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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소재 골프장 플레이어스, 눈물의 매각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 소유…수익성 악화에 포기

조세훈 기자공개 2020-01-20 10:20:25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7일 11: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27홀 대중제 골프장 플레이어스골프클럽이 매물로 나왔다. 이 골프장은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이 회사 지분 매각 대금을 활용해 설립한 곳이다. 실적 부진이 장기화된 가운에 골프장 가격이 상승하자 매각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선 전 회장은 플레이어스골프클럽의 매각을 타진하고 있다. 자문사 없이 원매자들과 접촉해 가격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플레이어스골프클럽은 선 전 회장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플레이어스골프클럽은 선 전 회장에게 '아픈 손가락'이다. 그는 2012년 10월 말 보유 중이던 하이마트 주식을 롯데쇼핑에 3223억원에 매각했다. 이 중 세금을 제외하면 약 2578억원 가까이가 선 전 회장 수중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회장을 지냈고 골프 열정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진 선 전 회장은 이 돈의 상당수를 27홀 골프장을 짓는 데 사용했다.

초기 플레이어스골프클럽의 소유권은 아들 선현석 씨가 가지고 있었다. 선 전 회장은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선현석 씨가 보유한 ㈜엔바인에 대여해 골프장을 짓게했다. 문제는 2013년 골프장 개장 이후에도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부채 규모가 나날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개장 이후 3년간 32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선 전 회장의 대여금 규모도 1614억원으로 급증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선 전 회장은 2015년 플레이어스골프클럽 지분 100%를 취득했다. 부채 탕감이 포괄적 증여의제로 막혀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다만 2016년 선 전 회장이 지금까지 밀린 이자 비용 430억원을 탕감해 주면서 재무 구조가 개선됐다. 최근에는 골프 인구가 크게 증가하면서 2017년부터 흑자 전환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이 10억원 미만으로 수익성은 여전히 낮다.

선 전 회장이 매각에 나선 것은 최근 주변 골프장의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매각 적기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현재 수도권 지역의 골프장 가격이 홀당 60억~70억원 사이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골프장 시세가 오르면서 주변 지역의 골프장 가격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대우건설은 강원도 춘천시에 있는 18홀 대중제 골프장 파가니카CC를 915억원을 받고 사모펀드(PEF)운용사에 매각했다. 일진산업도 엔지니어링공제조합측에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18홀 대중제 골프장 힐드로사이컨트리클럽를 900억원 가량에 팔았다. 모두 가격차를 좁히지 못해 매각이 지연됐던 골프장이지만, 주변 골프장 가격이 오르면서 딜이 성사됐다.

IB업계 관계자는 "선종구 전 회장이 한 사모펀드운용사와 플레이어스골프클럽을 1600억원에 매각하는 방향으로 논의했지만 최근 가격을 1750억원으로 올리면서 무산됐다"며 "가격을 맞출 수 있는 원매자가 나타나면 거래는 언제든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성 전 회장이 골프장에 투자해 얻은 이익보다 손실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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