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KB증권 '우뚝'…신금투 '약진' [증권사 커버리지 지도]초대형IB, 인수 각축전…한국증권 '주춤', 미래대우 '비상'
피혜림 기자공개 2020-02-17 14:11:28
[편집자주]
국내 대기업은 부채자본시장(DCM)에서 주로 어떤 증권사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을까. 지금까지 개별 증권사에 대한 채권 인수·주관 실적은 리그테이블을 통해 확인됐지만 이슈어와의 실질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파악하긴 어려웠다. 더벨은 주요 대기업의 일반 회사채(SB) 발행에 참여한 증권사의 인수 물량을 조사해 그 순위를 집계했다. 이를 통해 특정 대기업에 대한 국내 증권사의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4일 09: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잠잠했던 롯데그룹 계열사 회사채 물량이 지난해 폭발했다. 2018년 오너 구속 등의 여파로 조달 기류가 정체되는 듯 했지만 이듬해 바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굵직한 우량 기업은 물론 롯데지주와 롯데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롯데리츠) 등의 '뉴 이슈어'도 배출했다.롯데그룹의 화려한 복귀와 함께 초대형 투자은행(IB)의 인수 물량 확보전은 한층 더 치열해졌다. 그동안 롯데그룹은 한국투자증권과 견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하지만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의 부상에 한국투자증권의 독주에 제동이 걸렸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역시 인수 비중을 끌어올려 접전을 예고했다. 반면 과거 롯데의 핵심 파트너로 꼽혔던 미래에셋대우의 실적은 꾸준히 뒷걸음질 치고 있다.
◇롯데그룹, 3조 돌파…KB, 최대 인수사 '도약'
더벨 플러스에 따르면 롯데그룹 계열사는 2019년 3조 335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했다. 일반 회사채(SB) 전체 발행액(61조 7500억원) 중 5% 이상의 물량이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나왔다. 그룹 기준으로 SK(8조 5250억원)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물량이다.
그룹 계열사들이 고루 회사채 발행에 나서 자금유치를 성사시켰다. 호텔롯데와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롯데건설,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등이 최소 한 차례 이상 조달에 나섰다. 롯데쇼핑을 포함한 주요 계열사의 신용도 하락 등의 여파에도 롯데그룹은 무난히 자금 마련에 성공했다.
특히 지주사 전환 후 사모시장만을 찾았던 롯데지주는 성공적으로 데뷔전을 치뤘다. 롯데리츠 역시 IPO 직전 공모채 데뷔에 나서 대흥행을 기록했다.
롯데 계열사의 회사채 물량을 가장 많이 배정받은 곳은 KB증권이었다. KB증권은 4700억원을 인수해 14.0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앞선 2년간(2017년, 2018년) 한국투자증권의 기세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롯데그룹과의 공고한 관계를 회복했다.
◇신금투 맹추격…초대형 IB 접전
KB증권의 뒤를 이어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이 Top5에 이름을 올렸다. 신한금융투자가 4475억원을 인수해 KB증권에 근소한 차이로 뒤졌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롯데쇼핑이 발행한 두 건의 공모채 딜로만 1100억원의 실적을 쌓아올렸다. 이밖에도 롯데로지스틱스와 롯데렌탈, 롯데케미칼, 롯데제과, 롯데지주, 호텔롯데, 롯데건설 등 주요 롯데 계열사 딜 인수 물량을 확보해 영업력을 넓혔다.
견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했던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롯데리츠 기업공개(IPO)를 위한 주관사로 활약하는 등 주식자본시장(ECM) 분야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은 롯데리츠 IPO 전 공모채 조달로 배당 매력을 높이는 전략을 펼쳐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초대형IB 각축전 속에서 미래에셋대우는 미미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미래에셋대우는 2700억원을 인수하는 데 그쳤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이 접전 끝에 근소한 차이를 벌린 점과 대조적이다.
◇증권사 커버리지 지도,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데이터 조사 대상은 SK그룹, LG그룹, 롯데그룹, 발전 공기업, 한화그룹, 포스코그룹, GS그룹, 현대자동차그룹, 4대 금융지주사 등 회사채 발행 상위 9개 대기업 집단입니다. 해당 대기업 집단에 포함된 계열사들이 2019년 1월부터 2019년 12월말까지 발행한 회사채에 대해 증권사별 인수금액을 조사했습니다. 캐피탈·카드채 등 여전채는 유통구조가 상이해 IB 업무를 트레이딩 부서에서 전담하는 경우도 많아 증권사의 커버리지 변별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고려해 제외했습니다. 주관사의 경우 계열 증권사가 배제되고 일부 대형 증권사에만 해당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인수금액만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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