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디스플, 부채 2배 늘리며 계열사 합병한 까닭 인지에이엠티 흡수합병해 부채비율 두배 늘어…LCD 부품 대신 자동차사업으로 전환 시급
윤필호 기자공개 2019-11-25 08:17:14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2일 16: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액정표시장치(LCD) 부품 전문 제조사인 인지디스플레이가 신규 사업으로 자동차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올해 3분기부터 매출이 신규로 발생하면서 규모를 키웠다. 그러나 직전 연도까지 부채비율이 400%를 넘긴 회사를 떠안으면서 연결기준 부채가 직전분기보다 두 배 들어나는 등 재무부담이 커졌다.22일 인지디스플레이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LCD 부품의 국내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신규 수익원을 찾기 위해 최근 비상장 계열사인 인지에이엠티를 흡수합병했다.
인지디스플레이와 인지에이엠티는 합병비율을 1대 5.2285857로 합병을 진행했다. 합병가액은 인지에이엠티가 2008원, 인지에이엠티가 1만499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따라 피합병법인인 인지에이엠티 주식을 해당 비율에 맞춰 인지디스플레이 신주로 발행해 기존 주주들에게 나눠줬다.
인지디스플레이는 지난 9월 11일 신주를 상장하면서 흡수합병을 마무리 짓고 자동차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자동차 사업의 주요 제품은 엔진과 변속기에 들어가는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부품이다.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부품은 기술·자본집약적 품목으로 분류되며 고난이도의 설계 및 제조기술이 필요하다. 원청사인 현대자동차와 협업을 통해 경량 신소재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인지디스플레이의 흡수합병으로 재무상태엔 부담이 생겼다. 인지에이엠티는 매년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지만 지난해 실적이 부진해지며 적자전환했다. 영업손실 4억263만원, 당기순손실 27억7151만원을 기록했다. 거기다 부채총계는 1130억원이었고, 부채비율이 433.9%를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서면 재무가 부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데 부채비율은 그 두배를 넘었다.
인지디스플레이는 흡수합병 전인 2분기 말에 부채가 1196억원이었지만, 3분기 말에는 2598억원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자본총계가 이 같은 증가에 미치지 못하면서 부채비율은 2분기 말 67.5%에서 3분기 말에 133.5%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인지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인지에이엠티 자동차 부품 업계 중에서도 투자가 많은 편이었다"며 "대규모 차입금을 통해 연간 300억~400억원씩 캐파(CAPA) 증설 등에 투자를 진행했기 때문에 이번에 합병으로 부채가 늘었다"고 했다.
인지디스플레이 입장에선 당장의 재무 부담이 생겼지만 LCD 사업대신 자동차 사업으로 전환이 시급했다. 이를 위한 투자로 부채비율이 늘어난 만큼 이를 감내한 상황이다.
3분기 자동차 사업에서 139억원의 매출이 신규로 잡혔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감소하는 모습이다. 인지디스플레이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작년 3분기와 비교해 15.7% 늘었지만, 매출액은 각각 0.29% 증가에 그쳤고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19.1% 감소했다.
인지디스플레이는 해외 매출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국내 매출을 비중이 작아진 것을 대비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매출은 국내보다 해외가 비중이 높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디스플레이 사업부의 국내 매출은 47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2.6%에 불과했다. 반면 해외사업 매출은 3137억원으로 전체의 83.7%를 차지했다. 해외 매출이 높아진 원인은 오랜 기간 추진한 글로벌 경영 정책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부채비율이 400%를 넘기는 부실회사를 떠안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인지디스플레이와 인지에이엠티는 지주사인 인지컨트롤스 그룹에 속한 계열사다. 인지디스플레이 최대주주 인지컨트롤스는 3분기 말 기준으로 지분 25%를 보유 중이고 이어 계열사인 유텍솔루션이 8.39%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9월 26일 또 다른 계열사 싸이맥스가 100억원 규모의 인지디스플레이 주식을 취득해 지분을 11.7%까지 늘렸다. 유텍솔루션은 기존 인지에이엠티 지분 66.67%를 보유하고 있던 모회사였다. 유텍솔루션은 정구용 인지컨트롤스 회장, 정혜승 부회장 등 특수관계자가 100% 지분을 보유한 개인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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