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넷마블로 최종 인수…가슴 쓸어내린 한국증권 CB 셀다운 실패로 발동동...딜 중심서 '노심초사'

한희연 기자공개 2019-12-27 19:12:19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7일 19: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넷마블의 코웨이 인수 결정은 매각자인 웅진그룹 뿐 아니라 한국투자증권에도 희소식이다. 웅진그룹이 MBK파트너스로부터 웅진코웨이를 되사올 때부터 이번 딜의 중심에 서 있었던 한국투자증권은 3개월만에 재매각 등 여러 우여곡절을 겪는 과정에서 가장 가슴 졸인 당사자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넷마블 이사회는 웅진코웨이 지분 25.08%를 1조7400억원에 사기로 하는 안을 의결했다. 웅진그룹도 같은 내용을 이사회 안건으로 통과시키면서 양측은 오는 30일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할 예정이다.

올해 있었던 두번의 우인코웨이 딜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한국투자증권을 빼 놓을 수 없다. 연초 MBK파트너스로부터 웅진코웨이를 인수할 당시 보유 현금이 적었던 웅진은 대부분을 외부차입으로 충당할 수 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한국투자증권은 구원투수로 역할을 했다. 추가 지분 인수까지 고려, 2조원을 마련하겠다던 웅진그룹의 계획에서 한국투자증권이 책임지는 부분은 1조6000억원 정도로 거의 대다수라 할 수 있었다.

한국투자증권은 1조1000억원의 인수금융을 일으킨데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하는 5000억원의 웅진코웨이 인수용 프로젝트펀드에 총액인수 확약을 맺었다. 당초 이 펀드로 웅진씽크빅이 발행하는 CB를 인수키로 했었다. 이같은 통큰 결정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던 웅진의 웅진코웨이 인수가 성사됐으나, 딜이 종료된지 3개월 만에 한국투자증권은 또다시 난관에 부딪혔다.

웅진그룹은 웅진에너지의 법정관리 결정에 따라 그룹 전체가 어려움에 처하게 되자 인수 3개월만에 웅진코웨이 재매각을 단행한다. 재매각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을 때부터 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사실상 기존 제공한 차입에 대한 담보권을 실행한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결국 재매각 딜의 주도권은 한국투자증권이 쥐고 있다는 얘기였다.

한국투자증권이 웅진의 웅진코웨이 인수를 도우며 일으킨 인수금융의 경우 모두 셀다운이 됐지만 5000억원의 전환사채(CB) 인수용 프로젝트의 경우 투자자를 모집하지 못하고 모두 떠안게 됐다. 증권사의 영업구조상 5000억원이 묶여 있는 점은 상당히 부담이었다. 다른 딜을 할 운신의 폭이 줄어드는 데다 평판 리스크도 고려해야 하기 떄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재매각 딜에 있어서 매각 자문사 역할을 자처하며 주도적으로 움직였다. 빠르게 투자설명서(IM)을 제작해 원매자들을 물색, 재매각 결정이 이뤄진지 한달만인 7월 말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숏리스트를 추려 실사를 하는 과정에서 인수후보들과 줄다리기를 하며 긴장의 시간을 보낸 한국투자증권은 10월10일 본입찰을 진행했다. 실사 과정에서 원매자들의 열기가 사그러졌다는 분위기를 대변하듯 기존 숏리스트 안 후보는 모두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때 깜짝 후보 넷마블이 본입찰에 응찰하며 한국투자증권은 한숨을 돌리는 듯 했다.

넷마블이 원했던 인수가는 주당 9만9000원이었다. 하지만 웅진그룹이 원한 매각가는 주당 10만3000원 정도였다. 가격 괴리가 있는데다 노조 문제까지 터지며 넷마블 우협 선정 후 두달 여간 양측은 지리한 줄다리기를 지속했다. 뒤늦은 실사로 인해 조금이라도 더 가격을 깎으려는 넷마블과 웅진그룹은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결국 연말을 며칠 앞두고 주당 9만4000원의 가격에 양측 이사회가 합의를 봤고 한국투자증권도 피말리는 웅진코웨이 딜의 종결을 눈앞에 두게 됐다.

웅진그룹의 인수와 매각 과정에서 한국투자증권이 관여하며 취득할 이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인수금융 수수료와 매각자문 수수료, CB 총액인수 확약에 따른 이자 등을 감안하면 일년간 마음을 졸이긴 했으나 한국투자증권이 상당한 수익을 챙길 수 있었다고 분석하는 시장 관계자들이 많다.

하지만 웅진그룹의 재매각 과정에 에너지를 쏟은 탓인지 한국투자증권의 하반기 인수금융 주선 실적은 부진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더벨의 국내 인수금융 리그테이블에서 상반기중 3위를 나타냈다. 지난해 연간 2위에서 다소 내려갔지만 나쁘지 않은 출발이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딜 주선 건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다. 하반기 중 경쟁 증권사들이 조단위 딜을 다수 주선하는 모습이었지만 한국투자증권은 공동주선사 명단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