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 상장 유지 파란만장 '45년사' 내년 3월 두산중공업 완전자회사로 편입…경영난에 상장폐지 결정
구태우 기자/ 김경태 기자공개 2019-12-13 08:41:59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2일 18: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이 경영난에 시달리던 두산건설을 상장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두산건설은 모회사 두산중공업의 완전자회사로 편입해 재무구조 개선을 이어간다. 그룹의 '특단의 조치'가 내려지면서 두산건설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지 45년 만에 상장폐지된다.두산중공업은 12일 이사회를 열고 두산건설을 완전자회사로 전환하기로 결의했다. 두산그룹은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완전 자회사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은 보유 주식과 두산건설 주주들의 주식을 교환해 현행 84.19%의 지분율을 100%로 확대한 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두산건설을 자진 상장폐지한다.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의 주식 교환 비율은 0.2248:1이다. 두산건설 주주들은 주식 1주당 두산중공업 주식 0.248주를 받게 된다. 두산중공업의 교환가액은 5365원, 두산건설은 1331원이다. 두산중공업은 소규모 주식교환 절차에 따라 진행돼, 주식매수청구권은 부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주식 이전 및 교환 예정일은 내년 3월 10일이다. 두산건설은 내년 3월 중 상장 폐지될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유동성을 지원했다. 두산건설은 지난 5월 4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두산중공업 등이 참여했다.
이를 통해 재무구조는 소폭 안정화됐다. 지난해 말 552.5%에 달하던 부채비율은 올해 3분기 256.8%까지 낮아졌다. 두산건설의 재무구조는 개선에도 지주사와 모회사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등 위험이 전이됐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조치로 두산건설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대외 신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에는 두산건설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액 주주의 의견을 반영해야 했는데, 주식 전량을 보유하게 되면 신속한 의사 결정이 가능해진다. 두산건설의 경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재무구조 개선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다. 올해 유동성 지원을 통해 재무구조가 소폭 개선된 만큼 고삐를 죄려는 의도도 담겼다.
두산중공업은 "의사 결정 단계를 최소화해 경영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중장기 사업전략을 수립함에 있어 두 회사 간 일관성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두산건설은 약 45년 만에 유가증권시장에서 사라지게 된다. 두산건설의 상장사(史)는 모태로 볼 수 있는 '동산토건' 시절로 거슬러올라간다. 동산토건은 1960년 세워졌다. 당시 OB그룹(현 두산그룹)의 주력사 동양맥주가 자본금 5000만 원을 출자해 최대주주였다.
동산토건은 1974년 최초의 해외공사로 인도네시아 케다웅산업 초자로 축로공사를 착공하는 등 국내외에서 활약했다. 그러다 1975년 11월 두산그룹 계열사 중 세 번째로 주식을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동산토건의 상장에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상장 후 640원부터 거래가 시작됐는데 1개월이 지난 후에는 920원을 넘었다. 당시 자본금 규모에 비해서 이익이 크다는 점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1000원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렇게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줄곧 주목 받는 기업 중 하나였다.
그러다 동산토건은 점차 변화를 겪기 시작했다. 1993년에 두산건설로 상호를 변경했다. 가장 큰 변화는 현대그룹의 계열사였던 고려산업개발을 인수한 것이다. 고려산업개발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경영난에 빠져 법정관리를 받고 있었다. 눈길을 끄는 점은 당시 합병 과정에서 고려산업개발이 두산건설을 흡수합병했다는 점이다.
상호도 두산산업개발로 바꿨다. 그 후 '두산그룹 형제의 난' 등 우여곡절을 겪었고 2006년 레저사업(두산큐벡스)와 레미콘사업(렉스콘)을 떼네기도 했다. 2007년에는 상호를 다시 두산건설로 바꿨다. 글로벌금융위기 후 일부 분양 현장 등에서 부실이 발생하면서 경영 위기가 불거졌다.
모회사인 두산중공업이 매번 대규모 지원에 나섰지만, 밑빠진 독에 물붓기였다. 결국 완전자회사로 만들고 상장을 폐지하는 초강수를 두게 되면서 두산건설은 상장시장에서 약 45년만에 자취를 감추게 될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클라우드 키플레이어 MSP 점검] '신생' 안랩클라우드메이트, 최우선 과제 '포트폴리오 강화'
- [저축은행 예보한도 상향 여파]예보료율 인상 따른 비용 부담 확대 '우려'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후계자 준비 본격화…계열사 CEO 인선 촉각
- [저축은행 예보한도 상향 여파]'머니무브 효과' 수월해진 자금 유치…조달 개선 기대
- 나우어데이즈 신곡 '렛츠기릿', 주요 음원차트 진입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임추위 마음 사로잡은 '성장스토리 시즌2' 프리젠테이션
- 유연성·독립성 갖춘 코웨이 코디, 시공간 제약 없어 'N잡' 가능 눈길
- [SGI서울보증 IPO 돋보기]기한 내에서 최대한 신중히...예보도 팔 걷었다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속전속결' CEO 승계 완료, 대체불가 리더십 입증
- [thebell note]카카오뱅크와 시중은행의 엇갈린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