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현대상선]'화주들이 돌아온다'…디얼라이언스 합류 효과②시장 반응 긍정적…배재훈 사장 전폭 지원
싱가포르=임경섭 기자공개 2019-10-30 11:04:04
이 기사는 2019년 10월 30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상선 재도약의 관건은 물동량 확보에 있다. 현대상선이 2021년까지 선복량을 두배 가량 늘려 80만TEU 수준으로 확대하면 지금껏 운송해왔던 만큼의 화물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선복 과잉 공급으로 선사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화주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영업전략에 관심이 집중된다.현대상선의 긍정적인 변화는 해외 화주들에게서 감지된다. 특히 디얼라이언스 가입은 현대상선에 대한 해외 화주들의 긍정적인 인식 변화를 가져왔다. 현대상선은 불평등한 동맹관계를 벗어나 디얼라이언스에서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 연이은 국적 선사들의 파산으로 한국 해운에 대해 불신을 가졌던 화주들과의 만남이 잦아지는 등 긍정적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내년 이후 흑자전환을 위해서는 성장마켓으로 꼽히는 동남아시아 지역이 물동량 확보에 중요한 거점이 될 전망이다. 미중 관계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관세 부과가 장기화되면서 세계 물동량 증가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미중 분쟁의 반사이익을 보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물동량이 빠르게 늘면서 주목받고 있다.
◇디얼라이언스 가입 효과…돌아오는 화주들
세계 2위 항만이자 1위 환적항인 싱가포르는 글로벌 선사 및 화주들의 아시아 본부가 집중된 곳이다. 현대상선에게는 2020년 4월 가입이 예정된 디얼라이언스의 네트워크 센터가 위치해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지역이기도 하다. 싱가포르에서는 현대상선이 머스크·MSC와의 제한된 협력관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해운동맹에 가입하면서 나타나는 변화를 상대적으로 빠르게 체감할 수 있었다.
현대상선은 올해 7월 1일 세계 3대 얼라이언스 가운데 하나인 디얼라이언스(THE Alliance)에 가입한다고 밝혔다. 세계 1·2위 선사인 머스크·MSC와 현대상선으로 구성된 '2M+H'의 동맹이 내년 3월 끝나는 대로 디얼라이언스와 협력을 시작한다. 현대상선은 기존 얼라이언스에서 공동운항이 아닌 선복구매와 선복교환 방식으로 물동량 확보에 불이익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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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얼라이언스 가입 이후의 변화에 대한 질문에 오동환 현대상선 동서남아본부장은 "최근 일본 화주들이 돌아오고 있다"며 "화주측에서 현대상선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먼저 만남을 제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운업계에 일본 화주들은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한진해운이 위기에 빠졌을 당시 가장 먼저 등을 돌렸던 것도 일본 화주들이었다. 최근 현대상선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고 영업력이 강화되면서 화주들과의 접촉이 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CMA CGM에서 얼라이언스 업무를 담당했던 말레이시아 해운업계 관계자는 "2M과의 불평등한 협력관계에서는 현대상선에 불이익이 많았다"며 "디얼라이언스에서 수평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면서 현대상선이 크게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오 본부장은 "내년 가입이 예정된 디 얼라이언스의 하팍로이드와 ONE 등에서 현대상선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며 "스크러버를 장착한 친환경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2020년 이후 급증하는 선복량을 채우기 위해 대형 화주들에 대한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DHL, 쉥커 등 글로벌 수위권의 포워더 들은 대부분 싱가포르에 아시아 헤드쿼터를 두고 있다. 이들 화주는 수익성은 낮지만 많은 화물을 안정적으로 채울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현대상선은 그동안 부족한 선복량과 네트워크로 대형 화주의 화물 확보가 쉽지 않았다.
◇전략적 거점 동서남아본부…증가하는 물동량 잡아라
동서남아본부는 부산과 중국을 지난 현대상선의 컨테이너선이 유럽으로 향하기 전 거치는 주요 거점들 중 마지막 부분에 해당한다. 따라서 화물 소석률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동아시아에서 부족했던 화물을 최대한 선적해야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2020년 2분기 인도가 예정된 2만3000TEU 초대형선이 동서남아본부의 주요 거점을 지나 유럽항로에 취항한다. 초대형선 투입에 대비한 전략적 판단으로 2018년 4월 운항을 시작해 디얼라이언스 가입이 확정된 이후 지난 8월 운영을 중단했다. 4800TEU의 선박이 투입되던 노선으로 2만3000TEU를 채우기 위해서는 기존의 몇 배에 달하는 화물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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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아본부는 초대형선 인도가 임박한 현대상선에 중요한 전략적 거점으로 꼽힌다. 공장 유입이 집중되고 있는 베트남 등에서 물동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의 전체 물동량 증가율은 △2016년 5.46% △2017년 30.45% △2018년 10.62%를 기록한 가운데 동서남아법인은 이를 웃도는 △2016년 16.62% △2017년 57.51% △2018년 14.1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베트남과 함께 말레이시아법인에서도 물동량 증가가 두드러진다. 말레이시아 웨스트포트의 집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로컬과 환적 물량을 합하면 올해 물동량 30만TEU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3년 간 3배 이상 증가하는 등 눈에 띄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진해운의 영업자산을 회복하고 최근 말레이시아의 웨스트포트 항만과 협력하는 신사업 모델을 발굴하면서 중동의 화물을 대거 끌어온 결과다.
안기범 현대상선 말레이시아법인장은 "과거 한진해운이 운송하던 화물은 대부분 현대상선이 회복한 상황이다"며 "최우선적으로 국내 기업들을 확보하고 현지 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도 동남아시아 영업을 전폭 지원할 계획이다. 배 사장은 오는 11월부터 동서남아본부의 현지 법인들을 방문할 예정이다. 배 사장이 직접 나서 동남아시아 현지 화주들을 만나면서 물량 확보를 위한 영업활동을 전폭 지원한다. 컨테이너부문을 총괄하는 박진기 부사장도 연말 현대상선의 새로운 네트워크 계획이 정리되는 대로 싱가포르에서 화주들에 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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