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롯데건설, 하자보수 사용액 급증 [건설사 주택부문 경쟁력 점검]전년대비 2배 웃돌아…헬리오시티 등 준공 영향
신민규 기자공개 2019-12-11 08:29:19
[편집자주]
국내주택 부문에서 1군 시공사간 우열을 가리긴 힘든 일이다. 최고 수준의 신인도와 시공능력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외형을 자랑하고 있어서다. 대규모 정비사업의 시공사를 주택부문 경쟁력보다는 '제공 옵션'을 저울질해 판단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몇년새 대형 건설사간에는 주택부문 실적에 균열이 생겼다. 수주 보릿고개를 지나면서 본업 실적에서도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거대한 연결 자회사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건설사의 개별기준 경쟁력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0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헬리오시티 등 대규모 사업장에 대한 HDC현대산업개발의 준공 후 하자보수충당부채 사용액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건설은 주택매출이 늘어난 이후 하자보수 변동폭이 커졌다. 상위 건설사들이 더 많은 매출에도 상대적으로 낮은 하자보수 부담을 짊어진 것과 대조적이다.건설사는 하자보수로 인해 향후 부담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을 충당부채로 설정하고 있다. 사업장이 늘어날수록 충당부채도 함께 늘어나는 식인데 충당부채 사용액을 활용해 하자보수에 들어간 실제 부담을 추정해볼 수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3분기 별도기준 하자보수충당부채 사용액이 791억원으로 지난해 306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송파 헬리오시티를 비롯해 수원 영통 아이파크 캐슬과 같이 대규모 사업장 준공 직후 하자보수 부담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건설도 하자보수 부담이 최근 들어 늘어났다. 3년간 하자보수충당부채 사용액이 100억원 안팎 수준이었지만 올해 3분기에는 2배 가까이 늘어난 180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수년째 주택매출이 심화되면서 하자보수도 덩달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의 경우 지난 3년간 하자보수충당부채 사용액이 꾸준히 늘었다. 지난 2016년만 해도 200억원을 넘지 않았지만 지난해에는 300억원을 상회했다. 올해 3분기에는 200억원대를 기록했다.
주요 대형 건설사 가운데 하자보수충당부채 사용액이 500억원을 넘어선 곳은 HDC현대산업개발(3분기 791억원)과 대우건설(531억원) 정도로 파악된다. 준공 사업장에서 하자보수가 상대적으로 많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는 상위 건설사들이 더 높은 주택 매출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하자보수충당부채 사용액에 변동이 적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사용액이 800억원에 육박한 것은 현대건설이 2017년에 811억원을 기록한 것 외에는 없었다. 현대건설의 경우 올해 3분기 하자보수충당부채 사용액이 178억원 수준으로 대형사 가운데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삼성물산 역시 지난 3년간 하자보수충당부채 사용액이 연간 300억원을 넘지 않았다. 사업장이 커지더라도 하자보수 발생률에는 다소 편차가 있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대형사이지만 주택매출 자체가 상대적으로 열위한 곳은 하자보수 사용액도 적었다. 포스코건설과 한화건설의 경우 하자보수 부담 측면에서 수년째 변동폭이 적었다. 포스코건설은 매출 변동에도 150억~200억원 안팎 수준의 하자보수충당부채 사용액을 유지해왔다. 한화건설은 100억원 수준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주택준공 후 일부 하자발생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중대한 하자가 아니라면 하자보수충당부채 사용액이 증가했다고 해서 부실시공으로 몰아가긴 어렵다. 사후서비스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의미도 되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의 경우 고급 주택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하자보수를 외면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
최근 수분양자들이 집값 하락 우려에도 하자보수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점은 시공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대한 하자로 인해 준공허가가 불허되면 시공사의 책임준공 의무도 마치지 못한 셈이 된다. 하자보수 단계를 넘어 분쟁이나 손해배상으로 이어질 경우 상황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애초에 하자발생률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 됐다.
시장 관계자는 "하자발생률을 줄이거나 일단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보수에 나서는 것이 주택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경쟁력의 한 요소로 볼 수 있다"며 "정비사업 비중이 줄어도 여전히 일부 건설사가 최상위 주택 브랜드를 독식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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