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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서비스 리포트]진화하는 학습지·전집…에듀테크 '각축전''학령인구 감소' 악재 뚫을 돌파구…AI·코딩 교육 주목

양용비 기자공개 2019-11-13 09:16:38

[편집자주]

학령인구 감소라는 악재와 마주한 교육서비스업계가 고군분투하고 있다. 교육서비스업계는 인공지능(AI)과 교육을 결합한 에듀테크가 불황을 이겨낼 '묘수'가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관련 사업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경쟁 심화가 예상되는 에듀테크 분야에 대한 업체별 강점과 함께 사업 구조 변화를 살펴본다. 아울러 에듀테크 확대에 따른 미래도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2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외에 '몰래바이트'라는 별명이 붙었던 시절이 있었다. 국내에서 사교육에 대한 시선이 어땠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단어다. 그만큼 한때 사교육업계는 적폐 아닌 적폐 취급을 받았다. 공교육을 망치는 주범이라는 꼬리표가 붙어다녔다.

이같은 곱지 않은 시선과 반대로 사교육은 한국 특유의 교육열과 함께 끊임없이 성장했다. 오프라인 학원과 함께 빨간펜·구몬·아이템풀·눈높이 ·씽크빅 등 학습지가 각광을 받아 온 것도 이 때문이다. 이를 등에 엎어 교원·대교·웅진씽크빅 등 교육서비스업체들도 성장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부터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출산율 감소로 학생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성장이 정체된 탓이다. 이에 따라 교육서비스업체들은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교육서비스는 이제 종이 학습지 시대에서 AI 교육 시대로 진화하고 있다.

학령인구
<자료=통계청>

◇학령인구 지속 감소…교육서비스업 성장 '걸림돌'

교육서비스업계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학령인구의 감소다. 학령인구가 줄어들면 가장 먼저 변화가 생기는 곳이 교육서비스업계이기 때문이다. 학습지나 전집 등의 주요 수요층도 초등학생~고등학생인 학령인구다.

출산율 감소에 따른 학령인구의 축소는 교육서비스업계의 현재 실적 뿐 아니라 향후 전망까지 어둡게 만드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수 년간 교육서비스업의 성장 전망에 파란불이 켜지지 않은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학령인구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10년 995만명이었던 학령인구는 2015년 900만명 이하인 892만명으로 떨어졌다. 지난 10년간 감소 추세라면 올해 805만명이었던 학령인구는 내년 700만명 대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학령인구 감소는 교육서비스업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주고 있다. 회원 수가 줄면서 교육서비스업계 '빅3'로 꼽히는 교원·대교·웅진씽크빅도 외형 성장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원그룹에서 학습지인 구몬을 전담하는 교원구몬의 경우 실적이 예전만 못하다. 2010년에 교원구몬 단일법인으로만 6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2015년 6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까지 6000억~6300억원대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1000억원에 가까웠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451억원으로 쪼그라 들었다.

학습지인 눈높이를 운영하는 대교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2015년 8132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7631억원으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30억원에서 256억원으로 급감했다. 국내 교육열은 여전하지만 학령인구 감소라는 벽 앞에서 실적이 맥없이 무너진 셈이다.

더불어 학습지 사업의 오프라인 학원과 가격 차이가 뚜렷해야 하는 까닭에 교육서비스업체들이 학습지 가격 인상에 소극적인 것도 실적 악화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에듀테크

◇에듀테크, 교육서비스업계 최대화두

학령인구 감소라는 악재에서 교육서비스업계가 찾은 돌파구는 '에듀테크'다. 교육서비스업계는 교육서비스에 IT기술을 접목해 성장 정체에 직면한 문제를 풀어낼 요량이다. 에듀테크는 교육의 '에듀케이션(Education)'과 기술의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합성어다. 에듀테크는 미국과 유럽을 거쳐 국내에도 바람이 불고 있다.

교육서비스업계는 에듀테크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교육서비스에 접목할 IT기술로 AI와 코딩을 주목하고 있다. 최근 교육서비스업계 '빅3'는 물론 교육 스타트업체들까지 앞다퉈 AI와 교육을 접목한 서비스를 론칭하고 있다. 학생 개개인에 맞는 AI 학습 콘텐츠와 큐레이션을 통해 학습 몰입도를 극대화하는 것이 AI 교육의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교육서비스업계 관계자는 "AI가 선생인 교실에서 수포자(수학포기자)가 비약적으로 줄었다"며 "더불어 학교에서 코딩도 배우는 시대가 도래한 만큼 코딩 교육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네이버에서도 AI와 데이터를 활용한 소프트웨어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할 정도로 에듀테크에 대한 관심은 업계 안팎에서 상당한 수준이다.

교원의 경우 지난 3월 학습인 빨간펜에 AI를 접목한 '레드펜 AI수학'을 출시한 이후 3주 만에 회원 2만명을 확보했다. 웅진씽크빅도 AI러닝인 '웅진스마트올'을 지난달 내놓으면서 에듀테크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대교도 지난달 '써밋 스피드 수학'이라는 AI 교육 콘텐츠로 교원, 웅진씽크빅에 맞불을 놨다.

AI와 함께 교육서비스업계가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코딩이다. 교육업계에선 이미 '국외수사과(국어·외국어·수학·사회·과학)'에 '국영수사과코'가 됐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코딩 교육은 2018년부터 초중고 교과과정에 단계적으로 채택됐다. 지난해에느 중고등학교 교과 과정에 정식 채택됐고, 올해부턴 초등학교 5~6학년 교육에 정식 채택됐다.

다만 코딩 교육 의무화에 따른 전문 교사가 적어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려면 수 년은 더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교육서비스업계가 노리는 부분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코딩 부문 교육서비스를 선점해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1인당 사교육비
<자료=통계청>

교육서비스업계가 에듀테크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는 '프리미엄화'의 영향이 크다. 학령인구는 줄고 있지만 1인당 사교육비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0년 24만원이었던 1인당 사교육비는 지난해 기준 29만1000원 수준까지 올랐다. 24만4000원이었던 2015년 이후부턴 증가 추세가 더욱 가파르다. 사교육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많다는 이야기다.

교육서비스업계로선 에듀테크를 통해 교육 콘텐츠 고급화로 서비스 가격을 올려 회원 수 감소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학습지는 가격을 올릴 수로 학원과 차별을 두기 힘들어 가격 조정이 힘들었다"며 "에듀테크를 통한 프리미엄 상품을 대거 출시할 경우 고비용에 따른 좋은 교육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교육서비스업계가 AI 개발업체들과 접점을 늘리고 있는 것도 에듀테크 확대의 일환이다. 교육서비스업체들은 대부분 IT기술을 모태로한 기업이 아닌 탓에 직접 개발자를 두기 보단 제휴를 통해 에듀테크 콘텐츠를 양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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