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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2위 싸움’ 대형 로펌도 대격돌 예고태평양, KCGI 컨소시엄 대리 vs 광장, 조원태 측 대응 예상

최익환 기자공개 2020-02-03 15:07:03

이 기사는 2020년 01월 31일 19: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법률시장 2위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법무법인 광장과 태평양이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도 자존심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 3자가 법무법인 태평양을 통해 대응에 나선 상황에서, 그동안 고(故) 조양호 회장 상속세 문제 등을 처리하는 등 사실상 한진그룹과 특수관계로 평가받아온 법무법인 광장은 조원태 회장 측을 대리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진칼의 주주총회를 앞둔 조현아·KCGI·반도건설 등 주요주주 3자의 공동입장문을 배포했다. 공동입장문을 통해 이들 주요주주는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상황이 심각한 위기상황이며 그것이 현재의 경영진에 의하여는 개선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 3자는 입장문에서 "전문경영인제도의 도입을 포함한 기존 경영방식의 혁신, 재무구조의 개선 및 경영 효율화를 통해 주주가치의 제고가 필요하다는 점에 함께 공감했다"고 밝혔다.

더벨 취재에 따르면 주요주주 3자는 3월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과 석태수 사장의 해임안을 통과시키고, 이들을 대체할 전문경영인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자문업계는 이번 3자 입장문 발표가 법무법인 태평양을 통해 이뤄진 점에 주목한다. 이번에 입장문을 발표한 3자는 그동안 각자 다른 로펌을 통해 법률대응과 언론대응에 나서왔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법무법인 원을 통해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고, KCGI는 그동안 법무법인 한누리를 통해 보도자료 배포를 진행해왔다.

이들 주주가 기존에 자문이나 언론대응을 제공해온 로펌 이외에 법무법인 태평양을 선임한 데에는 조원태 회장 측에서 자문을 제공할 것이 유력한 법무법인 광장을 다분히 의식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법무법인 태평양 등 다수 국내 대형 로펌들과 접촉을 이어온 것이 사실”이라며 “접촉 대상에 광장이 배제됐던 점을 볼 때 광장과 비슷한 규모와 순위를 가진 대형 로펌들 중에 점찍은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조원태 회장 등 기존 한진그룹의 경영진을 대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법률자문사는 법무법인 광장이다. 법무법인 광장은 고 조중훈 회장의 사위인 이태희 변호사가 설립한 1세대 로펌이다. 사실상 특수관계에 있는 만큼 그동안 광장은 다수의 한진그룹 오너 일가 관련 사건을 대리해온 것이 사실이다.

이명희·조현아 모녀의 밀수 의혹 사건을 맡은 데에 이어, 한진그룹 일가의 상속 문제 역시 법무법인 광장의 손을 거쳤다. 이외에도 다수의 한진그룹 관련 사건은 광장의 자문을 거치는 것이 보통이다. 광장 내부에서도 기업자문그룹을 중심으로 한진그룹에 대한 법률대응을 도맡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광장 기업자문그룹은 그동안 대한항공에 대한 자문업무를 지속하며 그룹 고위층에도 직접 보고를 진행하는 등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며 “그동안 석태수 사장 등이 광장 측과 지속적으로 의논을 해온 만큼 조원태 회장 측을 대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동안 리그테이블과 매출액 등에서 2위 싸움을 치열하게 벌여온 광장과 태평양은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자웅을 겨루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작년 M&A 법률자문 2위를 차지했던 법무법인 광장은 지난해 그 자리를 태평양에 내줬다. 두 로펌은 그동안 매출액 싸움에서도 2위와 3위를 번갈아가며 지켜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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