드, 글로벌매크로(Global Macro) 펀드 등은 라임자산운용과 관계 없는 상품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사모사채와 부실 CB를 돌려막은 정황이 없더라도 OEM펀드 논란이 확산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통상 OEM펀드는 판매사가 운용사에 운용 지시를 내리는 펀드를 뜻하지만 라임자산운용이 업계 외형 1위 헤지펀드 운용사 지위를 이용해 라움자산운용의 펀드 설정과 운용에 개입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라임자산운용과 라움자산운용은 양사 시너지를 도모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는 입장이다.
라움자산운용 관계자는 "당사가 투자한 메자닌은 주가가 전환가보다 높아 내재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은 종목들이었다"며 "코스닥 급락, 라임자산운용 논란 등으로 주가가 빠지자 부실한 자산을 대신 매입한 게 아니냐는 식의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 자산 돌려막기에 가담하지 않았고, 재간접펀드 외 나머지 펀드는 라임자산운용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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