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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캐시 사이클' 로그인…신용도 위기감 불식 [Earnings & Credit]수익성 쫓는 카카오톡 '톡비즈 성과'…현금흐름·EBIT마진 '껑충', 크레딧 반전

양정우 기자공개 2020-02-24 08:23:49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9일 16: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자 카카오(AA-)의 펀더멘털이 단번에 뒤바뀌었다. 크레딧 리스크로 지적된 영업이익률이 단숨에 치솟았고 무차입 기조로 다진 재무건전성도 한층 더 공고해졌다. 국민 메신저가 '톡보드'로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현금 창출 사이클에 들어섰다는 진단이다.

그간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지,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등 신사업에 공격적 지출을 감행한 탓에 부채상환능력이 서서히 후퇴해 왔다. 투자에 전폭적으로 매달리면서 수익성 지표와 재무 구조가 점차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에 다가섰다. 하지만 카카오톡이 수익 실현 모드로 돌아서자 신용도 위기감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카카오, 수익성 초점 '영업마진 껑충'…카카오톡 광고판, 국민 메신저 저력

카카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보다 27.8% 증가한 3조898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83.2% 급증한 2066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 1764억원을 달성한 후 5년만에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한동안 주춤하던 실적이 대폭 성장한 건 카카오톡이 수익 실현에 힘을 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톡보드(카카오톡 광고)의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톡보드는 베타 테스트 때부터 반응이 뜨거웠다. 4000만명의 이용자가 쉴새없이 '카톡'을 보내는 플랫폼에 광고주는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커머스 파트(선물하기 서비스) 역시 역대 최대 거래액을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수익성을 쫓는 카카오의 행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2018년 1분기 영업 마진이 1.9%에 불과해 우려를 샀지만 지난해 들어 과거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해 4분기엔 9.2%로 껑충 뛰어올랐다. 톡보드와 커머스가 효자 노릇을 하는 가운데 대표적 변동비인 마케팅 비용을 전년보다 19%나 줄였다. 본격적인 수익 창출 궤도에 올라선 셈이다.



한때 카카오의 신용도에 빨간불이 켜졌던 건 영업이익률이 급격히 떨어진 탓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는 카카오의 등급하향 트리거로 '영업이익률 10% 미만'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신용등급을 낮추려면 수익성 지표뿐 아니라 커버리지 지표(순차입금/EBITDA 1배 초과) 등 총체적 진단이 필요하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이 기준치를 워낙 크게 밑돌아 등급 하향 압박이 이어져 왔다. 이제 영업 마진은 큰 폭으로 회복한 데 이어 두 자리 수 대로 진입할 기세다.

카카오는 지난해 4분기 보수적 회계 기준을 적용해 무형자산 손상차손 4233억원을 인식했다.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이유다. 하지만 현금흐름의 가파른 성장세는 일회성 손실에 대한 우려감을 씻어내기에 충분하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R)의 경우 지난해 4분기 1358억원을 기록해 2018년 1분기(418억원)보다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역시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덕분이다.

◇현금 창출력 회복, 재무건전성 강화…투자 니즈 지속, 지출 대응 충분

현금 창출력의 가파른 회복세는 재무건전성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본래 재무구조는 사실상 무차입 기조(순차입금 마이너스)를 유지할 정도로 견고했다. 여기에 쓴 돈보다 번 돈이 더 크게 늘어나니 재무안정성이 한층 개선되고 있다. 2016년엔 공격적 투자 탓에 순차입금이 플러스로 전환했으나 지난해 3분기 말엔 마이너스 1조7000억원 대를 기록했다. 보유 현금성자산만 2조5000억원 대에 육박하고 있다.



재무건전성만 따져보면 카카오는 오히려 등급상향 트리거를 충족하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는 △순차입금 마이너스 전환 △순차입금 절대치 에비타(EBITDA) 2배 이상 등을 동시에 만족할 것을 요구한다. 진즉부터 순차입금이 마이너스였던 건 물론 절대치도 에비타의 4배를 넘어서고 있다.

카카오가 투자를 옥죄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올인한 건 아니다. 연간 자본적지출(CAPEX) 규모도 매년 점진적으로 커지고 있다. 국민 메신저라는 플랫폼을 무기로 사업 영역을 전방위로 넓힌다는 야욕은 여전하다. 다만 수익 창출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거니 영업 현금흐름이 투자 지출 규모를 상회하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잉여현금흐름(FCF)은 3924억원을 기록해 전년(1531억원)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앞으로도 투자 규모는 꾸준하게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증권 등)과 콘텐츠(카카오페이지 등), 모빌리티(카카오모빌리티) 등 주요 영역에 재원 투입이 이어져야 한다. 이들 신사업은 하나둘씩 본궤도에 진입하면서 카카오의 외형 성장을 이끌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다른 신사업을 개척하고자 다시 한번 공격적 지출을 감행할 가능성도 있다. 조 단위 빅딜이었던 NXC(넥슨 지주회사) 인수전에 뛰어든 게 대표적이다. 혁신 기술과 핵심 플랫폼이 시시각각 급변하는 만큼 인터넷서비스 기업은 신규 사업 발굴을 생존 과제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가 실적으로 입증한 저력은 크레딧 리스크를 불식시키기 충분하다. 시동이 켜진 수익 엔진이 향후 투자 지출을 지탱할 전망이다. 톡보드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광고주를 10만곳까지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톡보드 실적이 포함된 톡비즈 부문만 매출 목표가 1조원에 달한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카카오의 영업이익이 4000억원 대, 영업마진이 10% 대를 돌파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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