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영솔루텍, 모태 '금형'사업이 기업가치 발목 경영환경 변화로 적자지속 불가피…사업축소 필요성 제기
이경주 기자공개 2019-10-31 08:46:03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9일 16: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영솔루텍은 스마트폰 부품제조를 주력으로 하고 있지만 모태는 금형사업이다. 현재는 존재감이 희석됐지만 과거엔 국내 금형시장 국산화와 해외진출까지 이룬 선두기업으로 통했다.하지만 금형사업은 과거의 영광으로 남았다. 국내 고객사들의 내재화와 값싼 중국산의 침투로 경쟁력을 잃은지 오래다. 최근 수년 동안엔 적자가 확대되며 전체 기업가치 발목을 잡고 있다.
업계에선 재영솔루텍이 250억원 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결정한 만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금형부문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형사업 토대로 성장…1억불 수출탑, 은탑산업훈장 수상
재영솔루텍은 1976년 김학권 회장이 설립한 재영금형정공이 모태로 기반사업이 금형이었다. 금형은 규격이 동일한 제품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 금속재료를 사용해 만든 '틀'이다. TV나 자동차, 휴대폰 등 제품 케이스가 금형기술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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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영솔루텍은 우리나라가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루던 1980년대 국내외 시장을 개척해 유망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가전 제품 뿐 아니라 현대자동차 외장재를 공급했다. 더 나아가 당시 글로벌 가전 선두주자인 일본 소니까지 고객사로 확보해 해외진출에도 성공했다.
덕분에 창업 9년만인 1982년 정부로부터 수출 1백만불, 1996년엔 1000만불, 2008년엔 1억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김 회장도 수출확대 공로로 1998년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김 회장과 재영솔루텍은 현재까지도 금형업계에서 영향력이 크다. 김 회장은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 이사장과 중소기업진흥공단 운영위원회 위원을 지냈으며, 현재는 인천경영자총협회 15대 회장을 맡고 있다.
◇연간 70억~80억 적자 사업으로…중국산 침투, 구조적 문제
하지만 2010년대 들어서 금형사업은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재영솔루텍 뿐 아니라 국내 업계 전반에 불황이 닥쳤다. 글로벌 가전시장을 석권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금형을 자체생산하기 시작한 탓이다. 금형 수요가 막대해 내재화하는 것이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재영솔루텍의 경우 수출비중이 상당해 삼성전자 등의 내재화 충격은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 하지만 값싼 중국산의 시장 침투와 국내 인건비 상승 여파는 재영솔루텍도 감당하지 못했다. 이탓에 재영솔루텍 금형부문은 최근 5년 동안 이익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2년 동안엔 오히려 손실이 크게 불었다.
금형부문은 2014~2016년 400억원대 매출에 손익분기점 수준의 영업이익을 냈다. 2017년엔 매출 572억원에 영업손실 7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매출 439억원에 영업손실이 54억원이다. 올 상반기에도 매출 177억원에 영업손실 35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2년 반 동안 누적 영업손실이 163억원이다.
실적으로 보면 금형부문은 수년전부터 손익구조가 구조적으로 악화됐다. 그럼에도 재영솔루텍은 금형부문 전략에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모태사업에 대한 경영진의 애착 때문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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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스마트폰 모듈 사업 진출로 실적 방어
다행히 재영솔루텍은 신사업인 스마트폰 부품 사업으로 금형부문 실적악화를 상쇄하고 있다. 재영솔루텍은 2013년 스마트폰 카메라 부품인 AF(Aoto Focus) 모듈 사업에 진출했다. 2014~2015년에는 글로벌 스마트폰 1위인 국내 S사 납품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AF모듈부문(나노광학)은 지난해 매출 1124억원에 영업이익 115억원을 기록했다. 덕분에 재영솔루텍은 금형부문 적자에도 지난해 전체 매출 1286억원에 영업이익 31억원을 기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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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영솔루텍이 최근 250억원 BW발행 결정을 한 것도 AF모듈 고객사 주문이 확대돼 베트남 공장을 증설하기 위해서다. 증설효과로 재영솔루텍 내년 매출은 1500억원, 영업이익 150억원이 될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본다.
업계가 금형부문에 대한 구조조정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배경이다. 금형부문 사업축소를 통해 비용지출을 줄이고, AF모듈부문이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신사업에 자금력을 집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금형부문 내 R&D(연구개발)조직 등 핵심 경쟁력은 유지해야 한다. 금형이 모든 제조업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핵심 금형기술은 지속 발전시켜 AF모듈이나 신사업 경쟁력 강화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금형시장은 단일 기업 혼자서는 극복하기 어려운 구조적 업황 악화에 직면해, 시대흐름에 맞는 조정이 필요하다"며 "재영솔루텍이 대규모 외부조달(BW)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시장 제안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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