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본 삼성전자 50년]20년새 매출 150조 증가…기부금 차이는 900억⑬기부 내역 변동 추이, 과거 업황·경제 흐름 투영
김장환 기자공개 2019-11-08 08:25:00
[편집자주]
삼성전자는 이병철 선대 회장의 1968년 전자산업 진출로 탄생한지 이제 '50돌'을 맞이했다. 일본산 전자 부품을 단순 조립해 국내에 팔던 일개 회사에서 독자기술로 세계 시장을 누비는 글로벌 1등 기업으로 성장했다. 엄청난 진보를 이룬 만큼 과거와 현재의 차이를 확연히 보여주는 다양한 데이터 변화들을 갖고 있다. 각종 지표들을 토대로 삼성전자의 지난 50년간 변화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6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1등 기업이다. 자산과 매출, 시가총액 등 어떤 지표를 들여다봐도 한국 기업 중 삼성전자를 앞선 곳은 없다. 한국 사회에 기여하는 바도 그만큼 크다.삼성전자의 기부금도 해마다 꾸준히 증가해 왔다. 삼성의 기부금 총액은 대기업 중 가장 많은 규모다. 지난해의 경우 2500억원을 사회에 환원했다. 기부금 순위 바로 뒤를 이었던 SK그룹과 총액 차이가 500억원 가량 났다. 국내 10대 기업 중에서 해마다 1000억원 넘는 기부금을 지출하고 있는 곳은 삼성전자를 포함 3~4곳에 불과하다. 삼성전자가 한국 사회에 기여하는 공도 그만큼 크다.
가장 오래 전 재무지표를 확인해볼 수 있는 1996년과 비교해봤을 때 기부금 증가폭은 상대적으로 적다. 당시와 2018년 기준 매출 차이는 금액으로 150조원 이상, 배수로는 10배 가깝게 차이가 나지만 기부금 증가 액수는 900억원 가량에 불과했다.
◇2013년 4053억, 역대 최다…2001년엔 298억 'IT버블' 탓
삼성전자는 2018년 2500억원대 기부금을 지출했다. 전년과 비교해보면 약 4억원 가량 줄어든 액수지만 대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를 기부했다. 이 기간 SK그룹은 2042억원, 현대차그룹은 1444억원을 기부했다. 그 뒤를 잇는 기업들은 연간 기부금 규모가 1000억원 미만이다.
삼성전자의 기부금 내역 변동 추이 속에는 과거 경제 상황과 업황 흐름이 잘 담겨 있다. 가장 오래 전 재무지표를 확인해볼 수 있는 1996년부터 2018년까지 22년 동안 기부금 내역을 살펴보면 가장 많은 기부금을 지출한 때는 2013년으로 확인된다. 당시 삼성전자 기부금은 4053억원에 달했다. 기부금이 4000억원 단위를 넘어선 건 이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이 시기 삼성전자에서 눈에 띄었던 업적은 분기 영업익 10조원을 첫 돌파했다는 점이다. 2013년 3분기에 대기록이 수립됐다. 그 공은 스마트폰의 급격한 성장에 있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역사를 새롭게 썼다는 평을 받는 갤럭시S4가 출시됐던 때다. 그 해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1만대를 넘기며 애플 판매량의 2.5배를 넘어섰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32%) 자리를 굳건히 했다.
이 시기에는 내부 우환도 있었다. 이맹희 회장 측과 상속소송이 벌어졌던 때이기 때문이다. 당시 그룹 전면에 서 있던 이건희 회장은 형 이 회장의 소송으로 상당한 부담을 겪었다. 하지만 고비를 잘 넘기고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잘 지켜냈다. 기부금 확대와는 크게 관련 없는 이슈이긴 했지만 삼성전자에게는 상당한 시련으로 기억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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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전과 기부금 차액 900억 불과
기부금이 가장 적었던 해는 2001년이다. 당시 삼성전자가 지출한 기부금은 298억원 가량에 불과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에 휘말려 최악의 시기를 보냈던 1998년보다도 기부금이 적었다. 1998년 삼성전자가 지출한 기부금은 560억원으로 전년 1690억원 대비 3분의 1토막이 났다. 생존의 기로에 서 있어 기부를 한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하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IMF 당시보다 기부금이 적었던 2001년은 손익이나 재무 등 측면에서 특별히 어려움을 겪었던 때는 아니다. 매출액이 32조원으로 전년도 34조원 대비 줄어들기는 했으나 영업이익 23조원을 기록해 전년 보다 3배 넘게 수익이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30조원 넘게 기록했던 시기다.
다만 이 시기 주목할 만한 경제 상황이 있다. 전 세계적인 'IT 버블' 붕괴다. 2000년부터 이듬해까지 전 세계 경제 시장은 IT 버블 붕괴로 크게 흔들렸다. 글로벌 국가 중에서도 가장 큰 영향을 받았던 게 미국과 독일, 그리고 한국이었다.
당시 정부는 벤처기업 육성 장려책을 펼치며 IT 기업 육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었다. 허상이 곧 꺼지면서 한국 기업들도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장단기 금리가 크게 역전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상당한 압박이 생기기 시작됐다. 아울러 경제 위기가 지속해 확산되면서 대기업들도 긴축 재정이 불가피했다. 삼성전자도 기부금을 줄이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기업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재화를 생산해 이익을 내는 것이다. 기부금이 기업의가치를 평가하는 잣대가 될 순 없다. 하지만 사회적 책임이란 면에서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일종의 책임이다.
지난 20여년간 삼성전자가 성장해온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기부금 증가 폭은 아쉬움이 남는다. 삼성전자는 1996년에 1592억원대 기부금을 냈는데 2018년(2500억원)과 차이가 크지는 않다. 삼성전자의 당시와 지금의 외형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1996년 삼성전자 매출은 15조8745억원, 2018년 매출은 170조3819억원이다. 이 시기 영업이익은 1조4469억원에서 43조6995억원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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