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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결국 신용등급 강등…신차 효과 역부족 신평사, 올 실적 개선은 '일시적 현상' 판단…구조적 수익 악화 주목

이경주 기자공개 2019-11-25 17:51:59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5일 1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자동차산업을 대표하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국내 신용등급이 나란히 하락했다. 지난해 말 부정적 아웃룩(전망)을 부여 받은 지 약 1년 만이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신차효과로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신용평가사는 일시적 현상으로 받아들였다. 자동차산업 전반의 성장둔화와 현대차의 입지축소가 겹친 구조적 문제라는 진단을 이번 액션을 통해 굳혔다.

한국신용평가는 25일 수시평가를 통해 현대자동차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기아자동차 신용등급은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변경했다. 각각 1노치씩 하락했다.

현대·기아차 등급 강등은 업계에서 시간문제로 보던 사안이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3대 신용평가사가 일제히 아웃룩을 AAA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꿔 달았다. 자동차업황 악화와 현대차입지 축소가 단기에 해소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라고 봤기 때문이다. 수년 동안 악화된 실적이 근거였다.

현대차는 2013년 연결기준 매출이 87조원,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에비타)가 10조8669억원으로 에비타마진율이 12.4%였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5년 연속으로 수익성이 내리막이었다. 지난해 매출은 96조8126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조1836억원으로 꺾였다. 에비타마진율은 6.4%로 절반이 됐다.

현대차실적

올해는 팰리세이드와 소나타 등 기존 모델 풀체인지 신차를 출시하면서 실적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 3분기까지 매출(77조9223억원)은 전년 동기에 비해 8.9%, 에비타(5조2833억원)는 11.7% 늘었다.

이에 올 중순까지만해도 연내에는 등급강등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3분기에 발생한 일회성 비용 악재가 신평사 시각을 원점으로 되돌려놨다. 결국 한신평이 가장 먼저 등급강등 테이프를 끊었다.

한신평은 "현대·기아차의수익성은 SUV신차 출시 등에 힘입어 올 2분기까지 회복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과거 대비 크게 저하된 수준에 머물렀다"며 "올 3분기에는 세타II GDI엔진관련 품질비용 인식으로 재차 저하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당사가 제시한 등급전망 ‘안정적' 복귀 가능성 확대요건을 크게 하회하는 상황이 지속됐다"고 덧붙였다.

한신평은 현대차 등급트리거를 새롭게 제시했다. 상향 가능성은 △신차효과와 수익성회복전략으로 차량부문과 북경현대(지분율반영)합산 '조정EBITDA/매출액'이 10% 초과하는 경우와 △총차입금/조정EBITDA 지표가 1배 미만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경우다.

하향 가능성은 △글로벌 수요 부진과 경쟁심화 등으로 차량부문,북경현대(지분율반영) 합산 '조정EBITDA/매출액' 7% 이하 △ 차량부문 '총차입금/조정EBITDA' 지표가 2배 이상으로 지속되는 경우다.

업계에선 이번 신용등급 강등이 현대차 회사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규모도 크지 않을뿐더러 부정적 아웃룩 부여 상태가 1년간 유지되면서 회사채 금리에 악재가 충분히 반영돼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 무보증회사채 잔액은 2016년 10월 발행한 3000억원 규모 316회가 전부다. 만기가 2021년 10월까지인 5년 물이다.

다만 현대차와 사업적으로 밀접한 연관이 있는 계열사들은 신용도가 동반 하락할 가능성이 커 일부 충격이 예상된다. 특히 외부 자금조달이 활발한 금융계열사인 현대캐피탈(AA+, 부정적), 현대카드(AA+, 부정적)가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는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보다는 계열사들의 동반 신용등급 하락에 대한 영향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현대차와 등급격차가 크거나 금융계열사들이 더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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