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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인천공항 4파전 속 '믿는 구석'은 향수·화장품 DF2 경쟁치열…경쟁사 '아킬레스건'으로 상대적 우위

김선호 기자공개 2020-01-29 09:15:52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3일 11: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면세시장 강호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인천국제공항(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제4기 면세사업권 입찰에서 호텔신라는 유일하게 무리한 입찰가를 제시하지 않겠다며 자신감을 나타내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됐다. 주요 경쟁사 호텔롯데, 신세계디에프,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아킬레스건’이 호텔신라가 상대적으로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는 ‘믿는 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2일 면세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천공항 입찰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구역은 매출이 가장 높은 향수·화장품을 취급하는 DF2”라며 “호텔신라가 해당 구역 입찰 사업계획평가부문에서 호텔롯데, 신세계디에프, 현대백화점면세점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굳이 최고 입찰가를 제시하지 않아도 호텔신라가 DF2를 차지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인천공항의 입찰심사 평가점수는 가격평가(입찰가) 40점, 사업제안평가 60점으로 구성된다. 그 중 사업제안평가를 위해 인천공항은 입찰 참여 사업자에게 경영상태와 운영실적, 신용등급, 직전 12개월 면세사업 매출실적, 최근 5년 간 면세점 운영경험을 제출하도록 했다. 또한 이전과 달리 이번 입찰부터는 2015년 이후 5년 간 계약을 중도해지 한 면세사업자는 남은 잔여 계약기간의 임대 계약금액의 총합을 적어내도록 했다.

자료: 인천공항 RFP/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절차

이와 같은 사업제안평가는 호텔롯데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부터 지속된 사드 여파로 수익성이 급속히 악화된 호텔롯데는 불가피하게 2018년 7월을 끝으로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주류·담배 매장을 제외한 전 매장을 철수했다. 이로 인해 인천공항은 예기치 못하게 후속사업자 선정 입찰을 진행해야만 했다.

면세사업자의 예상치 못한 매장 철수를 경험한 인천공항으로서는 이번 입찰에서 높은 입찰가도 중요하지만 운영의 안정성에도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를 제외할 시 호텔신라와 대적할 수 있는 면세사업자는 업계 3위 신세계디에프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개점을 시작으로 강남점 시내면세점까지 품에 안고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다만 신세계디에프는 이미 제1여객터미널에서 향수·화장품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만약 신세계디에프가 DF2를 차지할 시 향수·화장품 품목 독점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신세계디에프로서는 DF2가 탐나는 면세사업권이기는 하나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낮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경우 적자경영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이번 입찰 경쟁에서 한수 아래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3분기 현대백화점면세점의 매출은 2541억원,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600억원을 기록했다. 적자 폭은 점차 줄고 있으나 흑자경영을 유지하고 있는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경쟁우위를 점하기는 힘든 실정이다.

연결 기준

반면 호텔신라 면세사업부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9.8% 증가한 3조792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5.1% 증가한 1969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호텔신라의 시내면세점을 중심으로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며 “서울 시내면세점이 축소됨에 따라 경쟁완화에 따른 시장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볼 때 호텔롯데, 신세계디에프,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DF2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사업계획평가부문에서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입찰가를 높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반면 호텔신라는 상대적으로 사업제안평가부문에서 우위를 점함에 따라 베팅금을 지나치게 높여 경쟁에 나설 이유가 크지 않은 셈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호텔신라는 아시아 최대 3대 국제공항(인천, 싱가포르, 홍콩)에서 향수·화장품 매장을 운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실상 향수·화장품 품목에서는 세계 최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점포를 지속 운영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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