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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M&A]中노선 올스톱, 딜 영향은 제한적'프리미엄' 운수권·슬롯 회수 위기…국토부, 적용 유예 등 규제완화 추진

유수진 기자공개 2020-02-10 07:53:47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7일 11: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의 영향으로 중국노선 운항을 '올스톱'했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정부가 운수권 및 슬롯 회수 유예 등 규제완화 조치를 조만간 내놓는다.

이스타항공은 국적 LCC 중 유일하게 인천-상하이 노선을 운영하는 등 소위 ‘알짜’로 분류되는 운수권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인수를 추진하는 제주항공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부분이다. 정부가 이번 조치를 시행하면 중국노선에 한동안 비행기를 띄우지 않더라도 운수권이 그대로 유지된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현재 중국노선 8개의 운항을 일제히 멈춘 상태다. 인천에서 출발하는 상하이와 옌타이, 정저우는 물론 청주와 제주에서 중국 본토를 오가던 노선도 모두 중단했다. 범위를 중화권으로 넓히면 마카오와 홍콩 등 전체 11개 노선 중 10개 노선을 운휴 조치 했다.


운항을 멈춘 배경으로는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른 현지 주요 관광지역 폐쇄와 국내 여론 악화, 여행 취소로 인한 탑승률 하락 등이 꼽힌다. 중국노선 여객이 급감하며 아예 항공편을 띄우지 않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스타항공은 일단 이달 말~다음달 초까지 해당노선의 운항을 중단한 뒤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단 계획이다. 현재 중국 현지 상황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이 중국노선 운항을 완전히 중단하자 업계 일각에서는 현재 실사가 진행되고 있는 매각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자본잠식에 빠진 이스타항공의 재무상태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지금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이스타항공이 중국노선 운수권을 잃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현행 항공법은 정부가 상대국가와의 항공회담을 통해 확보한 운수권을 대가없이 항공사들에 배분하되 일정 기준 이상 반드시 활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올해 기준치를 채우지 못하면 내년에 운수권을 반납하도록 하는 식이다. 공항에 이착륙을 할 수 있는 권리인 슬롯도 80%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회수된다.

구체적으론 1년 내 운수권의 절반 이상을 20주 이상 써야한다. 국제항공운수권 및 영공통과 이용권 배분 등에 관한 규칙 제17조1항에 따르면 국토부장관은 항공사가 운수권을 배분받은 뒤 1년 내 취항하지 않거나 취항 후 운수권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회수할 수 있다.

하지만 예외조건도 있다. 제17조3항은 천재지변이나 전쟁, 해당공항의 폐쇄, 안전 및 보안문제 등 불가항력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엔 회수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한다. 국토부는 해당 내용 등을 근거로 운수권 회수 유예와 면제 등 항공사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가 전세계적인 이슈인 만큼 중국 운수권 및 슬롯 회수 유예 조치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사드나 메르스 때, 지난해 ‘보이콧 재팬’ 당시 운수권 회수를 유예해줬듯 이번에도 규제완화 조치를 하는 건 기정사실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해당 조치 시행에 대한 검토를 마치고 실행 시점 등을 고려하고 있다는 의미다.

국토부의 이 같은 조치로 이스타항공은 신종 코로나가 장기화 되더라도 중국 운수권에 대한 우려를 덜게 됐다. 앞서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여름 이후까지 계속될 경우 이스타항공이 중국 운수권을 잃게 돼 매물로서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단 관측이 나왔다. 현재 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제주항공이 인수 가격을 깎을 수 있는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단 의미였다.

실제로 중국 운수권은 기업 가치 평가시 ‘프리미엄’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여객 수요 대비 공급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5월 한중 운수권 배분 당시 6개의 노선(주 27회)의 운수권을 따냈다. 특히 모든 항공사들이 눈독을 들이던 황금 노선 ‘인천-상하이’를 단독으로 확보해 부러움을 샀다. 해당 노선은 비즈니스·여행 수요가 탄탄한데다 기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만 들어가던 곳이여서 '항공권 제 값 받기'가 가능한 곳으로 평가된다.

제주항공 역시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한게 된 배경 중 하나로 중국 운수권 및 슬롯 확보를 들기도 했다. 당시 제주항공 관계자는 “운수권이 필요한 중국노선 등 이스타항공만의 특화된 노선을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스타항공의 슬롯을 대거 확보해 인기 노선의 공급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 운수권과 슬롯이 이스타항공의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한편,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31일 일정을 한 차례 더 연장한 뒤 실사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로선 이달 내 실사를 마치고 SPA를 체결하겠단 계획이다. 두 차례의 일정 변경으로 인수 불발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되지만 양 측은 특이사항 없이 실사작업을 진행하고 있단 입장이다.

양사 관계자들은 "당초 실사 일정으로 잡았던 물리적인 시간이 너무 짧았던데다 설연휴 등이 포함되며 기간을 연장하게 된 것"이라며 "이달 중 SPA 체결을 목표로 실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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