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남산스퀘어 10여년 만에 투자금 회수 임박 빌딩 가치 3100억→5000억, 매수자 이지스운용 컨소 밸류 애드 예정
이명관 기자공개 2020-02-06 08:26:21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5일 13: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이 남산스퀘어(옛 극동빌딩)를 매입한 지 10여년 만에 투자금을 회수한다. 매수자인 이지스자산운용·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컨소시엄과 최근 매매 본계약을 체결했다. 조만간 잔금 납입과 소유권 이전 절차까지 밟으면 이번 거래는 마무리된다. 거래금액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5000억원 초반대로 책정되면서 국민연금이 벌어들일 시세차익만 18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국민연금 10년만에 1800억대 차익 실현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KKR 컨소시엄은 지난달 말께 남산스퀘어 매입 본계약을 체결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세 달여 만이다. 거래금액은 3.3㎡당 2200만원 수준에 해당하는 5000억원 초반대 선으로 전해진다. 남산스퀘어는 서울시 중구 충무로3가 60-1번지 일원에 자리하고 있는 오피스 빌딩으로 그 규모는 지하 3층~지상 23층, 연면적 7만5252㎡ 수준이다.
남산스퀘어는 서울 중구 퇴계로 대로변에 자리하고 있어 가시성과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특히 지하철 3, 4호선 더블역세권인 충무로역과 인접해 있다. 임대조건을 살펴보면 3.3㎡ 기준 보증금 92만원, 임대료 110만원(연간 기준), 관리비 50만원 등이다. 공실이 없다고 가정할 때 연간 기대할 수 있는 임대료 수익은 251억원에 이른다. 현재 임대율은 84.86% 수준(연간 임대료 213억원)이다.
이번 거래는 잔금납입과 소유권 이전 절차를 끝으로 종결될 예정이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매도자인 국민연금은 투자 10년여 만에 1800억원대에 이르는 시세차익을 실현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민연금이 남산스퀘어를 인수한 것은 2009년이다. 매입 당시엔 극동빌딩으로 알려져 있었다. 극동빌딩은 40년 역사를 지닌 빌딩으로 극동건설이 1978년 사옥으로 사용하기 위해 건립했다. 그러다 20여년 뒤인 1997년 말 IMF외환위기 탓에 극동건설은 극동빌딩을 처분했다. 외환위기 여파로 극동건설은 재정난을 겪었고, 자금 확보가 필요했던 상황에서 부동산을 매물로 내놨다. 이때 맥쿼리은행이 설립한 '맥쿼리센트럴오피스 기업구조조정(CR)리츠'가 1583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2009년 맥쿼리은행이 투자금 회수를 위해 극동빌딩을 매각했는데, 이때 국민연금이 매수자로 나섰다. 당시 국민연금은 GE자산관리(현 코레이트투자운용)가 만든 리츠인 '지이NPS제1호'를 통해 극동빌딩을 매입했다. 토지와 건물 매매가격은 3100억원으로 부대비용을 합한 취득가액은 3184억원이었다. 3.3㎡ 당 1361만원 꼴이다. 이후 노후된 빌딩의 가치 상승을 위해 2011년 리모델링을 했는데, 이때 극동빌딩에서 남산스퀘어로 이름도 변경했다.
◇SK디앤디와 협업 예정, 가치 상승 도모
이지스자산운용·KRR 컨소시엄은 앞으로 밸류애드(Value-add) 작업을 통해 건물의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해당 작업은 대기업 계열 디벨로퍼인 SK디앤디가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SK디앤디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이변이 없다면 그대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지스자산운용·KRR 컨소시엄이 SK디앤디를 사업 파트너로 삼으려는 것은 이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경쟁력을 보유한 부동산 디벨로퍼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디벨로퍼들이 벌이는 사업 영역은 방대하다. 땅을 매입해 주거시설을 공급하는 가장 기본적인 형태부터, 도시재생, 수익형 부동산 개발 등 다양하다. 이와 함께 최근 주목 받는 개발 사업이 하나 있다. 오피스 빌딩의 리모델링이다. 노후 된 빌딩을 인수한 이후 리모델링을 통해 가치상승을 도모한다. 비슷한 형태로 노후 빌딩의 재건축도 있다. 기존의 용도를 바꿔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기존 빌딩을 허물고 새로 올리는 형태다.
SK디앤디는 이 같은 형태의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는 대표주자다. SK디앤디는 다른 디벨로퍼들이 아파트로 대표되는 주택 개발에 집중할 때 오피스와 호텔, 지식산업센터 등 다양한 개발 사업을 벌였다.
최근 진행 중인 대표적인 프로젝트는 삼일빌딩의 리모델링, 서초 메트로빌딩의 재건축이다. 삼일빌딩의 경우 1970년대 한국의 고도 성장의 상징이었던 건물로 리모델링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가 높다. 메트로빌딩 역시 상업시설에서 고급 임대주거시설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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