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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의 진화]두산, '수소·드론' 초점 맞췄다범용성 큰 두 핵심 분야…그룹 내 계열사 시너지 효과 예상

김성진 기자공개 2020-02-03 08:29:19

[편집자주]

자동차와 모빌리티가 전자기기와 스마트폰을 밀어내고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의 주요 전시 아이템이 된 지도 오래다. 4차산업의 주요 물줄기가 '모빌리티'가 될 것이라는데 이제는 이견이 없어 보이는 시대다. 국내 다수의 기업이 참석한 '2020 CES' 역시 '이동 수단, 자율 주행, 공유 경제, 전기 구동' 등 모빌리티 기술이 미래 주요산업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제조·금융·건설·IT 등 전 산업을 가리지 않고 파고들고 있는 모빌리티 혁명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국내 기업들이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31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빌리티 사업의 강점은 '범용성'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정 지역이나 분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쳐 무궁무진한 확장이 가능하다. 벼락처럼 한 순간에 새로운 기준을 세우는 '혁명'보다 변화의 추이가 눈에 보이는 '진화'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리는 이유다. 최근 국내 대기업들이 실제 모빌리티와 큰 관련 없는 듯 보이는 사업에도 '모빌리티' 딱지를 붙여 홍보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두산그룹은 국내 대기업들 중 모빌리티 분야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는 편은 아니다. 투자 규모도 크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두산그룹이 추진하는 수소연료전지드론(이하 수소드론) 사업은 ‘수소’와 ‘드론’이라는 범용성 뛰어난 두 분야를 포괄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무한한 진화로 뻗어나갈 두 핵심 분야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수소'로 연결된 계열사

수소연료는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기존 연료인 가솔린이나 디젤을 대체한다는 점에서 높은 주목을 받고 있다. 아직 수소 대량 확보 기술과 충전소 인프라 시설 구축은 숙제로 남아있지만, 에너지효율이 뛰어나 차량뿐 아니라 발전사업 영역에서도 인기가 많다.

두산그룹의 수소연료전지 첨병 역할은 두산퓨얼셀이 맡고 있다. 두산그룹은 2014년 미국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UTC)의 연료전지 사업부인 클리어에지파워(CEP)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연료전지를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주택용 연료전지업체인 퓨얼셀파워를 인수합병하며 규모를 키웠다. ㈜두산 내 사업부인 퓨얼셀BG로 시작한 두산퓨얼셀은 지난해 물적분할되며 독립경영을 시작했고, 퓨얼셀파워는 ㈜두산에 그대로 남았다.


엄격히 말해 연료전지 사업은 모빌리티와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특히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의 경우 더욱 그렇다. 그러나 그룹 계열사의 수소 모빌리티 사업 진행을 수월하게 한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두산그룹 최전선에서 모빌리티 사업을 이끄는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은 퓨얼셀파워의 도움을 받아 수소드론에 탑재되는 수소연료전지를 생산한다. 화성에 위치한 퓨얼셀파워 공장 내 생산라인을 추가로 설치해 별도의 수소전지를 생산하는 식이다.

물론 모빌리티와 직접 연계된 수소사업도 벌이고 있다. 두산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은 창원시와 손잡고 자동차용 수소생산 사업에 나섰다. 구체적으로는 2022년까지 930억원을 투입해 하루 5톤 규모의 액화수소 생산이 가능한 기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수소액화 기지가 들어설 곳은 창원시에 위치한 두산중공업 내 부지로, 설비가 도입되면 수소차용 수소를 생산해 보급할 예정이다.

총사업비 930억원은 국비 180억원, 지방비 100억원, 민자 650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민자 650억원 중 두산중공업의 구체적인 투자금액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투자규모를 놓고 협상 중에 있다"고 말했다.

◇수소드론 시너지 발휘할까

수소가 미래 모빌리티의 근간을 이룰 주요 에너지 사업이라면, 드론은 모빌리티 그 자체를 대표하는 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 두산그룹의 모빌리티 사업은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이 주도하고 있는데, 수소와 드론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과 관심을 받고 있다.

DMI는 2017년 2월 두산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두산이 100% 출자해 수소드론 제조를 위해 세웠다. 2019년 말부터 실제 양산에 돌입했으며, 특히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20'에 참가해 최고혁신상을 수상하며 가능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두산은 현재까지 DMI에 약 500억원 가량을 투자했으며 향후 추가 투자 가능성도 열려있다.

수소드론의 강점은 장시간 비행기능에 있다.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한 드론은 1회 충전에 2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하다. 기존 리튬이온 전지를 활용한 드론의 비행기간이 1회 충전에 30분 정도로 제한된 점을 감안하면 약 4배 긴 비행이 가능하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의 수소드론. / 사진=(주)두산

이 덕분에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수소드론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DMI가 제조한 드론에 MS의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기능이 들어간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탑재해 공동으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수소연료의 장점과 드론이라는 범용성 높은 제품이 시너지를 발휘한 좋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아직 섣부르지만 DMI가 자체 개발하고 생산하는 수소드론이 계열사의 디지털 신사업에도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개발하는 무인자동화 관제 시스템인 '컨셉트엑스(Concept-X)'는 드론을 통한 지형 측량이 필수적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건설이나 플랜트 사업 영역에도 도입될 여지는 충분하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친환경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는 수소는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 가능하다"며 "연료전지 관련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제고하고 제품 다각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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