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디젤엔진' 개발비중 줄이나 남양연구소 '디젤 연구원' 대거 임무 변경…'미래차 파워트레인' 개발 박차
고설봉 기자/ 유수진 기자공개 2019-10-24 08:24:39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3일 0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이 디젤엔진 연구 인력을 줄이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수소전기차로 옮겨가고 있는 흐름에 맞춰 연구·개발(R&D) 방향도 전면 수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잇따라 발표하고 있는 미래차 투자 계획의 이면에서 내연기관 종말을 서서히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23일 현대차그룹 및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경기도 화성 남양연구소 내 디젤엔진 연구원들에 대한 임무 변경을 시작했다. 기존 디젤엔진 개발 업무를 종료하고, 가솔린엔진 연구를 진행하도록 새로운 임무를 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담당 업무가 바뀐 인원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디젤 연구원들이 포함됐다는 게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남양연구소 한 관계자는 "기존 디젤엔진을 개발하던 대부분 인력이 가솔린엔진 개발로 업무가 변경됐다"라고 말했다.
다만 연구원들에 대한 인사이동 및 별도 조직개편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엔진 R&D 인력들의 세부 업무를 변경하는 선에서 미세조정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연구소 내 엔진을 개발하는 연구원의 총 숫자는 줄거나 늘지 않았지만, 디젤엔진 연구원은 줄고 가솔린엔진 연구원은 늘어났다.
디젤엔진 개발 인력의 축소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탈 디젤' 움직임이 가속화되며 디젤차 판매량이 줄고 있는 추세다. 현대차그룹도 지난해 8월 그랜저와 쏘나타, i30, 맥스쿠르즈 등의 디젤 모델을 단산한데 이어 최근 엑센트와 아반떼 디젤 모델도 생산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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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추가적인 엔진개발 분야 연구원에 대한 구조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임무 전환이 내연기관차 종말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현대차그룹 안팎의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이 이번 미세조정을 계기로 사실상 디젤엔진 R&D에서 손을 뗐고, 향후 가솔린 엔진 R&D에서도 인력을 줄일 것이란 예상이 흘러나온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지난 7월 연구개발본부인 남양연구소 조직을 대폭 개편했다. 조직 체계를 기존 프로젝트 매니지먼트(PM)·설계·전자·차량성능·파워트레인 등 5개 병렬(독립) 구조에서 제품통합개발담당·시스템부문·PM담당의 삼각형 구조로 단순화하고, 디자인과 상용(버스·트럭 등)담당은 별도 조직으로 운영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각각 존재하던 디젤엔진 연구팀과 가솔린엔진 연구팀을 시스템부문 엔진개발팀(가칭)이란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했다. 결과적으로는 별도의 인사 이동 없이 연구원들에게 부여된 업무를 손쉽게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각 엔진별 개발 프로젝트가 종료되면 엔진 연구원들에 대한 업무 전환도 손쉽게 이뤄질 전망이다. 시스템부문 내에 섀시(현가, 조향, 제동)와 보디(차체·내외장), 전자, 파워트레인 등 완성차의 하드웨어에 해당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조직이 하나로 묶여 있어 조직 내에서 새로운 업무를 부여하는 형태로 미세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에서도 이번엔 디젤엔진이지만 멀지않은 시점에 가솔린엔진도 같은 상황에 놓일 거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가솔린엔진 역시 시한부란 얘기다. 그룹 차원에서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투자를 아낌없이 진행하고 있는 만큼 내연기관차가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을 거란 분석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지난 7월 남양연구소 개편 당시 친환경차에 탑재되는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연구 개발하는 별도 팀을 새로 만들기도 했다. 기존엔 연구 조직이 따로 없었으나 이번에 뿔뿔이 흩어져있던 친환경차 관련 인력들을 하나로 모아 팀을 꾸렸다. 연구소 내에서 친환경차 개발인력들에 대한 위상도 과거보다 높아졌다.
앞선 관계자는 "디젤엔진 개발은 사실상 프로젝트가 종료됐다고 봐야 한다"며 "새로운 디젤엔진 라인업 개발 계획이 현재로서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솔린 엔진에 대해서도 향후 개발이 중단되거나, 대폭 줄어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연구소 조직을 기능 중심으로 바꾸며 디젤엔진 연구팀과 가솔린엔진 연구팀이 하나의 엔진개발 조직으로 합쳐졌다"며 "예전에는 가솔린과 디젤을 나누는 게 더 효율적이었다면 지금은 내연기관과 전동화를 나누는 게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해 조직 구조를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갈수록 친환경차 비중이 늘어나고 있지만 디젤에 대한 연구도 계속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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