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롯데칠성, 필리핀펩시 경영권 확대 배경은 파트너십 포함 지분 100% 확보…현지 증시서 상장폐지도 거론

이충희 기자공개 2020-02-04 09:15:53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3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칠성음료(이하 롯데칠성)가 필리핀 펩시 경영권 확보에 나서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롯데지주가 약 10여년 간 이 회사의 최대주주에 올라 있었지만 향후 더 확고한 지배력을 갖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는 롯데칠성의 최근 남아시아 진출 확대의 연장선으로 풀이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은 지난달 필리핀 증권시장에서 필리핀 펩시(PEPSI-COLA PRODUCTS PHILIPPINES, 이하 PCPPI)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PCPPI 지분 27.16%를 취득하는데 주당 1.95페소(45원)씩 총 450억원을 투자했다. 기존 롯데지주 보유분(42.2%)을 더하면 한국 롯데그룹이 약 70%에 달하는 지분율을 확보하게 됐다.

PCPPI는 당초 롯데지주와 피씨디(PCD NOMINEE CORP, 26.5%), 퀘이커 글로벌(QUAKER GLOBAL INVESTMENTS B.V., 25.0%) 등 3개 회사가 대다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 보유분을 모두 합하면 지분율이 94%에 달했다. 공개매수를 전후로 기존 2대주주이자 재무적투자자(FI)인 피씨디는 지분을 모두 털고 엑시트(Exit)한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펩시의 자회사 퀘이커는 롯데칠성과 전략적 파트너로 남는다.

롯데칠성은 이달부터 지분 5.6%를 추가 사들이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퀘이커 지분 25%를 제외하면 모든 주식이 한국 롯데그룹 품안에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기존 소액주주들 보유분까지 모두 사들이게 되면서 향후 상장폐지 등 추가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필리핀 증권거래위원회에서 주식 공개 매수를 더 연장하라는 지시가 있어 최대 5.6% 지분을 더 사기로 한 것"이라며 "상장폐지를 하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PCPPI 지배력 확대는 글로벌 시장 진출 일환으로 평가된다. 롯데칠성은 2010년 PCPPI 지분 약 34%를 확보하며 당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롯데칠성의 보유 지분이 롯데지주로 넘어가 현재에 이르고 있다.

롯데칠성은 최근 10여년 간 동남·서남아시아 지역 매출을 늘리데 주력해 왔다. 현재 파키스탄, 미얀마, 필리핀 등 3개국에 각각 현지 법인 자회사를 두고 있다. 이 시장은 인구가 많고 10~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 음료 시장 성장세가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내 매출 성장세가 예전처럼 크지 않은 만큼 꾸준히 해외에서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PCPPI의 실적이 좋지 않았다는 점은 현지에서 확고한 경영권 확보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PCPPI는 2018년 영업 적자로 전환했다. 당시 필리핀 정부가 설탕 관련 제품에 높은 세금을 매기는 등 영향으로 수익성이 급격히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PCPPI 이사회 총 9명 중 롯데 측 인사는 이영구 롯데칠성 대표를 포함해 4명인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부터는 지분 70% 이상을 확보하는 만큼 이사회 장악을 통해 경영 전략을 적극 수정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재작년 설탕세 이슈와 맞물려 현지 소비도 줄어들면서 실적이 다소 하락했다"면서도 "2019년에는 다시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하는 등 예년 수준을 회복했고 올해도 매출이 순항 중"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