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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신설그룹 면면은…내·외부 전무급 전진배치 글로벌·자본시장·데이터 등 '힘 싣기'…지주사 재편 맞물린 인적 구성

김장환 기자공개 2020-02-10 11: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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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이하며 은행들이 조직 구성에 크고 작은 변화를 주는 건 일상적인 레퍼토리다. 변화를 다짐하고 새로운 포부를 밝히며 조직을 재정비하는 일이 해마다 반복된다. 하지만 이를 단순하게만 바라볼 수 없는 이유도 있다. 무엇보다 은행 조직도의 변화는 한 해 경영 전략과 그 방향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 국내 주요 은행들은 2020년을 맞이해 조직도에 과연 어떤 변화를 줬는지, 또 그 의미는 무엇인지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7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은 2020년을 맞이해 실시한 신년 조직재편에서 어떤 은행보다도 신설 조직을 많이 만들었다. 매트릭스 체제 강화와 비이자부문 수익 확대, 디지털 강화 등 다방면에 초점을 두고 그룹 조직을 신설했다. 전년에 비해 그룹 조직을 5개 늘렸고, 본부도 2개 더 만들었다. 명칭을 변경하고 역할과 책임(R&R)을 강화한 부서도 상당수다.

새롭게 만들어진 조직을 보면 KB국민은행이 올 한해 사업 전략 무게추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업무 세분화와 동시에 그룹 계열사 전반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데 초점을 두고 재편을 단행한 양상이다. 아울러 올해 가장 많은 힘을 실을 전망인 신설 조직을 맡은 인사들의 면모도 주목된다.

KB국민은행은 올들어 글로벌사업·자본시장·데이터전략·기관고객·스마트고객 등 그룹 조직을 새롭게 만들었다. 이전까지 '본부'로 존재하며 그룹보다 한 단계 급이 낮은 조직으로 자리잡고 있던 곳들이다. 각 계열사 사장단이 이끄는 KB금융지주 각 사업부문 조직 산하에 은행 임원들을 주축으로 한 '총괄' 자리를 만들면서 이와 맞물려 단행한 조직 개편이다.

우선 글로벌사업그룹은 본부로 자리잡고 있던 당시 글로벌기획부와 글로벌지원부로 양분돼 있었다. 그룹으로 격상되며 조직이 보다 세분화됐고, 인력 충원도 대거 이뤄졌다. 글로벌사업그룹 내에는 글로벌지원본부, 글로벌기획부, 글로벌지원부, 글로벌디지털금융유닛(Unit) 등이 배치됐다. 국외영업점 관리도 이곳에서 직접 한다.

KB금융지주도 글로벌 부문을 강화하는 조직재편을 함께 실현했다. 회장 직속 글로벌전략총괄(CGSO)이 전담해왔던 KB금융지주 글로벌전략 '부'는 올해 재편에서 '부문'으로 한 단계 올라섰다. 인적 구성도 달라졌다. 이창권 전략총괄 부사장에게 글로벌부문장을 겸직하게 했고, 그 밑으로 조남훈 CGSO(전무)를 배치했다. 글로벌 업무 책임자의 급을 한 단계 올린 셈이다.

계열사인 KB국민은행에서 글로벌사업그룹장을 맡은 인물은 최창수 전무다. 본부 시절부터 글로벌 조직을 끌어온 최 전무는 1966년생(만 54세)으로 조선대부속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시립대 경영학 학사,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금융공학 MBA 과정을 수료했다. KB손해보험에서 첫 임원(상무)을 달았고, 이곳에서도 해외사업본부를 이끌었다.


자본시장그룹 역시 본부로 자리잡고 있다가 이번 재편에서 격상됐다. 이 역시 KB금융지주 재편과 맞닿아 있다. KB금융지주는 올 들어 자본시장부문 밑에 자본시장총괄 자리를 신설했다. 부문장은 계열사 사장인 박정림 KB증권 각자 대표, 총괄은 은행 임원인 하정 전무가 올랐다. 하 전무는 은행 자본시장그룹장도 동시에 맡았다.

하 전무는 KB국민은행에서 자금 및 트레이딩부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KB국민은행이 국내 시중은행 사상 최초로 2년 전 해외에서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던게 그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평가된다. 2018년 자본시장본부장으로 올라섰고 지금껏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1967년생(만 53세)으로 호남고, 경북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금융공학 MBA 과정을 수료했다.

데이터전략그룹은 지주사 조직재편과는 다소 동떨어져 은행 내 조직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신설된 조직이다. 지주사 디지털혁신부문 직속 데이터총괄임원(CDO)이 이끄는 데이터전략부와 연계돼 있다. 은행 고객들의 데이트를 기반으로 사업 구상안을 짜야 하는 부서다. 이 역시 올 들어 본부에서 그룹으로 승격된 곳이다.

데이터전략본부를 그룹 조직으로 키운 건 '인공지능(AI)' 부문에 힘을 싣기 위한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 본부였을 당시에는 데이터기획부·분석부로 이원화돼 있던 조직을 그룹으로 올리면서 'AI혁신센터'를 추가했다. IT기업뿐만 아니라 은행에 있어서도 AI와 빅데이터는 사업 역량 강화에 필수적인 부문이다.

데이터전략그룹장은 외부 출신인 윤진수 전무가 맡았다. 삼성전자 출신인 윤 전무는 삼성SDS에서 데이터분석사업 상무를 역임했다. 2013년 삼성전자 조직개편 당시 신설된 조직인 빅데이터센터를 총괄했다. 이후 현대카드 상무를 거쳐 2018년 KB국민은행으로 왔다. KB국민은행 데이터전략그룹장뿐 아니라 KB금융지주 CDO, KB국민카드 데이터전략본부장 겸직이다. 1964년생(만 56세)으로 환일고,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전산학 석·박사 학위를 수료했다.

기관고객그룹은 본부 시절과 달리 부서 업무 영역을 보다 세분화했다. 기존 기관영업관리 1·2부로 존재했던 조직을 그룹으로 재편하며 기관영업관리부·추진부로 변모시켰다. 나라사랑금융부도 함께 자리잡고 있다. 한상경 전무가 지휘봉을 잡았다.

이외 스마트고객그룹은 디지털금융그룹 조직 내에 있던 본부를 떼어내 만든 곳이다. 스마트상담부와 스마트서비스부가 하위 조직으로 자리잡고 있다. 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기능을 강화했다. 허상철 전무가 전담한다.

KB국민은행의 이번 그룹 조직 신설 등 조직 재편은 전반적으로 비이자부문 수익 확대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신설된 본부와 부까지 살펴보면 그 특징이 보다 명확히 드러난다. 기업금융솔루션본부, 인프라금융본부, 구조화금융본부, 글로벌지원본부, 파생상품영업본부 등을 각기 그룹 조직 내에 신설해 배치했다. 수수료 수익 외에 다른 분야 먹거리를 늘리려는 노력의 흔적으로 볼 수 있는 조직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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