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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업 리포트]퍼스텍, '드론'사업 거리 두나자회사 유콘시스템 종속회사→관계회사 변경…2018·2019 연속 적자

김성진 기자공개 2020-02-18 09:27:39

[편집자주]

1970년대 자주국방 정책 아래 꾸준히 성장해온 국내 방산업체들이 최근 고비를 맞고 있다. 방위사업 예산은 매년 늘어나지만 덩치 큰 업체간 경쟁이 심화됐고, 뒤늦게 눈 돌린 해외 시장에서는 경쟁력 부족으로 수주에 실패하기 일쑤다. 각양각색의 생존법을 구사하면서도 미래 성장동력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기업 규모와 분야를 막론하고 국내 방산업체들의 현 주소를 다양한 관점에서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7일 0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7년 터진 IMF 외환위기를 버티지 못하고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퍼스텍은 2000년대 초반 후성그룹에 편입된 이후 다시 견조한 실적을 올리기 시작했다. 방산업과 함께 영위하던 프린터 사업을 정리하고 얼굴인식 보안사업을 새로 시작하는 등 소폭의 사업구조 개편이 병행됐다.

이후 퍼스텍은 2010년대 초반 드론 사업에 뛰어들었다. 유콘시스템이라는 드론 개발업체를 인수해 방산 분야는 물론 민수시장까지 노린다는 계획이었다. 유콘시스템은 퍼스텍에 인수된 이후 매해 매출을 늘리며 규모를 키웠다. 그러나 2018년 매출 감소와 함께 영업손익이 적자로 돌아서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같은 해 퍼스텍은 기존 종속회사로 뒀던 유콘시스템을 관계회사로 변경함에 따라, 드론사업과 거리두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1년 유콘시스템 인수, 드론사업 진출

퍼스텍은 2011년 무인항공기 체계업체인 유콘시스템을 인수하며 드론 시장에 진출했다. 지분 80%를 49억6160만원에 사들인 이후 나머지 20%를 확보해 100% 자회사로 뒀다. 당시 국내서 무인항공기를 개발하는 업체는 한국항공우주(KAI), 대한항공, 유콘시스템 등 손에 꼽을 정도였다.

유콘시스템은 2001년 설립된 이후 국방과학연구소로부터 주요 개발 사업을 수주하며 성장해나갔다. 초기에는 자동이착륙용 지상통제 컴퓨터, 모의시험장비 개발 등을 주로 맡았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04년에는 아랍에미레이트 공군에 무인항공기 지상통제시스템을 공급하며 국내 최초로 수출에도 성공했다.

유콘시스템 산업용 드론 리모엠-001. / 사진=유콘시스템 홈페이지

이후 방산업체로서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2005년에는 국방부로부터 방산물자 수출업체로 지정됐고, 2006년에는 초소형무인항공기(MAV)개발 주관업체로 지정됐다. 동시에 아랍에미레이트 공군에 무인항공기 지상통제시스템을 2차, 3차 수출하며 해외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러한 성과는 실적으로 나타났다. 퍼스텍에 인수됐던 첫 해 43억원에 불과했던 매출 규모는 2015년 125억원으로 늘어났고, 2017년에는 230억원까지 증가했다. 그동안 순손익은 단 한 번의 적자 없이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지분구조에도 변화가 생겼다. 당초 퍼스텍이 유콘시스템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었으나, 2014년에 44%로 지분율이 낮아졌다. 동시에 3명의 새로운 주주가 나머지 지분을 나눠가졌다. 김근수 후성그룹 회장이 28%를 사들였으며, 김 회장의 아들인 김용민 부회장이 14%, 트래닛(옛 후성테크)이 14%를 가져가는 구조였다.

◇종속회사→관계회사 신분 변화, 유콘시스템과 거리두기?

유콘시스템은 2017년까지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며 순항했으나 2018년 갑작스런 매출 감소와 함께 2010년대 들어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2.4% 줄어든 18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순손익은 무려 3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2010년대 들어 유콘시스템이 거둔 누적 순이익보다 많은 수준이다. 2019년에도 적자는 이어졌다. 2019년 3분기 말 까지 2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유콘시스템 관계자는 최근 적자에 대해 “회사 경영 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고 기존 개발비를 경상연구비로 처리하며 회계상으로만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바로 퍼스텍의 종속회사였던 유콘시스템이 관계회사로 신분이 바뀌었다는 데 있다. 유콘시스템은 2018년 상반기까지는 퍼스텍의 종속회사였으나 하반기 관계회사로 분류되며 연결 재무제표에서 제외됐다.

지분율 변화에 따른 신분변화는 아니었다. 2019년 3분기 기준으로 퍼스텍은 여전히 유콘시스템 지분 44%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적이 악화된 자회사와의 관계를 멀리 떨어뜨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퍼스텍은 유콘시스템과 마찬가지로 2017년까지 흑자를 유지하다 2018년 대규모 유·무형자산 손상차손 탓에 2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유콘시스템을 종속회사로 둘 경우 유콘시스템의 손실이 100% 퍼스텍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에 더 큰 규모의 손실도 예상할 수 있었다.

유콘시스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 회사의 종속회사가 아닌 동등한 계열회사로 위치가 변화한 것”이라며 “회장님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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