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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세타2' 평생보증에 9000억 투자 품질이슈 정면돌파 관측…과거 리스크 털고 '브랜드 개선' 효과

고설봉 기자공개 2019-10-11 17:39:26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1일 1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이 '품질이슈' 정면 돌파에 나섰다. 더 이상 과거의 리스크에 묶여있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한국과 미국 시장에서 품질 이슈로 잡음이 일었던 '세타2GDi' 엔진에 대해 '평생보증'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를 위해 약 9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선제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11일 세타2 엔진 평생보증 실시를 발표하고, 곧바로 컨퍼런스콜을 열었다. '2019년 3분기 집단소송 화해 등 관련 비용 설명'이란 제목으로 국내외 주요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평생보증 관련 내용 및 투입 비용 등에 대한 설명을 진행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쎄타2GDi 엔진을 장착한 차량을 대상으로 엔진예방 안전 신기술인 엔진 진동감지 시스템(KSDS, 이하 KSDS) 적용을 확대하고, 이 차량들에 대해 엔진을 평생 보증하기로 했다. 엔진 결함을 경험한 고객들에게는 보상도 하기로 했다. 평생보증 대상 차량은 미국 417만대, 한국 52만대로 총 467만대다.

평생보증 실시로 인한 미래 발생비용의 총액은 현대차 약 6000억원, 기아차 약 3000억원 규모다. 한국과 미국 양국에 판매된 세타2엔진 전체에 대해 반영할 충당금의 액수로, 평생보증 및 고객보상 등 포함한 품질비용의 총액이다. 이번 3분기 실적에 현대차와 기아차 각각 충당금을 쌓는다.

충당금을 쌓으면서 현대차와 기아차 재무에 일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의 재무 상황을 봤을 때, 리스크가 크지는 않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2019년 6월30일 현재 현대차는 5조2910억원, 기아차는 3조5395억원의 충당금을 각각 쌓고 있다. 이번에 추가로 충당금이 반영되면 규모는 현대차 5조8910억원, 기아차 3조8395억원이 될 전망이다. 충당금이 늘어나면서 부채총액이 일부 불어나지만 현재의 재무건전성을 훼손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3분기 실적에는 일시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6000억원, 기아차 3000억원이 판관비 항목으로 계상돼 실적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3분기 영업이익 감소는 불가피한다.

한 대형증권사 연구위원은 "컨센서스 대비 절반 이하로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적 부분에서 일시적인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세타2 엔진 관련하 이슈를 제외하고서, 다른 품질이슈가 나올 경우 추가적인 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 관련 비용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장 대규모 현금의 유출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세타2 엔진 관련 수리가 발생할 때마다 비용이 개별적으로 지출된다. 더불어 이번에 쌓은 충당금은 향후 발생할 세타2 엔진 품질관련 비용의 100%를 추정해 반영한 금액이다. 이론상으로는 모두 소진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세타2 엔진을 장착한 모든 창량에서 결함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부 사용되지 않은 금액은 향후 다시 환입될 가능성도 있다.

오히려 이번 9000억원 충당금 선반영이 세타2 엔진 관련 미래 리스크를 모두 불식시키고, 추가 손실을 줄이는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더불어 향후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이지미 제고와 향후 투입될 세타3 엔진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GV80, G80 등 고급차종 확대 전략에 있어 품질이슈를 종식시키는 것이 훨씬 더 큰 이익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주식시장에서는 품질관련 비용이 최대 6조~7조원으로 추정했었는데, 1조원 가량으로 줄어들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며 "렉서스 등 일본 브랜드보다 훨씬 더 비용적으로 절약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규모 신차 싸이클이 도래하기 전에 품질이슈를 해결하는 것이 중장기 적으로 유리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고객 최우선 관점에서 고객 만족도 제고를 위한 방안을 검토했으며,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이 같은 평생 보증 및 보상 방안을 마련했다"며 "쎄타2GDi 엔진에 대한 외부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고객을 위한 제품 및 서비스 개발 등 자동차 회사 본연의 업무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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