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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의 '스케일업 펀드'를 응원한다

이광호 기자공개 2020-01-17 08:15:53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6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업계에는 연초부터 희소식이 가득하다. '제2벤처붐' 확산이라는 정부 기조와 함께 '벤처투자촉진법'과 '벤처기업특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각종 규제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벤처투자시장을 이끄는 벤처캐피탈(VC) 역시 이 같은 변화를 반기는 분위기다. 벤처투자 생태계의 중심축이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옮겨가면서 핵심 플레이어로 인정받고 있다. VC 관계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투자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문제는 시리즈C까지만 해당된다는 점이다. 국내 VC들은 주로 시드(Seed)와 시리즈A, B, C 투자라운드에만 이름을 올린다. 시리즈D 이후에는 해외 투자자들이 대규모 투자를 집행해 상당수의 지분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국내 VC는 주인공이 되지 못하고 있다.

VC 업계에서는 여전히 '배달의 민족' 사례가 회자된다. 배달의 민족 운영사 우아한 형제들은 국내 액셀러레이터 본엔젤스로부터 3억원의 시드 투자를 받으며 본격적으로 투자 유치에 나섰다. 이후 시리즈B에는 스톤브릿지벤처스, 시리즈C에는 IMM인베스트먼트가 참여했다.

시리즈D부터는 골드만삭스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지분 20%를 확보했다. 시리즈E에는 중국계 힐하우스캐피탈을 비롯해 세콰이어, 싱가포르 투자청(GIC) 등이 참여했다. 우아한 형제들은 시리즈E 라운드에서 투자를 매듭짓고 독일계 기업 딜리버리히어로에 회사를 넘겼다.

국내 VC의 투자라운드가 초기단계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펀드 규모에 있다. 1000억원 이상 펀드를 운용하는 VC는 극히 드물다. 자발적으로 펀드 규모를 키우기가 쉽지 않아 정책자금인 모태펀드에 의존하는 게 현실이다. 때문에 시리즈C 또는 프리IPO 단계에서 투자금을 회수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열심히 키운 토종 '유니콘'이 해외로 팔려나가는 실정이다. 당국인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한다. 법안 제정과 별개로 이달 말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일단 올해 안에 3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스케일업 펀드'를 조성한 뒤 민간 벤처펀드에 출자한다는 목표다.

국내 VC가 수천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든다면 시드 투자부터 시리즈D 이후까지 지속적인 후속투자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체급이 커지는 만큼 굵직한 베팅이 예상된다. 앞으로 국내 VC가 유니콘 기업들의 마지막 투자라운드를 장식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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