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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 리포트]르노삼성·한국GM, '동일본 대지진 교훈'이 만든 차이공급선 다변화, 2011년대초 천재지변 악영향 경험…단기간 공장가동 중단 검토

김경태 기자공개 2020-02-06 08:28:26

[편집자주]

최근 가장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있는 산업군이 자동차산업이다. 내연기관 차량의 글로벌 수요가 둔화하고 있고 친환경차 시대 진입 전 과도기 상황에서 로컬 뿐 아니라 글로벌 수요가 동시에 둔화하며 어려움을 겪는다. 각종 환경 규제 등 다른 변수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카마게돈'이라는 말도 나온다. ‘격변기’라는 단어가 부족할 정도로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서 완성차업체들의 판매량과 실적에도 희비가 엇갈린다. 철강업체 등 유관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적자생존(適者生存)의 기로에 놓인 자동차업계의 현주소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5일 15:4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폐렴)로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공장가동을 중단, 감산 등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있는 가운데, 르노삼성과 한국지엠(GM)은 비교적 타격을 덜 입고 있어 눈길을 끈다. 두 곳 모두 모회사를 통해 국내 부품사 외에도 협력하는 곳들이 있다. 특히 2010년대 초 발생한 동일본대지진 당시의 교훈으로 다변화하려는 노력을 진행한 점이 있었다.

◇르노삼성, 내주 2일 정도 공장가동 중단 유력…한국GM "상황 예의주시"

현대차가 국내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르노삼성의 국내 공장은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고 알려졌다. 다만 다음 주 화요일(11일)부터 국내 공장 가동을 약 2~3일 정도 중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짧으면 하루 정도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내주 중국 등에서 와이어링 하네스(Wiring harness)를 비롯한 부품이 들어올 예정이라 현재로서는 생산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그래도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향후에도 안정적으로 생산을 이어가기 위해 잠시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며 확정된 사항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차와 쌍용차의 경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생긴 뒤 와이어링 하네스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이달 4일부터 공장 가동을 점차 멈추기 시작했다. 이번 주 금요일(7일)이 되면 울산 1~5공장, 아산공장, 전주공장 등 모든 국내 생산기지가 가동을 멈춘다. 기아차는 3일부터 감산에 들어갔다. 쌍용차 역시 이달 4일부터 12일까지 7일간 평택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와 비교해 르노삼성의 경우 약 일주일 정도 더 생산하고, 중단 기간도 짧은 편이라 타격이 덜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GM 역시 르노삼성처럼 타격을 덜 입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부품 공급선 다변화 등은 영업기밀이기 때문에 밝히기 어렵다"며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생산이 가능한 상황이라 공장가동 중단과 관련해 정해진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혼란 경험, 천재지변 등 상황 준비

현대차그룹과 쌍용차의 경우 중국에서 생산하는 국내 부품사에 의존도가 컸다. 문제가 된 와이어링 하네스의 경우 경신, 유라코퍼레이션, 티에이치엔 등 국내 협력사로부터 공급받고 있는데 중국에서 생산에 문제가 생기자 곧바로 영향을 받았다.

르노삼성 역시 중국에서 생산된 부품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최대주주 덕이 있었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를 통해 글로벌 협력업체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을 수 있어 타격을 덜 입었다는 분석이다.

한국GM도 중국에서 활동하는 국내 부품사와 협력하고 있다. 자동차부품업계에 따르면 한국GM과 쌍용차의 와이어링 하네스 협력사로 알려진 레오니와이어링시스템즈코리아의 공급에도 문제가 생겼다. 다만 한국GM은 아시아 등 다른 협력사도 있고 이 외에도 모회사 제너럴모터스(GM)을 통해 글로벌 부품사들과 협업하면서 재고를 더 확보할 여력이 있다고 알려졌다.

모회사 덕 외에도 르노삼성과 한국GM이 가진 경험이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양사는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때 고생을 한 적이 있다. 당시 지진이 발생한 뒤 일본 자동차업계는 타격을 받았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국내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았던 기업으로 꼽히는 곳이 르노삼성이다. 당시 르노삼성은 차종에 따라 15∼18%의 일본산 부품을 쓰고 있어 사정권에 들어갔고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부산공장의 생산량을 감축하는 등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

그 후 르노삼성은 파리와 도쿄의 RNPO(르노-닛산 공동구매 조직), 르노 공급망, 얼라이언스 물류조직 등과 함께 위기대응팀을 구성해 부품수급에 주력했다. 위기를 극복한 뒤 2011년 5월초 르노삼성은 동일본 대지진 후 잠정 장단했던 주야간 잔업과 주말 특근을 재개하기로 발표했다.

출처: 홈페이지

한국GM은 당시 일본 부품 사용이 4% 정도였기 때문에 르노삼성만큼은 아니지만 영향을 받았다. 잔업과 특근 중단을 연장하는 조치를 취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당시 교훈을 얻은 뒤 천재지변을 비롯한 예측하기 어려운 위기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나서게 됐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 당황하지 않고 대처해 비교적 피해를 덜 입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동일본대지진 때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았다. 현대차그룹 역시 아예 악영향이 받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당시 일본 부품 사용 비율이 1%에 불과했고 정상 조업을 계속할 수 있었다.

일본의 대표적인 글로벌 자동차기업 도요타는 2008년말부터 이어진 엔화강세, 2010년 북미시장의 대규모 리콜에 이어 2011년 동일본지진이 일어나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 틈을 타 현대차그룹은 질주했다. 글로벌시장에서 일본 자동차기업들이 차지했던 지위를 흔들었다.

하지만 이번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서는 반대의 경우가 된 셈이다. 현대차로서는 갑작스럽게 협력사를 넓히는 것 역시 어려운 일이지만, 이런 비상사태를 통해 다변화 필요성을 느끼고 관련 작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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