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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지주, 생색만 낸 주주환원 속 오너가 지분율 상승 10억 자사주 소각 후 배당 반토막…제일홀딩스 지배력 강화 전례

정미형 기자공개 2020-02-20 09:19:43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9일 09:0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림지주의 자사주 소각으로 오너일가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주주환원을 빙자한 승계 작업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하림지주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124만2378주를 소각(감자)하기로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자사주 소각 규모는 약 10억원어치다. 이날 하림지주는 보통주 1주당 50원의 현금배당 결정도 함께 밝혔다.

자사주 소각과 배당은 주주환원을 위한 가장 대표적인 정책들로 꼽힌다. 자사주 소각은 보통 호재로 읽히지만 2019년도 배당금을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이면서 자사주 소각에도 불구 오히려 주주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크게 줄었다. 지난해 배당금 총액은 76억원, 올해 배당(38억원)과 자사주 소각(10억원)에 들어가는 자금은 모두 합해도 48억원이다.

이 같은 꼼수에 하림은 '명분'과 '이익'이라는 두 가지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됐다. 자사주 소각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펼쳤다는 명분을 챙김과 동시에 지배력을 소폭 강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사주 소각을 통한 하림의 오너일가 지배력 강화는 이전부터 있어왔다. 2016년 최상위 지주사인 제일홀딩스(현 하림지주)는 상장에 앞서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요 주주 지분율을 크게 높였다. 2014년 말 기준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제일홀딩스 지분율은 7.3%였다. 이듬해인 2015년 제일홀딩스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김 회장은 이 지분을 8.3%까지 끌어올렸다. 2016년 11월에는 제일홀딩스 지분 정리를 목적으로 자사주 400만주를 소각했다. 이에 김 회장의 제일홀딩스 지분율은 41.8%까지 급등하게 됐다.

당시 지분율이 상승한 것은 정 회장뿐만이 아니다. 한국썸벧(현 한국인베스트먼트)과 올품도 제일홀딩스 지분율을 각각 37.1%, 7.5%까지 끌어올렸다. 이에 정 회장의 장남인 준영 씨도 제일홀딩스 지배력을 간접적으로 높일 수 있게 됐다. 준영 씨는 이미 2012년 올품 100%를 김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으며 올품과 한국썸벧의 지배 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한국썸벧은 올품의 100% 자회사다.


당시 업계 안팎에서는 자사주 소각을 경영 승계를 위한 포석으로 활용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번 자사주 소각도 규모 면에서 차이는 있지만 결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특히 하림지주가 지배구조 재정비를 통해 상장사이자 유일한 지주사로 거듭나면서 의결권 강화에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태다.

이외에도 하림은 2012년 장남 준영 씨가 올품을 증여받을 당시 유상 감자로 주식을 소각하고 그 대금으로 받은 100억원으로 증여세를 마련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직권조사를 받기도 했다. 또한, 올품 승계 이후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고자 옛 올품을 사들이고 회사 덩치를 키워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는 정황도 포착됐다.

하림지주 관계자는 지배력 강화를 위한 자사주 소각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자사주 소각은 주주친화 정책 일환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자사주 소각으로 김홍국 회장을 비롯한 주요주주뿐만 아니라 모든 주주의 지분율이 높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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