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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 Briefing]롯데쇼핑 컨콜에 등장한 강희태, '위기맞다' 인정격변기 대응 실패, 과감한 점포 정리…"단기간 내 실적개선 어렵다" 토로

최은진 기자공개 2020-02-14 09:16:07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3일 1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단순 실적발표 자리가 아닌 롯데쇼핑이 새롭게 변신한다고 공표하는 자리다"

롯데쇼핑의 2019년 4분기 실적 IR(기업설명회) 컨퍼런스콜에 이례적으로 대표이사인 강희태 부회장(사진)이 등장했다. 점포 구조조정에까지 돌입할 정도로 위기감이 엄습한 상황에서 올들어 주가가 38%나 떨어졌다. 같은기간 코스피 지수가 8% 오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출혈이다.

2년 연속 기록한 적자를 흑자로 돌려야 한다는 부담감에 더해 온라인몰 통합, 체질개선 및 구조조정 등 만만찮은 과제도 산적해 있다. 이를 총괄 책임지고 있는 강 부회장이 직접 시장과 소통에 나섰다는 점은 그만큼 절박한 심경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강 부회장은 롯데쇼핑을 둘러싼 위기를 인정했다. 온라인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격변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도 통감했다. 앞으로 강도 높은 점포 구조조정은 물론 사업부문 간 융합 및 콜라보를 강화하며 위기를 타개하겠다고 밝혔다. '100% 책임지겠다'는 말로 신뢰를 호소하기도 했다.

롯데쇼핑은 2019년 매출액 17조6328억원, 영업이익 427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1%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28.3% 감소했다. 2년연속 적자가 이어지며 8536억원 순손실을 나타냈다. 적자 규모가 전년대비 84% 늘었다.

국내외 소비경기 둔화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와 리스회계 도입에 따른 사용권자산의 손상차손 반영이 타격을 입혔다는 게 롯데쇼핑의 입장이다. 말 그대로 영업환경 및 대외여건은 물론 재무회계기준이라는 부수적인 부분까지도 롯데쇼핑의 실적에 악영향을 주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 시장에서는 롯데쇼핑이 트렌드와 산업 패러다임을 읽지 못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데 따른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여기에 '롯데'라는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이미지까지 부정적으로 흐르며 연타를 입었다.

주가는 2018년 1월 고점을 찍고 1년 넘게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애널리스트나 신용평가사 등 금융투자업계서도 롯데쇼핑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전방위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대응도 제때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롯데쇼핑에 대한 불안감을 요약한 말이다.

시장에 대한 불안한 시각을 롯데쇼핑 역시 잘 알고 있다. 13일 오후 4시 30분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개최한 IR 컨퍼런스콜에 이례적으로 강희태 대표이사 부회장이 등장한 것 또한 이를 의식한 결과다. 롯데쇼핑의 IR에 최고경영자(CEO)가 등장한 것은 전무후무 한 일이다. 시장 소통에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던 기업이었던 만큼 금융투자업계서는 롯데쇼핑의 이례적 행보에 놀랍다는 평가를 내렸다.

강 부회장은 지난해 연말 정기인사에서 마트·백화점·슈퍼·e커머스·롭스 등을 일원화 시켜 통합 CEO가 됐다. 롯데그룹 유통 BU장이기도 한 그를 통합 수장으로 보낸 것에 업계는 유통사업의 구조조정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했다. 통합 부회장이 된 후 첫 공개행보로 기관투자가와의 소통을 택한 것은 그만큼 우려의 시선을 받아들이고 이를 진정시키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강 부회장은 이날 기관투자가들에게 온라인으로 향하는 유통업계 격변기에 능동적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수익성 중심의 성장을 하지 못했다는 부분도 토로했다. 또 단기간 내 실적 개선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인정하며, 기다려 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강 부회장은 IR에서 앞으로의 전략에 대해 상세히 말했다. '강희태' 자신이 확실한 컨트롤 타워가 되면서 통합 CEO 중심의 강력한 조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부문별, 혹은 계열사 별 중구난방으로 전략을 펼치던 것을 일원화 시켜 응집력을 높이겠다는 얘기다.

그가 IR 내내 강조한 '일원화 된 법인', '하나의 법인', '융합 및 통합'이라는 발언은 흩어져 있던 조직역량을 CEO 아래로 모아 파워풀 한 조직을 만들겠다는 얘기로 해석된다. 강 부회장은 '100% 책임지겠다'고도 말하며 신뢰를 호소했다.

우선 롯데쇼핑이 보유한 700여개 점포 가운데 30%인 약 200여개를 3년 내 구조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2017년부터 구조조정이 진행 돼 10개 점포가 구조조정 된 백화점을 비롯해 마트·롭스·수퍼 등 부실점포가 대상이다. 에비타 대비 손익을 기준으로 구조조정 대상을 산정할 방침이다. 구조조정 방식은 단순 세일즈앤 리스백 형태가 아닌 폐점, 매각, 전대 혹은 포맷을 바꾸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온라인 통합몰인 '롯데ON'이 3월 28일 혹은 4월 초에 오픈할 것으로 예정 돼 있는 가운데 이를 중심으로 업종간 콜라보 및 협업 체제를 강화한다고도 밝혔다. 각 사업부문별 보유자산이나 역량을 융합해 새로운 아이템을 만드는 방안을 고안하겠다는 계획도 공표했다. '싱글채널'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 데 따른 결과다.

구조조정을 강화하는 한편 신사업 투자도 눈여겨 볼 예정이다. 인천개발사업이나 동탄 및 의왕 신규 점포 오픈 등을 준비하고 있다.

강 부회장은 IR을 끝마치면서 새로운 롯데쇼핑으로 재탄생 하겠다는 의지를 공표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백화점·마트·롭스·수퍼 등의 자산을 융합하고 효율화 하면, 상호보완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앞으로 그 융합의 결과물을 통해 반전을 꾀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도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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