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M&A]정몽규 회장 우협 선정후 깜짝 등장…인수의지 피력인수전 참여후 첫 공식석상…이례적 행보에 눈길
이명관 기자/ 최은진 기자공개 2019-11-12 18:45:18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2일 1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12일 갑작스럽게 기자 간담회를 열고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금호산업이 이사회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확정하자마자 간담회 자리가 마련됐다. 아직 우선협상대상자만 선정됐을 뿐 본계약 체결까지 갈길이 멀지만, 정 회장은 승전보를 알리면서 자축의 자리를 열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에도 얼마든지 깨질 가능성이 높은 대형딜(Deal)이 채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오너가 직접 기자간담회를 자처했다는 것이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그만큼 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인수 의지가 컸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이날 오전 금호산업으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시장에서 예상했던 대로 압도적인 자금력을 바탕으로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애경그룹 컨소시엄을 제쳤다.
이날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는 갑작스럽게 열렸다. 간담회 시작 시간인 오후 3시가 채 되기도 전부터 용산역 아이파크몰 현대산업개발 본사로 60여명에 이르는 기자들이 모였다. 이날 간담회엔 정몽규 회장의 가신이라 할 수 있는 김대철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 권순호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유병규 HDC 부사장, 정경구 현대산업개발 경영관리본부장(CFO) 함께 자리했다.
정 회장의 인사말로 시작된 간담회는 밝은 분위기로 진행됐다. 인사말이 끝난 이후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질문은 크게 △추가 부실 여부 △인수 후 운영전략 △딜 구조 △인수 후 시너지 정도 등이었다. 질의에 대한 답변은 모두 정 회장이 도맡았다. 대부분 막힘없이 답변을 이어나가며 이번 딜을 관통하고 있다는 점을 암시하는 듯했다. 다만 핵심인 딜 구조와 관련해선 계약체결 전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대부분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약 30여분간 진행된 이번 간담회에서 정 회장은 다소 긴장한 듯한 모습도 있었지만, 시종일관 밝은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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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정몽규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사활을 건 이유는 항공사라는 보기 드문 매물인데다 그룹내 해묵은 고민거리인 '건설 편중' 문제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HDC그룹을 자산 10조원대 대그룹으로 키워냈음에도 '종합부동산·인프라그룹'에서 그 이상의 도약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그만큼 정 회장은 이번 딜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공식행사를 가진 것 자체도 이에 대한 방증으로 읽힌다. 통상적인 딜 프로세스를 보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는 게 무조건 딜 클로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가격을 두고 이견을 보여 딜이 깨질 수도 있다. 계약서에 사인을 하기 전까지 장담할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정 회장은 그동안 공식자리에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경쟁사였던 애경그룹이 지속적으로 공식 입장을 내놨지만, 정 회장은 노출을 최소화 했다.
이번 기자 간담히를 두고 현대산업개발 내부 관계자는 "정 회장이 공식석상에 나설만한 외향적인 성격이 아니며 발 빠르게 나섰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정 회장은 스스로를 내세우기 싫어하는 성격을 가진 인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이 매스컴을 탔던 것도 대부분이 대한축구협회 회장 직함을 달고서였다.
이제 현대산업개발은 금호산업과 가격 조율만 끝내면 이번 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게 된다. 젊은 시절 자동차에 온 힘을 쏟아낸 '모빌(Mobile) 맨'이었던 정 회장의 '모빌리티 꿈'이 현실화되는 셈이다. 정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HDC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항공산업 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그룹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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