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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해외대체투자, 시장 리스크 키운다 [thebell note]

임효정 기자공개 2019-11-28 09:07:05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5일 0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두려움을 동반한다. 기업에 있어 두려움은 리스크이기도 하다.

해외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증권사의 대체투자가 급격히 늘었다. 국내 부동산시장의 성장이 정체된 데다 저금리 기조로 투자처가 현격히 줄어든 영향이 컸다. 새로운 먹거리를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건 당연지사다.

문제는 해외대체투자의 경우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한정돼 있다는 것이다. 해외대체투자의 현황을 공시할 의무도 없어 증권사들도 선뜻 진행상황을 공개하지 않는다. 해외대체투자를 기회로 받아들일지 리스크로 받아들일지 아직 판단하기조차 쉽지 않은 이유다. 올해 들어 해외대체투자 상품에서 손실사례가 하나 둘 불거지며 불확실성 우려는 더욱 높아졌다.

신평사들도 증권사의 신용평가에 아직 해외대체투자 부문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않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반영하지 못 하는 게 맞는 말이다. 대규모 투자 위주로 구성돼 있고 건당 익스포져가 커 위험성을 동반한다는 데 인식은 같이 한다. 하지만 국내 법과 다른 데다 실사에 어려움이 있어 리스크를 파악하기에 아직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양적으로 확대된 건 분명하지만 질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지에 물음표가 달리는 이유다.

우리는 한 때 승승장구했던 건설사들이 겪은 해외사업에 대한 악몽을 경험한 바 있다. 2010년을 전후에 해외사업이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결국 부실이 터졌고, 이는 수년간 건설업종 성장에 발목을 잡았다. 리스크가 도마 위로 올라오기 전까지 건설사 대표도 해외사업의 손실을 인지하지 못할 만큼 잠재된 위험이었다. 불투명한 사업환경이 빗어낸 결과이기도 했다.

학습효과로 인한 결과일까. 해외대체투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곱지 만은 않다. 잘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한 신평사가에서 발표한 해외대체투자와 관련한 리포트가 '2019년 베스트' 타이틀을 거머쥔 것도 이를 방증한다. 해외대체투자에 있어 잠재위험이 존재하고 그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는 게 리포트의 요지다.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자료를 취합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데이터가 시장에 나오진 않았다.

해외대체투자에 대한 도전이 리스크로 부메랑처럼 돌아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의무 공시, 금융당국의 감독 강화 등을 통해 투명한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대비하지 못한 리스크는 항상 예상보다 충격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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