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M&A]'정몽규·채형석' 대결 압축, "반드시 인수" 특명유찰 가능성 낮아…실무진에 강한 인수 의지 보여
유수진 기자/ 고설봉 기자공개 2019-11-07 16:28:25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7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어느 '오너 경영자'의 '특명'이 이번 딜의 승패를 가를까.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사실상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의 양자 대결로 압축되면서 정몽규 HDC 회장과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이 실무진에 하달한 '특명'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최종 인수자 선정의 기준이 되는 인수가 산정부터, 경영 정상화 계획까지 양측이 준비한 '입찰 조건'에 오너 경영자의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7일 진행된 아시아나항공 본입찰은 '깜짝 후보' 등장 없이 마무리됐다.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와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이 예정대로 응찰했다. 막판 변수로 여겨졌던 KCGI는 유력한 전략적투자자(SI)를 찾지 못했다. KCGI가 마지막까지 SI와 관련된 모든 사항을 함구해 옴에 따라 대기업집단과 손 잡을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하지만 끝내 SI와의 컨소시엄 구성이 현실화되지 않으며, KCGI의 본입찰 응찰은 형식적 참여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본입찰이 무사히 성사된 만큼 매각이 유찰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본입찰에 뛰어든 후보 중 최종 인수자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이 가운데 확실한 SI가 있는 현대산업개발과 애경그룹의 우위가 점쳐진다. 결국 인수전은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과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의 대결로 좁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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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대결구도가 만들어진 만큼, 어느 컨소시엄에서 매각자 측에 가격과 경영정상화 계획 등 '좋은 조건'을 제시 했느냐가 승패를 결정할 주요 이슈로 부상했다. 구주가와 신주가 등 정량평가와 더불어 인수 뒤 경영 정상화를 이룰 수 있는지 여부를 따지는 정성평가도 중요하다. 그만큼 인수 후보자들도 다각도의 전략을 응축해 입찰에 참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가운데 인수가가 최대 2조원으로 전망될 만큼 규모가 큰 M&A에서 '좋은 조건'은 결국 최고 경영진의 '의지'에서 비롯됐을 수 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이런 차원에서 정몽규 회장과 채형석 총괄부회장이 인수전 초반부터 실무자들에게 주문한 "반드시 인수하라"는 특명이 주목 받는다. 각 진영이 제시한 '조건'의 강도를 결정지은 주요 변수가 오너 경영자의 거듭된 특명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 예비입찰에 참여하기 전부터 정몽규 회장과 채형석 부회장은 실무진과 직접 소통하며 강한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 두 사람은 이번 딜의 참여를 결정하는 단계부터 본입찰까지 직접 진행 상황을 챙기며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실무진에 "반드시 인수하라"는 특명을 수차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실무진에게는 "직을 걸고 인수해 오라"고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명과 함께 인수를 성사시키기 위한 전폭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그룹 내 인력을 차출해 별도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리고, 외부 전문가들을 영입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아시아나항공 뿐만 아니라 항공업 전반에 대한 분석과 전략 개발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실제 아시아나항공 실사 과정에서 외부 전문가들이 각종 회계 이슈를 꼼꼼히 들여다보며 전략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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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기존 주력사업인 건설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사업다각화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신라와 함께 진출한 면세점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도 정 회장이 항공업 진출 결심을 굳힌 배경으로 꼽힌다.
채 부회장 역시 보유 중인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과의 시너지를 고려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했다.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품에 안게 될 경우 대한항공을 갖고 있는 한진그룹을 뛰어넘는 초대형 항공그룹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점도 인수 의지를 불태운 이유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애경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초반부터 '경험'을 내세워 아시아나항공 인수자로 애경이 적합하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본입찰 참여를 예고했다"며 "현대산업개발은 예비입찰을 앞둔 시점에 유력한 인수 후보로 등장했는데, '미래에셋대우가 SI같은 FI다'라는 소문을 금방 잠재울 정도로 컨소시엄 내에서 딜 주도권을 쥐고 본입찰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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