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주권 행사]카카오, 최대주주 '텐센트'와 8년 이어온 인연 '끝'피아오얀리 물러나면서 2대주주 국민연금 갈등 종식
서하나 기자공개 2020-02-27 08:07:16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6일 10: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텐센트 측을 대표하는 '피아오얀리(켈리스 박, Kelis Piao)' 사외이사가 카카오 이사회에서 물러난다. 2월 개정된 상법에서 사외이사 임기를 6년을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면서다. 이로써 카카오가 3대주주인 텐센트와 8년 가까이 이어온 이사회 인연도 마침표를 찍게 됐다.피아오얀리 이사가 떠나면서 카카오와 텐센트 연결고리는 끊겼지만 그동안 2대주주인 국민연금과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 빚어온 갈등은 매듭짓게 됐다. 또 국민연금 측의 주주권 행사와 더불어 적극적 경영권 개입이 예상된다.
카카오는 텐센트 측 인사가 떠난 사외이사 빈자리를 '재무회계 전문가' 'IT 전문가' 등으로 채운다.
2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는 3월 25일 카카오 제주도 본사에서 제 25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윤석 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이사, 최세정 한국미디어경영학회장, 박새롬 성신여대 융합보안공학과 조교수 등을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자로 선임하는 건을 의결한다.
카카오 이사회도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우선 피아오얀리 사외이사는 이번 3월 열리는 주총을 끝으로 카카오 이사회를 떠난다. 그는 중국 헤이룽장 대학교(Hei Long Jiang University)에서 경제법을 전공한 뒤 중국 텐센트 게임즈(Tencent Games)에서 부사장(Vice President)까지 오른 인물이다. 국내에선 텐센트 코리아 대표 시절 켈리스 박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넷마블 비상임이사로도 재직하고 있다. 2012년 4월부터 장장 8년간을 카카오 이사회에 몸담았다.
피아오얀리 이사의 장기재직 배경에는 카카오의 3대주주인 '막시모(MAXIMO PTE)'가 있었다. 막시모(MAXIMO PTE)는 중국 게임회사 텐센트의 자회사로 카카오 지분 6.72%를 보유한 3대주주기도 하다.
카카오 역시 2014년 4월 피아오얀리 사외이사를 선임하면서 "피아오얀리는 중국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선도회사인 텐센트의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카카오 글로벌 사업 역량 제고에 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글로벌 여성 리더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피아오얀리 이사가 떠나면서 그동안 이어진 카카오와 텐센트 사이 연결고리는 끊어진다. 대신 그동안 최대주주인 텐센트가 이사회에 참여하는 것을 두고 국민연금과 빚어온 갈등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최근 카카오 주식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하는 등 적극적 경영권 참여를 예고하고 있다.
2016년 3월 정기주총부터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본격적으로 행사하기 시작하면서 카카오와 '피아오얀리' 사외이사 선임건 등을 두고 부딪쳐왔다. 국민연금은 내부지침 31조 2항에 따라 중요한 지분거래, 경쟁관계 등에 있는 회사(비영리법인 포함)의 최근 5년 내 상근 임직원이 이사 후보가 될 경우 반대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지분관계가 있는 회사의 관계자가 이사회에 들어가면 독립성이 훼손된다는 취지다.
이번 신규 사외이사 선임에 따라 기존 사외이사 4인 중 재선임을 앞둔 조규진 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3명 사외이사(조민식·최재홍·피아오얀리)는 모두 물러난다. 대신 빈자리를 채운 인물은 회계 및 재무전문가 윤석 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이사, 광고 및 커머스 전문가인 최세정 한국미디어경영학회장, IT전문가 박새롬 성신여대 융합보안공학과 조교수 등이다.
회계 및 재무전문성을 갖춘 윤석 이사의 경우 2014년 3월부터 감사위원장을 맡아온 조민식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장의 후임격이다. 크레딧스위스 및 삼성자산운용 등을 거치며 금융시장에서의 높은 경험과 지식을 보유한 인물로 평가된다. 카카오 측에서도 전반적인 사업에 대한 방향과 재무적인 사항에 대해서 조언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이자 한국광고홍보학회 편집위원장은 광고 및 커머스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카카오 주요 사업부문인 광고, 커머스 등 주요한 사업에서의 경영 조언을 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박새롬 서울대 산업공학과 박사는 성신여대 융합보안공학과 조교수를 역임하며 정보보호, 정보통신, 컴퓨터 공학적 지식과 실무능력을 갖춘 전문 인력이다. 카카오 측은 "산업 전반의 관점을 모두 고려한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조언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로서 카카오는 상법 및 정관에서 규정하는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이사회를 꾸렸다. 상법 제542조의11 제2호에 따라 상장사 감사위원 중 1명 이상은 회계 또는 재무전문가로 둬야한다. 카카오는 전자 산업에 대한 이해와 IT·회계·재무·경제 등 전문 분야에 대한 경력이 풍부한 인물을 사외이사로 선임해야 한다는 내용을 정관에서 규정하고 있다.
3월 열리는 주총에서는 김범수 의장 사내이사 재선임(임기 3년)건을 비롯해 여민수·조수용 사내이사(임기 2년), 조규진 사외이사(임기 1년) 등을 재선임하는 안건도 상정될 예정이다. 이밖에 주요 의결사안으로 1주당 127원을 배당하는 안건과 이사 보수한도를 80억원으로 승인하는 안건, 신규사업 추가 등 정관을 일부 변경하는 안건 등도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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