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D온라인 M&A 놓고 검찰-미래에셋PE 기싸움 팽팽 핵심 피고와 통화내역 열람 요청…범죄 공모 혐의 반박
김병윤 기자공개 2019-10-30 13:53:24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9일 14: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 게임업체 와이디온라인 매각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미래에셋자산운용PE(이하 미래에셋PE) 관계자와 검찰 간 증거 확보를 두고 팽팽한 기싸움이 연출되고 있다. 미래에셋PE 측은 또다른 피고와의 통화 내역을 열람할 수 있도록 법원에 요청했다. 검찰로부터 해당 사안을 거절당하자 강수를 뒀다. 미래에셋PE 입장에서는 주요 피고와의 공모 여부가 유무죄를 가를 핵심인 만큼, 통화 파일 열람 여부가 재판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29일 서울남부지방법원 406호 법정에서 와이디온라인 매각 관련 세 번째 재판이 열렸다. 이달 초 열린 두 번째 재판 후 약 한 달여 만이다. 첫 재판은 올 8월 말 진행됐다. 이날 재판은 오전 11시부터 약 30분 가량 진행됐다. 피고 측 변호인들이 자리한 가운데 미래에셋PE 전 대표와 현직 상무 역시 재판에 참석했다.
이날 재판에서 미래에셋PE 측은 법원에 통화 내역을 열람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미래에셋PE 전 대표와 사채업자로 알려진 이모 씨 간 통화 파일이다. 미래에셋PE 측이 검찰에 동일한 내용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하자, 이를 법원에 다시 요청한 것이다. 이모 씨는 와이디온라인 전 대표인 변모 씨와 함께 구속기소된 상태다. 그는 와이디온라인 대표를 지냈던 현직 서울 강동구청장 이정훈 씨의 친동생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모 씨는 와이디온라인 매각 과정에서 부정 행위를 주도한 인물로 지목받고 있는 핵심 피고다.
법조계 관계자는 "현재 검찰이 미래에셋PE 전 대표와 이모 씨 간 통화 파일을 모두 갖고 있으며, 이 가운데 검찰에 유리한 내용을 발췌해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법원에서 미래에셋PE 측이 제시한 주장의 합리성을 판단해 열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PE 측의 요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무죄를 입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검찰은 미래에셋PE가 와이디온라인 지분 매매 계약 상대방인 클라우드매직의 자본시장법 위반을 방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래에셋PE 관계자와 이모 씨 간 통화 내역을 확인함으로써 범죄를 실제 공모했는지 밝혀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날 재판에서는 증인·피고 심문 순서 등을 두고도 검찰과 피고 간 의견 대립이 있었다. 피고 측은 미래에셋PE가 와이디온라인을 클라우드매직에 매각하기 전 자금조달 과정을 최우선적으로 들어보자는 입장이다. 미래에셋PE가 클라우드매직 외 다양한 주체와 투자·매각을 논의했고, 이는 클라우드매직과 범죄를 공모했다는 주장의 설득력을 떨어뜨린다는 의견이다.
M&A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PE가 와이디온라인을 매각하기 위해 여러 인수의향자와 접촉했고 그 가운데 국내 게임회사와 중국기업 등과는 논의가 꽤 진척됐었다"며 "미래에셋PE가 클라우드매직과 범죄를 공모할 계획이었다면 그러한 수고를 감내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인수의향자 가운데 하나였던 클라우드매직 역시 처음에 컨소시엄 형태로 거래에 나섰기 때문에 단독으로 범죄를 공모하기는 불가능했다"며 "미래에셋PE가 와이디온라인의 자본획충을 위해 복수의 금융기관과 유상증자도 추진했었다"고 덧붙였다.
클라우드매직은 2017년 12월 29일 미래에셋PE로부터 와이디온라인 지분을 처음 매입했다. 클라우드매직은 와이디온라인 최대주주에 오르기 전까지 미래에셋PE로부터 네 차례 더 지분을 사들였다. 클라우드매직은 지분매입 때마다 공시했고, 잔금납입 후 최대주주 변경을 공시했다.
문제는 클라우드매직이 지분을 매입한 날 장외에서 처분하면서 관련 공시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지분 처분 때 공시하지 않는 것은 자본시장법 위반이다. 지분 매각 관련 공시는 올 2월 7일에 이뤄졌다. 매도 행위부터 공시까지 1년 이상의 시간적 괴리가 있는 셈이다. 클라우드매직의 지분 매각에 따른 최대주주 변경 공시 역시 1년 정도 늦게 이뤄졌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박광배 부장검사)은 미래에셋PE의 전 대표와 현직 상무를 자본시장법 위반과 횡령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와이디온라인이 완전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자 사채업자 중심의 매수 자본에 와이디온라인을 매각해 269억원의 부당한 이득을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훈 서울 강동구청장은 방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이 구청장의 동생 등 두 명은 구속기소됐다. 다른 공범 7명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미래에셋PE가 투자 목적으로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시니안유한회사와 클라우드매직 역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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