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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드릴십 취소'로 손상차손 2282억 인식 분기 손실 커져…헐값 매각에 재무 부담 확대 불가피

구태우 기자공개 2019-11-26 08:09:26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2일 1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중공업이 유럽 선사의 원유 시추선(드릴십) 계약 취소로 2282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상차손 누계액을 평년보다 더 쌓으면서 재무적 부담도 커졌다. 삼성중공업은 조선 부문이 견고한 수주 실적을 쌓으면서 흑자 전환을 기대했다. 플랜트 부문의 악재로 흑자 전환도 지연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의 3분기 악재는 플랜트 부문에서 발생했다. 스위스 선사인 트랜스오션(Transocean)은 지난 9월 삼성중공업에 드릴십 계약 취소를 통보했다. 해양 시추는 육상 유전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 유가가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해야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트랜스오션은 저유가로 채산성이 떨어져 이번 계약을 취소했다. 양사는 지난 10월 드릴십 계약 해지에 합의했다. 삼성중공업은 트랜스오션으로부터 받은 선수금과 드릴십의 소유권을 갖기로 했다.

삼성중공업은 3분기 2282억원의 손상차손을 반영했다. 자산을 매각해 회수할 수 있는 금액보다 장부금액이 많을 경우 손상차손으로 인식한다. 삼성중공업이 트랜스오션으로부터 수주한 드릴십 2척의 가격은 1조192억원이다. 저유가 기조 덕에 시추선 용선료가 폭락하면서 드릴십 가격은 발주가격을 훨씬 밑도는 상황이다. 삼성중공업은 계약 취소된 드릴십을 매각해도 발주가보다 낮게 받을 것으로 판단해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 취소에 대한 손상차손을 추가적으로 반영할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5월 재고로 보유 중이던 드릴십을 매각했다. 미주 지역 선주가 대금 지급 능력을 상실하면서 계약이 해지돼 재고로 보유 중이던 물량이었다. 가까스로 매각에 성공하면서 현금화했지만, 발주가격보다 40% 낮게 매각했다. 삼성중공업이 향후 드릴십 매각에 성공해도 손상차손을 추가로 인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문제는 앞으로 저유가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매각 성사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2014년부터 시작된 저유가 기조가 이어져 국내 조선사의 해양플랜트 수주 물량은 바닥난 상태다. 이번에 취소된 드릴십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96.6달러를 기록했을 때 2013년 수주한 물량이다.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마지막 드릴십 물량이었다.

현재 국제유가는 배럴당 60달러 안팎에 형성되고 있다. 해양 플랜트의 채산성이 떨어지면서 드릴십 구매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중공업은 드릴십 매각을 서둘러 손상차손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3분기 누적 매출 5조1925억원, 영업손실은 401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조2913억원 늘었다. 누적 순손실은 995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1조원 이상 늘었지만, 손상차손이 반영되면서 순손실 폭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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