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12월 20일 07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드팩토가 코스닥시장 입성 첫날(19일)부터 공모가 방어에 실패했다. 전날 올리패스는 상장 3개월만에 전환사채(CB) 발행 계획을 알렸다.신규 상장기업 주가가 증시 데뷔날 공모가를 밑돌고 지분율 희석을 감수하며 CB를 찍는 일은 일반적이지 않다. 메드팩토와 올리패스가 최근 투심이 악화된 바이오 기업인 것을 감안해도 이상한 모습이다.
두 건의 딜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국내 IPO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발견된다. 상장 주관사에는 가격 결정과 물량 배정이라는 역할만 주어질 뿐 이에 대한 '책임과 자율'이 없다는 점이다.
메드팩토의 주관사인 삼성증권은 공모가를 4만원으로 결정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중 4만원 이상의 가격을 써낸 곳은 39%에 불과했다. 삼성증권이 투자자 풀을 좁힌 탓에 기관은 생각보다 많은 물량을 떠안았다. 결국 상장일부터 기관의 처분 물량이 쏟아졌고 메드팩토는 자연스레 주가 하락의 수순을 밟았다.
메드팩토의 IPO 프라이싱과 물량 배정을 담당한 삼성증권에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기관이 수요예측에 가격을 써낸 대로 배정했으니 이론상 문제되지 않는다.
올리패스의 공모가는 2만원으로 희망 밴드 하단보다도 46%나 낮았다. 수요예측 당시 바이오 기업에 대한 보수적 태도는 올리패스 저평가로 이어졌다.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와 키움증권은 자율적으로 투자자를 선별할 수 없어 수요예측 결과를 수용해야 했다. 올리패스는 공모액이 부족했던 탓에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CB로 손을 뻗을 수밖에 없었다.
현행 IPO 제도상 주관사는 수요예측을 통해 발행사와 투자자를 매칭해주는 역할만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수요예측 제도는 기관의 지나친 청약 관행으로 가격 결정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 주관사는 하이일드 등 정책 펀드에 할당량을 배정해야 하기 때문에 기관 옥석가리기도 불가능하다. 수요예측 제도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올해 신규 상장 기업의 절반이 공모가 대비 주가가 하락하진 않았을 것이다.
2020년은 SK바이오팜, CJ헬스케어 등 빅딜로 공모주 시장의 양적 팽창이 예상되고 있다. 올해처럼 상장 기업의 주가가 빠지는 양상이 반복된다면 공모 규모 확대는 증권사와 당국의 실적 불리기에 그칠 공산이 크다. 북 빌딩에 대한 주관사의 자율과 책임 강화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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