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 5번째 '비오너 회장' 나왔다 권오갑 회장 승진, 최고경영자 위상 재확인…계열사 경영진 유임키로
구태우 기자공개 2019-11-20 08:20:27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9일 16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을 그룹 회장(사진)으로 임명했다. 그룹 회장은 지주사 체제 개편 후 3년 간 공석이었다. 권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을 비롯해 그룹 주요 현안을 안정적으로 진두지휘하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사장단 인사는 실시하지 않았다. 계열사 경영진을 대부분 유임시키면서 안정에 무게를 실었다.
3년 만에 전문경영인 출신을 회장으로 임명하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한 게 눈에 띈다. 권 회장은 김형벽·민계식·이재성·최길선 전 회장에 이어 다섯번 째 전문경영인 출신 회장에 올랐다.
권 회장은 1978년 현대중공업 플랜트영업부로 입사해 41년 동안 근무했다. 현대중공업 서울사무소장과 현대오일뱅크 초대 사장을 지냈고, 2018년부터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았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경영을 맡지 않아 권 회장이 사실상 그룹의 살림살이를 도맡았다. 이번 인사는 권 회장의 그룹 내 위상을 확실하게 못 박았다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등 각종 현안 해결을 위해 더욱 확고한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며 "권 회장이 그룹의 최고경영자로서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회장은 '기획통'으로 그룹의 지배구조 변화를 마련한 장본인이다.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을 비롯해 지주사 전환 등 그룹의 체질이 바뀔 때마다 권 부회장이 직접 지휘했다. 현대중공업이 주식 스왑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합병하는 딜 구조도 권 부회장과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논의한 결과물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6월 현대중공업을 물적분할한 후 권 회장을 한국조선해양의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권 회장은 정 이사장을 측근에서 보좌한 복심으로 통한다. 당시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인사라는 분석이 많았다.
현대중공업그룹의 구조조정과 지주사 체제 전환도 권 회장의 업적 중 하나다. 조선부문은 수주 절벽으로 2016년 재무난을 겪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당시 주채권은행과 3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 계획을 마련했다.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1년 만에 자구계획을 이행하는 성과를 냈다. 권 회장이 이를 진두지휘했다. 같은해 현대중공업은 지주사 전환을 추진해 순환출자 고리(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를 해소했다.
재계는 권 부회장의 회장 승진으로 승계 구도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 회장은 그룹 내에서 3세 승계의 '징검다리' 역할을 맡고 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은 2009년 현대중공업 재무팀에 입사했다. 권 회장이 정 부사장의 최측근에서 경영을 가르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부사장은 2016년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그룹 내에서 위상을 다지고 있다. 이번 인사로 정 부사장의 경영 승계가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몽준 이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떠나있으면서 현대중공업그룹은 사실상 전문경영인이 운영했다"며 "이번 인사로 승계 작업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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