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11월 15일 07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리츠(REITs)의 높은 투자 가치에 대해선 이견이 없어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짙어지는 가운데 5% 안팎의 배당 수익률을 보장하는 상품은 리츠가 거의 유일하기 때문이다.글로벌 투자자들은 싱가포르 리츠에 주목하고 있다. 싱가포르 리츠는 44개가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다. 오피스, 호텔, 산업시설 등 부동산 자산이 다양해 투자 선택의 폭이 넓다. 싱가포르 리츠는 20년 가까이 쌓아온 트랙레코드를 통해 운용 역량도 검증을 받았다.
싱가포르 리츠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떠오르는 아세안(ASEAN) 국가의 자산도 활용한다. 투자자 입장에선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실제로 뱅가드, 블랙록 등 글로벌 운용사가 싱가포르 리츠의 지분을 늘리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싱가포르 사람들도 월급의 상당 부분을 리츠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 리츠 시장은 올해 비로소 태동기를 맞았다. 롯데리츠 기업공개(IPO) 딜이 유의미한 이정표를 세웠다. 롯데리츠를 통해 국내 기관의 리츠 투자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다. 덕분에 4299억원의 공모액을 가뿐하게 소화했다.
그동안 시장에 리츠 매물이 없어 기관은 리츠 투자를 위한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없었다. 실제로 롯데리츠 세일즈에 나섰던 IB는 기관 IR 당시 고민스러웠다고 했다. 한 운용사의 에쿼티 투자팀과 대체투자팀 중 어느 곳에서 롯데리츠 수요예측에 참여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리츠 상품에 대한 성격이 명확히 규정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최종적으로는 에쿼티 투자팀이 롯데리츠 수요예측에 참여했다. 리츠가 에쿼티(Equity) 상품으로서 가치를 인정 받은 점은 고무적이다. 리츠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점이 리츠가 활성화 되지 못한 이유로 지적돼왔기 때문이다.
아직 국내 리츠 시장의 파이가 작아서 해외 기관을 끌어들일 유인이 부족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한국 리츠 시장은 싱가포르처럼 트랙레코드가 필요한 시점이다. 리츠의 태동기를 지나 성숙기로 가려면 국내에 다양한 리츠가 꾸준히 등장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로 남아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