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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맞은 자동차부품사]'렌탈업' 첫발 뗀 한국타이어, 성장 발판될까타이어 판매업 연장선상, 사후관리에 방점…"TBR 시장 공략 강화"

유수진 기자공개 2020-01-02 11:12:56

[편집자주]

도약하느냐, 아니면 도태되느냐. 국내 자동차부품사들은 변곡점에 서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차에서 전동화·자율주행·커넥티비티로 대표되는 미래차로 이동하고 있다. 부품사들에도 이에 걸맞는 변화와 혁신이 요구된다. 부품사들은 선제적 연구개발(R&D)과 새로운 투자, 사업구조 개편 등을 단행하며 다가올 새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더벨은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자동차부품사들의 현황과 미래차 부품 개발 성과를 집중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31일 0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올 상반기 타이어 렌탈업에 첫발을 내딛었다. 기존 타이어 판매사업에 품질관리 서비스를 더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매출 확대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미래 성장을 위한 경쟁력을 갖추고 국내 시장 점유율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타이어는 올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고무제품 렌탈 임대업’과 ‘방문판매, 통신판매 및 이에 부대되는 서비스업’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통과시켰다. 재수 끝에 신규 사업으로 타이어 렌탈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앞서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3월 주총때도 동일한 안건을 올렸으나 주주들의 반대로 부결됐다. 국내 타이어업체가 렌탈업에 진출한 건 지난 2015년 넥센타이어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타이어의 렌탈업은 업계 안팎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미래 준비를 위한 변화의 시작으로 20년 만에 사명을 변경하며 함께 내놓은 신사업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는 회사를 이끌어 갈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 2010년대 들어 타이어 산업의 성장세가 둔화되며 외형 확대와 수익성 개선 모두에 제동이 걸려서다. 한국타이어는 타이어부문이 전체 매출의 97%(3분기 기준)를 차지할 정도로 사실상 단일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매출은 지난 2014년 6조원대로 내려앉은 이래 단 한번도 7조원선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매년 소폭 늘거나 줄며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그러는 동안 수익성은 점점 악화됐다. 2013년 1조원대였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7000억원으로 5년만에 32% 가량 감소했다.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 모두 수년째 하락세를 이어가더니 두 자릿수에서 한 자릿수로 떨어지며 반등에 대한 기대감 마저 사라졌다. 심지어 40%대를 유지해오던 국내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30%대로 줄었다. 업계 1위로서 체면을 구긴 셈이다.


당초 한국타이어가 렌탈업 진출을 선언했을 때 업계에서는 넥센타이어와 비슷한 사업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넥센타이어의 렌탈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고 있는 추세기 때문이다. 넥센타이어가 렌탈업으로 벌어들이는 매출은 지난 2015년 이래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0.16%에서 2019년 3분기 1.61%로 대폭 확대됐다. 이미 하나의 정규사업으로 어엿하게 자리를 잡은 모습이다.

현재 넥센타이어는 고객에게 타이어를 일정기간 동안 대여해주고 매달 렌탈료를 수수하는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이용 고객은 계약기간동안 부가적으로 타이어 점검과 교체 등 품질관리 서비스를 함께 받을 수 있다. 이같은 렌탈 서비스는 타이어 교체시 한 번에 지불해야 했던 비용 부담을 낮추고 필요한 기간만큼만 이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합리적 소비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추후 렌탈산업이 성장세를 유지할 거란 전망이 많다. 하지만 한국타이어의 구상은 이와 완전히 달랐다.

한국타이어는 렌탈보다는 ‘사후관리’에 방점을 찍은 서비스를 내놓았다. 대상도 일반 개인이 아닌 법인, 그중에서도 트럭·버스용 타이어(TBR)로 한정지었다. 주기적으로 법인 고객을 방문해 타이어의 상태를 관리해주는 게 사업의 골자다. 고객을 지속적으로 챙겨 TBR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게 주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사실상 기존 타이어 판매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서 사후관리를 제공하는 성격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기적인 점검 등으로 고객과의 스킨십을 늘려 타이어 판매 확대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여서다. 단순한 제품 판매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로도 이해할 수 있다. 매달 일정한 금액을 받고 타이어를 빌려 주는 렌탈업과는 차이가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TBR 시장의 특성을 반영해 렌탈서비스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기존 판매 사업의 연장선상에서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한 서비스로 보는 게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을 한 번 더 챙겨주는 서비스 같은 개념으로 시행한지 몇 개월이 지났다고 해서 바로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오거나 하진 않는다”면서 “TBR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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