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을 움직이는 사람들]김정호 상무, 실적보다 '과정가치'…정영채호 미래 그린다⑥빅데이터 기반 개인 맞춤형 솔루션, 5년 뒤 IB업계 재편 대비
오찬미 기자공개 2020-03-19 09:53:58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6일 07: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영채 사장이 그리는 NH투자증권의 미래는 “고객의 성장과 함께”라는 슬로건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실적 중심에서 한 발 물러나 고객과 수익을 나누고 니즈에 맞는 상품을 제공하겠다는 '과정 가치'의 아이디어를 올해 초 내놓은 것도 이같은 지향점이 반영됐다.그리고 정 사장 곁에는 누구보다도 그의 생각을 잘 읽어내 사업으로 구현시키고 있는 김정호 상무가 있다. 김 상무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NH증권만의 차별화된 5년 뒤 미래를 그리는 역할을 맡는다.
◇정영채 사장의 아바타 김정호 상무, NH '과정가치' 함께 그린다
김 상무는 지난해 12월 자산관리전략부에서 이름을 바꾼 Advisory솔루션팀의 총괄을 맡았다. NH의 '과정가치'를 구현해 낼 핵심부서로, 데이터 기반 고객 맞춤형 솔루션 만드는 곳이다.
디지털솔루션 본부 50명과 상품 솔루션 본부 75명을 이끈다. 누구보다 정 사장의 생각을 잘 읽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정 사장이 NH증권의 미래를 그리는 중책을 맡겼다는 후문이다. '전략'은 이미 세웠으니 이 전략대로 밀고 나갈 수있는 '변화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던 정 사장 곁에, 뜻을 함께 한 김 상무가 총대를 메고 구현에 나선다. 훌륭한 리더 곁에는 묵묵한 동반자가 있는 법이다.
김 상무는 최근 금융상품에 대한 위험 신호가 잇따라 나타나는 지금이, 고객의 신뢰 확보에 매진할 가장 중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IB업계가 ‘베팅’대신 고객들의 ‘신뢰’를 얻어야 앞으로 생존할 수 있다는 얘기다.
2005년 우리나라에 고객 자산관리 서비스가 처음 등장했다. 15년이 지난 현 시점,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은행에 1000조원 가량의 돈이 몰려 있다. 이같은 상황은 국내 증권산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아직 쌓이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인구 고령화와 경제 저성장세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IB업계가 눈앞의 실적이 아닌 '생존'을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김 상무는 NH증권만의 차별화 포인트가 고객과의 상담에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고객을 대면하는 영업직원들이 실적 채우는 데 급급해 높은 수익률이 나는 상품만을 권한다면 이는 실패한 상담이다. 하지만 당장 실적을 못내더라도 상담을 통해 고객이 가진 여러 특성과 자산의 다양한 배분 성향 등에 대해 충실히 듣고 맞춤형 정보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면 신뢰를 기반으로 한 고객 확보가 가능해진다. 업계에서 '비용'으로 간주했던 개인 맞춤형 관리를 NH증권은 미래 생존의 '필수'라고 정의한다.
그는 한 명의 고객이라도 여러 투자 성향을 가질 수 있고, 상황에 따라 성향도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다각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전자산에 투자하려는 비용과 수익률에 베팅하는 비중을 조절해서 꼭 필요한 상품을 제안하는 게 고객을 위한 일이자, 곧 NH증권의 미래를 위한 일이라는 설명이다. 지속적인 사후관리로 고객 데이터를 업데이트 해나가는 것도 핵심이다. 사후관리가 수반돼야만 급격한 손실도 방어하고 고객의 뜻에 맞춰 자산 운용도 도울 수 있다.
◇고객 중심 서비스 강화…글로벌 ETF운용사 뱅가드그룹과 협업
디지털 서비스 구현과 함께 또 중요한 부분이 상품 전략이다. 자산을 잘 배분하더라도 상품을 잘 선택해야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상무를 중심으로 상품기획부의 기존 프로세스도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는 운용사가 상품을 만들어서 가지고 오면 이를 보고 상품 리스크를 점검하는 프로세스가 기반이 돼 왔다. 하지만 이제는 고객이 원하는 시장을 보고, 그 시장에 없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상품을 찾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 역시 고객 중심의 운영 철학에 맞춘 전략 운용이다.
NH증권은 지난해 7월 이를 위해 뱅가드그룹의 자회사인 뱅가드인베스트먼트와 비즈니스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NH증권은 뱅가드그룹의 글로벌 상품 전략이 섹터별로 잘 짜여진 점에 주목했다. 뱅가드 쪽에서는 고객 가치를 중시하는 NH증권의 경영방침이 마음에 들어 한 배를 탔다는 얘기가 있었다. NH증권은 뱅가드와 글로벌 시장전망, 투자전략, 포트폴리오 모델 및 테크놀로지에 기반한 노하우를 공유하며 상품을 발전시키고 있다. 현재 글로벌 투자 상당부문은 뱅가드 그룹의 상장지수펀드(EFT)를 통해 진행한다.
상품 솔루션 본부가 고객의 지향점을 담은 상품을 준비하고 디지털 솔루션 본부가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발빠르게 정립하는 복합 전략에 NH의 미래가 달려있다. 정 사장은 이 같은 솔루션 마련을 하는 동안 자산관리(WM) 부문이 돈을 못벌어도 책임을 안 묻겠다는 통큰 의지를 내보였다고 한다. 당장 WM의 수익이 안나오면 전체 수익의 5~10% 정도가 줄어들지만 지금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더 큰 손실이 불보듯 뻔하다는 생각에서다.
김 상무는 지난해 8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다. 빅데이터 기반의 머신러닝 솔루션에 크게 12종류의 '고객 페르소나'로 정리한 분석툴을 대입했다. 오는 4월 10일 내부 프로젝트를 론칭해 앞으로 약 3년 간의 시간을 두고 솔루션의 정합성을 높이는 데이터 확보에 나선다.
◆김정호 NH투자증권 상무
<학력>
△1965년 경남 진주 출생
△1984년 서울 경동고 졸업
△1989년 성균관대 경영학과 졸업
<경력>
△1988년 LG투자증권 입사
△2009년 우리투자증권 전략기획부장
△2012년 우리투자증권 상품지원본부장
△2013년 우리투자증권 상품전략본부장
△2015년 NH투자증권 WM전략본부장
△2016년 NH투자증권 전략투자본부장
△2018년 NH투자증권 경영전략본부장
△2019년 NH투자증권 Advisory솔루션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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