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알짜 배당곳간 의외로 '제일기획' 대주주 변경 이후 배당성향 60% 상향‥내년 370억 수취 전망
김슬기 기자공개 2019-12-06 08:15:47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5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지분을 보유한 상장계열사 중 의외의 배당곳간은 제일기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절대적인 금액으로 봤을 때 크지는 않지만 삼성전자가 최대주주가 된 이후 배당성향이 60%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삼성SDS에 이어 많은 배당금을 안겨주는 계열사로 탈바꿈했다. 한때 제일기획은 매각설에 시달려왔으나 삼성전자의 우산 안으로 들어가면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5일 삼성전자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제일기획으로부터 수령한 배당금은 223억5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삼성SDS의 배당금인 349억4400만원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금액이었다. 삼성전기는 179억9300만원, 삼성SDI는 134억6300만원이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순손실을 기록, 배당금이 없었다. 배당금 총액은 올 1월부터 9월까지 수취한 금액으로 지난 회계연도에 대한 배당금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가 제일기획으로부터 2017년에 수령한 배당금은 87억1100만원, 2018년 220억6900만원이었다. 3년여간 총 531억원을 수령했다. 관계기업 중 3년치 배당금이 가장 많았던 곳은 삼성SDS로 829억원 가량이었다.
삼성전자의 관계기업은 삼성전기(총발행보통주 기준 지분율 23.7%), 삼성SDS(22.6%), 삼성바이오로직스(31.5%), 삼성SDI(19.6%), 제일기획(25.2%) 등이 있다. 제일기획의 장부가액은 5632억원으로 주요 관계기업에 비해 가치가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높은 배당성향을 보이고 있다. 삼성SDI의 장부금액은 2조2423억원이며 삼성SDS는 1조4663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 1조3097억원, 삼성전기 1조1669억원 등이었다.
배당금이 높아진 것은 대주주인 삼성전자의 의지와도 무관하지 않다. 지난 2017년 배당부터 제일기획은 배당성향을 대폭 상향조정했다. 대주주가 삼성물산에서 삼성전자로 바뀐 시점이기도 하다. 당시 삼성전자는 대대적인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할 시기였고 관계기업인 제일기획 역시 이와 비슷한 기조를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제일기획은 2016년 34.4%였던 배당성향을 2017년 60%로 확대하기로 결정했고 2018년 이후로도 적극적인 주주 친화적인 배당정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다른 관계기업에 비해선 높은 수준이지만 글로벌 광고기업들의 배당 수준에 해당된다 . 삼성전기는 지난해 현금배당성향이 11.5%였고, 삼성SDI는 9.5%, 삼성SDS는 24.58%였다.
제일기획은 2012~2014년까지는 배당을 전혀 실시하지 않았고 2015년과 2016년 주당 300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성향으로 보면 각각 38.21%, 34.4%이었다. 배당금총액은 두 해 모두 303억8400만원이었다. 2017년에는 주당 760원의 배당을 실시, 총 769억7200만원을 배당에 썼다. 2018년에는 주당 770원, 총 779억8500만원을 배당으로 지급했다. 배당성향으로 보면 각각 60.5%, 60.1%였다. 올해 역시 60%대의 배당성향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제일기획의 최대주주는 삼성전자가 아니었다. 2014년말까지 최대주주는 삼성물산으로 12.6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2015년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하면서 옛 제일모직(현 삼성물산)이 보유지분을 그대로 승계받았다. 당시 삼성전자의 지분율은 12.6%였다. 삼성전자는 2013년까지 2.6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2014년 제일기획의 자사주를 취득하면서 지분율이 12.6%까지 올라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제일기획은 매각설에 시달렸다. 삼성그룹 입장에서는 제일기획 매각으로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자유로워지고 사업구조 재편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실제 2016년 세계 3위 광고회사인 프랑스 퍼블리시스(PUBLICIS GROUPE)와 지분 매각 협상을 진행하기도 했으나 무산됐다. 결국 삼성전자는 물산이 보유한 제일기획의 지분 전량을 인수하며 시장의 논란을 잠식시켰다. 삼성전자는 주당 1만8400원에, 총 2675억원을 들여 제일기획을 인수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지분인수로 제일기획 매각이 무산됐다고 판단했다. 이후 제일기획은 사업다각화와 광고 내 디지털 비즈니스 확대 등으로 자생력을 갖추는데 주력했고 2016년말 3조2326억원이었던 영업수익은 2018년말 3조4779억원까지 확대됐다. 같은기간 당기순이익은 883억원에서 1319억원까지 확대됐다. 시장에서는 올해 연간 영업수익 규모를 3조5159억원, 당기순이익 1463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성장세로 보면 삼성전자가 내년에 받게 될 배당금은 250억원 선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배당성향의 대대적인 상향조정으로 배당수익률 3%가 넘는 배당주로 각광받고 있고,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내며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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